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쑹화후(松花湖)의 화려함과 소박함


2023-02-27      글|위안수(袁舒)

지린(吉林)의 겨울은 몽환적이지만 사람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것은 이곳의 설경만이 아니다.


2022년 1월 28일, ‘제1회 쑹화후 겨울낚시 축제’가 쑹화후 허타오무후(核桃木湖)구에서 개막했다. 사진/VCG


지린시 외곽에는 40여년 전 건설된 펑만(豐滿) 수력발전소가 있다. 높이 91m, 길이 1000m에 이르는 댐이 쑹화장(松花江)의 허리를 가로지르자 거대한 인공호수 쑹화후가 만들어졌다. 쑹화후 수역은 면적 550㎢, 깊이는 70여 m로, 이는 중국에서 손꼽히는 인공호수일 뿐 아니라 한 폭의 거대한 풍경화를 이루고 있다.


쑹화후는 저장(浙江)성의 첸다오후(千島湖)와 견줄 만하다. 이곳은 사계절의 풍경이 모두 다르다. 봄에는 숲이 푸르러지고 생기가 넘치고, 여름에는 녹음이 우거져 새들이 지저귀고 꽃이 향기롭다. 가을에는 단풍이 산에 가득해 깊은 숲까지 모두 물들이며, 겨울에는 은빛으로 뒤덮이고, 눈꽃들이 나무에서 꽃 피운다.


초봄에 이곳에 오면 봄향기가 아직 그윽하지 않다. 잔잔한 호수와 아직 겨울 옷을 벗지 않은 산자락, 끝자락이 그리 뚜렷하지 않고, 이따금 들새의 구슬픈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하지만 봄날의 쑹화후는 하루하루 다른 모습으로 변해간다. 어디선가 불어온 봄바람에 호숫가의 봄기운이 풀려나고, 눈안개도 초목의 생장을 막지 못하며, 호수 연안 절벽에는 야생화가 앞다투어 피어나고, 새소리마저 가볍고 활기찬 음조로 바뀐다.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며 이곳의 호숫가 음식을 맛보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쑹화후는 수산물이 풍부하다. 육질이 신선하고 맛있는 흰살 생선은 젓가락을 멈출 수 없게 하고, 모샘치로 끓인 어탕은 색이 짙고 향이 진하다. 쑹화후 주변에는 생선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칭링훠위(慶嶺活魚) 먹자골목’이 있다. 칭링(慶嶺)은 지린시가 관할하는 자오허(蛟河)시의 작은 산골마을로 쑹화후, 칭링삼림공원, 훙예구(紅葉谷) 등의 관광지와 인접해 있다. 칭링훠위는 쑹화후 수산물의 대표요리이다. 양어장에서 펄떡이는 황금빛 잉어를 건져내 칼로 재빠르게 손질하고 기름, 소금, 생강, 파 등의 조미료만 사용한다. 이는 평범하지만 딱 하나 ‘바하오(把蒿)’라는 조미료가 눈에 띈다. 현지 산속에서 자라는 야생풀로, 잎 모양이 국화과 식물과 같고 색은 남쪽 지방의 쑥과 비슷하고 냄새도 유사하며 약간 약초 향이 난다. 약한 불로 끓이면 냄비에 가득찼던 국물이 점차 졸아들고, ‘바하오’의 진한 향이 생선 살에 깊이 스며들면 순식간에 식객들의 미각을 사로잡는다.


겨울이 되면 쑹화후 일대는 소문난 스키장으로 탈바꿈한다. 바로 ‘쑹화후 스키장’이다. 매년 수많은 스키 애호가들이 중국 각지에서 이곳으로 모여들고, 알록달록한 스키복과 스키가 하얀 슬로프에서 바람을 타고 엎치락 뒤치락하며, 넘치는 에너지를 가진 영혼들이 이곳에서 스피드와 열정을 맘껏 즐긴다.


쑹화후 스키장은 설질이 두껍고 경도가 적당하며, 총 34개의 양질의 슬로프가 있어 다양한 수준의 스키 애호가들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스키에 갓 입문한 ‘초보’이거나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스키 점프를 즐기는 ‘고수’라 해도 모두 이곳에서 자신에게 맞는 슬로프를 찾을 수 있다. 고급 슬로프와 자연설 슬로프 구역은 이색적인 겨울 경관을 자랑하는 슬로프 구역이다. 스키를 타면서 쑹화후를 내려다보며 무송의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훠량(霍亮)은 베테랑 스노보드 마니아다. 스키 시즌이 되면 베이징(北京)에 위치한 그의 집에서 아끼는 장비를 챙겨 베이징에서 충리(崇禮)로, 다시 충리에서 지린으로 북쪽을 향해 간다. 그는 “시간만 나면 지린으로 보드를 타러 온다. 이곳은 베이징 주변보다 스키장이 훨씬 크고, 슬로프도 많아 정말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지린의 설상 스포츠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베이다후(北大壺) 스키장이다. 이곳의 슬로프는 총 길이가 37km이며, 최대 고도차가 930m로, 중국 내 슬로프에서 낙차가 가장 큰 스키장이며, 훠량이 자주 찾는 곳이기도 하다. 그는 “넘어져 온 몸이 쑤시지만 매번 보드를 타고 나면 집에 돌아가기 아쉽다. 저와 아내는 스키를 타다 만났는데, 아이가 생기면 우리는 아이와 함께 스키를 타러 올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글|위안수(袁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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