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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이 이끄는 ‘신시대’의 중국 경제


2018-05-23      글|천치칭(陳啟清), 중앙당교 경제학부 교수

최근 유인우주선, 심해유인잠수정, 중대형 여객기 국가 전략 수요에 따라 배치된 주요 과학기술 사업 성과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2017 6 1, 마리아나 해구 작업구역에 중국의 유인잠수정 ‘자오룽(蛟龍)호’가 과학탐사선 ‘샹훙양(向陽紅) 09’를 떠나 서서히 속으로 진입하고 있다. 자오룽호는 중국이 자체 설계·연구·제작한 유인잠수정으로 현재 세계에서 가장 깊은 곳까지 잠수할 있는 작업형 유인잠수정이다. 사진/XINHUA


중국의 올해 정부업무보고에는 ‘혁신’이라는 단어가 여러 차례 강조됐다. 보고서는 지난 5 혁신 드라이브 성장이 이룩한 성과를 돌아보고, 중국공산당 18 전국대표대회(18 당대회) 이후 경제사회 발전의 핵심요인 하나로 혁신이 이끄는 성장을 지목했다. 아울러 ‘혁신형 국가 건설’을 2018 주요 업무과제로 제시하며, 세계에 불어 닥친 새로운 기술혁명과 산업변화에 맞춰 혁신 드라이브 성장 전략을 심화하고 경제의 창조성과 경쟁력을 강화할 것을 강조했다.


사회에 불어닥친 창조적 혁신 바람

혁신은 성장을 이끄는 최대 동력이다. 중국은 18차 당대회 이후 혁신 성장 패러다임에 기초한 혁신 드라이브 성장 전략을 구사해 왔다. 혁신형 국가 건설과 혁신 발전의 성과는 다음의 세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첫째, 혁신의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최근 유인우주선, 심해유인잠수정, 중대형 여객기 등 국가 전략 수요에 따라 배치된 주요 과학기술 사업 성과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고속철도망, 전자상거래, 모바일결제, 공유시장 등 서민 생활 및 사회 서비스와 관련된 영역은 세계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중국은 일부 최신 과학기술 영역에서도 상당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과학원이 발표한 <2017 연구 동향>에 따르면 전 세계 143개 연구 부문 가운데 중국은 25개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나타내며 미국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둘째, 혁신 기업이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중국은 혁신의 주체로서 이들 기업의 입지는 크게 강화되고 있다. 기업이 혁신 정책의 결정권자이자 연구와 투자, 연구팀 구성, 연구성과 응용의 진정한 주체로 거듭나도록 한 결과 글로벌 경쟁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혁신형 기업들이 속속 생겨나기 시작했다. 벤처업계에서는 기업가치가 10억 달러를 넘는 혁신 기업을 ‘유니콘’이라 부른다. 미국의 벤처연구기관 CB 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현재 전 세계 23개국에 퍼져 있는 230개 유니콘 기업 가운데 113곳은 미국에 있었고, 중국은 62곳으로 2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사회 전체에 혁신의 바람이 불고 있다. 중국 정부는 혁신을 성장의 최대 동력으로 삼고, 성장을 지탱하는 최대 자원으로는 인재를 꼽았다. 또 혁신을 국가 발전 로드맵의 핵심에 놓고 이론, 과학기술, 문화 등 각 부문의 혁신을 추진했다. 시장 각 주체는 과거 ‘혁신을 요구받던’ 수동적 입장에서 ‘혁신을 주도하는’ 능동적 입장으로 전환했고, 혁신 의식과 추진력도 크게 향상되었다. 기업은 적극적으로 혁신 전략을 채택하기 시작했고, 사회 전반에 점점 혁신의 바람이 불어닥치기 시작했다.


경제성장 모델을 바꿔놓다

이처럼 혁신을 바탕으로 중국 경제에도 서서히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첫째, 혁신이 경제 성장 모델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고 있다. 성장 모델의 전환이란 과거 투자와 생산요소에 의존하던 방식에서 혁신 드라이브로 전환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술 혁신을 포함한 각종 혁신의 물결 속에 투자의 경제성장 기여도는 하락한 반면, 기술의 경제발전 기여도는 날로 커지고 있다. 지난 2월 중국의 완강(萬鋼) 전 과학기술부 부장(장관)은 중국의 과학기술 발달 기여도가 2012 52.5%에서 57.5%로 상승했다고 밝힌 바 있다.


둘째, 혁신이 경제의 구조조정과 체질 개선을 자극하고 있다. 18차 당대회 이후 중국의 경제구조에는 역사적 변화가 일어났다. 소비지출이 투자를 제치고 성장의 최대 동력으로 부상하고, 서비스업이 공업을 제치고 중국의 최대 산업으로 떠오른 것이다. 이 모든 변화에는 혁신이 있었다. 소비 수준의 향상은 통신·교육·문화·오락·의료·보건 등 각종 새로운 소비 영역의 빠른 성장을 불러오며 투자의 영향력을 넘어서는 데 기여했다. 전자상거래, 모바일결제, 공유경제,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등을 위시한 새로운 서비스업도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중국의 전략적 신흥서비스업은 전년 동기 대비 17.3% 성장해 공업성장률 6.4%를 훌쩍 넘어서며 산업 구조조정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혁신으로 생성된 성장 동력의 응용이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 획기적 진전을 이룬 몇몇 핵심 기술이 각종 제품이나 주요 전략산업의 생산 동력으로 빠르게 전환되며 경제 발전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고 있다. 중국의 차세대 고속철도 기술은 세계 선두를 달리며 전 세계 선진 고속철도 산업을 뒷받침하고 있으며, 4세대 이동통신(4G) TD-LTE의 가치사슬이 완성되며 사용자가 이미 6500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신재생에너지 자동차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51.2% 늘어난 69만대에 달했다.


중국 경제는 이제 혁신을 바탕으로 고()비용·고소모·고오염 등의 오명을 벗고 혁신과 친환경, 품질과 효율을 중시하는 지속 가능한 발전으로 나아가고 있다.


혁신 경쟁력 강화와 개혁이 관건

한편, 혁신으로 이룩한 눈부신 성과와 함께 또 한 가지 들여다 보아야 할 것이 있다. 혁신형 국가 대열 진입이나 세계 IT 강국 건설이라는 비전, 여타 선진국 수준 등과 비교해 볼 때 중국의 혁신력이 아직도 한참 부족하다는 점이다. 취약한 기초 연구, 창조적 혁신 부족, 혁신 인재와 고급 인재의 부재, 낮은 기술 성과 응용률 등 일련의 심층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혁신 드라이브 성장 전략의 획기적인 변화가 요구된다.


혁신 드라이브 성장 전략 실행에는 두 가지 기초적인 문제가 내재돼 있다. 첫째로 혁신을 일으키는 요소의 문제다. 사실상 혁신의 힘은 주로 경쟁과 개혁을 통해 만들어진다. 그러므로 먼저 상호 경쟁을 통해 혁신을 일으켜야 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수급 관계가 점점 복잡해지고 산업구조의 질적 개선이 요구되는 현 시점에서 쏟아져 나오는 신 기술, 신 산업, 신 제품은 때로 정부가 발굴하거나 육성하기보다는 시장 경쟁을 통해 얻어진 결과일 때가 많다”고 언급한 바 있다. 따라서 각종 독점과 보호주의를 타파하고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해 각 주체의 시장 진입장벽을 한층 더 낮춰야 한다. 이와 더불어 개혁을 통해 혁신을 일으켜야 한다. 과학기술 체제 개혁에 한층 박차를 가하고, 혁신 자극을 저해하는 낡은 규정을 없애거나 뜯어고쳐야 한다. 제도적 보완을 통해 지적재산권 보호를 강화하고, 과학연구사업 관리체제를 추진하여 연구자들에게 더 많은 자율권을 부여해야 한다.


둘째로 혁신을 발전과 어떻게 연계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다. 이를 위해서는 서랍 속에서 잠자는 혁신 성과를 경제 발전의 주요 무대로 끌어내야 한다. 그래야만 혁신을 통한 발전, 혁신이 이끄는 발전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다. 최근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가 활발해지며 이에 따른 성과도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그처럼 수많은 논문 중에는 기술이나 제품으로까지 응용되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는 기술이 경제와 동떨어져 존재하는 현실이 여전히 심각한 것이다.


중국과학원 조사에 따르면, 전체 활성 특허 가운데 중국의 대학이나 연구소에서 발명한 특허가 양도 또는 허가 획득에 성공한 경우는 겨우 2.0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기술적 성과가 시장에 양도될 수 있는 방법을 적극 모색하고, 이 가운데 시장이 결정적인 역할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기술 성과의 지분 관리제도를 개혁하고, 연구진에게 성과물 소유권과 장기 사용권을 부여하여 발명 당사자가 시장 혁신과 응용에 나설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적극 제공해야 한다.


올해로 중국은 개혁개방 40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40년 간 중국은 개혁개방을 통해 고속 성장을 구가하며 인류 경제성장사에 ‘중국의 기적’을 만들었다. 개혁개방 40주년의 문턱에서 ‘신시대’로 진입하는 중국 경제는 혁신을 차세대 성장의 최대 동력으로 삼고 있다. 이러한 혁신이 또 한 번의 중국의 기적은 물론, 경제의 질적 도약이라는 또 하나의 기적을 만들어내길 기대한다.



글|천치칭(陳啟清), 중앙당교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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