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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 완후이로 본 소비자 권리 보호


2022-05-16      

3·15 완후이(晚會)는 중앙텔레비전방송국(CCTV)이 매년 3월 15일 ‘세계 소비자의 날’에 방송하는 특별 프로그램으로 소비자 권리 관련 각종 분쟁을 다룬다.


3월15일만 되면 기업들 좌불안석

매년 3·15 완후이는 기업의 소비자 권리 침해 사건을 대대적으로 폭로하는 놀라운 영상 보도로 잘 알려져 있다. 이들 사건 관련 정보가 일단 보도되면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빠르게 확산돼 기업은 어쩔 수 없이 공개 사과를 하게 된다. 1억명이 넘는 시청자가 이 프로그램을 시청하기 때문에 기업의 대처가 조금만 늦어도 막대한 경영 손실을 입을 수 있다.


예를 들어, 2016년 해당 프로그램은 애플이 중국 이용자와 해외 이용자에게 이중 잣대를 적용하는 AS 문제를 폭로했다. 방송 이후 중국 이용자들은 “이건 중국을 차별하는 것이다!”라고 분노했고 결국 애플의 CEO가 상하이(上海)를 방문해 공개 사과했다.


2021년에는 콜러(Kohler), BMW, 막스마라(Max-Mara) 산하 욕실용품점에 설치한 안면 인식 카메라에 안면 데이터 수집 문제가 존재한다는 것이 폭로됐다. 또한 창안(長安) 포드와 닛산 인피니티의 변속기 고장이 빈번한 문제 등을 폭로했다. 이에 따라 관련 책임자가 대중에게 해명을 해야 했다.


3·15 완후이는 대상 기업을 가차없이 고발한다. 지금까지 나이키, 맥도날드, 폭스바겐, 스타벅스, 니콘, 요시노야 등 많은 외국 기업들이 폭로됐다. 물론 중국 기업도 예외가 아니었다.


프로그램 방송 후 관련 부처도 해당 기업을 직접 조사하거나 규제에 나섰다. 때문에 기업 경영자들은 3월 15일 밤이 오면 “올해 비난의 대상은 어떤 기업이 될 것인가?” 하고 불안하게 기다린다.


경제발전, 소득증가에 따른 새로운 분쟁

중국이 소비자 권리 보호를 위해 제정한 <소비자 권익 보호법(消費者權益保護法)>은 1994년부터 시행됐다. 그때는 사회주의 시장 경제가 갓 걸음마를 뗀 시기라 중국 경제가 성숙하지 않았고 비교적 복잡한 소비자 분쟁도 적었다. 이번 세기 들어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계기로 중국은 고속 성장기에 진입했다. 1차, 2차 산업 외에 여행, 금융, 부동산을 포함한 3차 산업이 발전하면서 서비스 거래에 대한 소비자 분쟁이 크게 증가했다. 동시에 국민소득 향상으로 인한 소비 습관, 소비 의식의 전환도 이 추세를 가속화시켰다.


예를 들어, 2021년 상반기 전국소비자협회에 접수된 신고 건수는 52만1976건이었다. 이 가운데 상품 관련 신고가 24만756건으로 전체의 46.1%를 차지했다. 서비스 관련 신고는 25만8915건으로 전체의 49.6%를 차지해 상품 관련 신고를 약간 상회했다.


2021년 상반기 상품 관련 신고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신고 건수가 많은 1~5위는 식품, 자동차 및 부품, 의류, 통신 제품, 신발 순이었다. 서비스 관련 신고에서 신고 건수 1~5위는 인터넷 정보 제공 및 홈페이지 유상 제작 서비스, 요식 서비스, 인터넷 접속 서비스, 교육 서비스, 미용 및 이발 순이었다. 최근 인터넷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인터넷 쇼핑이 사람들의 생활에서 가장 흔한 소비 방식 중 하나가 되었고 이로 인한 인터넷 쇼핑 계약 분쟁이 증가했다.


3·15에서 일년 내내 ‘365’로

1991년 시작된 3·15 완후이는 가짜 상품과 소비자를 해치는 전형적인 사례를 많이 폭로해 소비자 권리 보호 의식 환기와 소비자 권리 보호에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중앙텔레비전방송국은 법률 집행 기관이 아니어서 소비자 권리 보호에서 언론의 여론 관리감독 기능을 더 많이 했다. 게다가 3·15는 1년에 하루뿐이고 소비자의 권리 보호는 ‘소비자의 날’과 그날 밤 방송되는 3·15 완후이 만으로는 다 보호할 수 없다.


때문에 관련 부처와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효과가 있는 운행 메커니즘을 마련해 3·15 하루를 365일로 전환하여 일년 내내 소비자의 권리를 보호할 방법을 고민했다.


그중 중요한 하나는 관련 법률법규를 보완해 처벌 강도를 높이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과거의 <소비자 사기 행위 처벌 방법(欺詐消費者行為處罰辦法)>은 몇몇 심각한 소비 사기 사안만을 규정해 집행 범위가 협소하여 수가 많고 일반적인 소비자 권리 침해 행위는 조사 및 처리, 처벌 관리감독 범위에 포함되지 않았다. 2015년 3월 15일부터 시행된 <소비자 권익 침해 행위 처벌 방법(侵害消費者權益行為處罰辦法)>은 이런 부족한 점을 개선해 보다 넓은 범위에서 소비자 권리 침해 행위를 관리할 수 있게 됐다.


이 밖에 2009년 6월 1일 시행된 <중화인민공화국 식품안전법(中華人民共和國食品安全法)>은 손해를 입은 소비자가 생산자 또는 판매자에게 손실 배상을 요구할 수 있는 것 외에 지불 금액의 10배의 배상금을 요구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2013년 수정된 <소비자 권익 보호법(消費者權益保護法)>도 개인정보 보호, 인터넷 쇼핑, 공익 제보, 징벌적 배상 등 소비자 권리 보호 관련 분야의 문제를 명확하게 규정했다.


2014년 1월, 최고인민법원이 발표한 <식약품 분쟁 안건 심리 적용 법률의 약간 문제에 관한 규정(關于審理食品藥品糾紛案件適用法律若幹問題的規定)>에서 소비자에게 저울이 적절하게 기울어지도록 했고 심지어 ‘위조품인줄 알고 구매하는 행위’까지 지지해 생산,  판매업체,  소비자 간의 현격한 힘 격차에 균형을 맞췄다.


인터넷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오늘날, 인터넷 기술과 다른 산업을 결합한 ‘인터넷+’와 인공지능기술이 사회와 생활 곳곳에 서서히 파고들었다. 더 복잡하고 난해한 새로운 형태의 분쟁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신시대는 입법과 법 집행이 시대와 함께 발전할 것을 호소한다. 이에 대해 관련 부처는 선불식 소비에 대한 전문적인 법 제정을 모색하고 있다. 예를 들어 ‘소비자 선불금’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거래 습관에 관한 법률을 마련해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는 ‘선불금 소비 기업’에 관한 규제를 강화하는 것이다.


인터넷 분야의 계산법과 응용의 불공정, 라이브 커머스, 커뮤니티 공동구매 등 문제에 대해 개인정보 보호, 반 독점, 반 불공정 경쟁 등 관련 법률과 기준의 제정 및 수정을 통해 신흥 업종과 신기술 응용의 제한과 관리를 강화했다.


동시에 소비자 자신도 권리 보호 의식과 생산, 대리점에 대한 관리 감독 의식을 충분히 가져야 한다. 합법적인 권리가 침해당했을 때 법에 의한 권리 보호에 나서야지 침묵하거나 ‘화를 참아서는’ 안 된다. 이렇게 해야 소비자 권리를 잘 보호하는 사회를 조성할 수 있다.


글|바오룽전(鮑榮), 베이징(北京)시 국제법률사무소의 공동창업자이자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중국정법대학교 국제환경법연구소 연구원, 중국정법대학교 법률석사학원 객원교수, 중국법학회 변호사법연구회 이사, 중일민상(民商)법연구회 부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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