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젠궈 중국 국제경제교류센터 부이사장, 상무부 전 부부장 사진/ 천젠(陳建)
신중국 성립 70주년 동안 중국 경제는 ‘자력 갱생, 각고 분투’에서 ‘대외개방’의 과정을 거쳤다. 국가의 대문을 서서히 연 것에서 전방위적인 대외개방의 새로운 구도까지, 세계 융합에서 인류 운명공동체 구축까지 중국의 대외개방은 대대적으로 이뤄졌다. 대외개방이 신중국 경제 발전에 굵은 한 획이 된 상황에서 중국의 대외개방 과정을 보다 깊이 이해하기 위해 본지는 웨이젠궈(魏建國) 중국 국제경제교류센터 부이사장, 상무부 전 부부장을 인터뷰해 신중국 성립 70주년 동안 중국의 대외개방 이야기를 들었다.
월간 <중국>: 신중국 성립 이후 긴 시간 동안 중국은 ‘독립 자주, 자력 갱생’을 강조했다. 당시 중국은 대외무역이 있었나? 당시 경제발전 상황은 어땠는가?
웨이젠궈: 신중국 성립 초기 중국은 미국과 영국을 필두로 한 서방국가에게 경제 봉쇄를 당했다. 당시 중국의 대외무역은 대부분 신장(新疆)의 아라산커우(阿拉山口)와 훠얼궈쓰(霍爾果斯), 구 소비에트 연방공화국을 통해 물물교환 형태로 진행됐다. 당시 무역액은 적었고 중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적었지만, 신중국 경제 발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당시 중국의 주요 수출품은 찻잎, 실크, 자기 등 초급제품이었고 구 소련에서 수입한 주요 수입품은 철강, 시멘트, 기계 등 공업품이었다. 당시는 신중국 설립 초기였기 때문에 소련과의 국경무역이 해외로 나가는 중요한 창구였고, 이것은 신중국 경제 발전과 서방국가의 경제 봉쇄를 이겨내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월간 <중국>: 중국의 대외개방 과정을 단계별로 나눈다면 어떻게 나눌 수 있는가?
웨이젠궈: 1978년 11기 3중전회에서 자력 갱생을 기반으로 세계 각국과의 경제 협력을 적극 추진하고 세계 선진기술과 선진장비를 채택하겠다는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대외개방의 기본 국책이 마련됐다. 이때부터 중국의 대외개방을 크게 3단계로 나눌 수 있다.
1978년-1992년이 1단계로 선전(深圳), 주하이(珠海), 샤먼(廈門), 산터우(汕頭) 4개 경제특구를 설립했다. 이 단계는 중국이 세계에 창문을 연 대외개방의 초기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이어 2012년 18차 당대회 이전까지가 2단계로 이때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했다. 중국은 세계에 대문을 열기 시작했고 이로써 중국은 세계의 공장으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2010년 데이터에 따르면, 전 세계 주요 공업품 및 수출상품 500종 가운데 220종에서 중국이 1위를 차지했고, 중국의 전 세계 무역 공헌률이 20%에 가까웠다.
18차 당대회 개최부터 지금까지가 3단계다. 이 단계는 전방위적이고 높은 수준의 대외개방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이 세계 2대 경제체가 됐고, 중국의 목표는 전 세계 최적의 경영환경을 만드는 것이 됐다. 중국은 자유무역지구, 자유무역항을 건설하고 <외상투자법(外商投資法)>을 수정했으며 공개적이고 공평하며 공정한 투자환경을 조성하고 지식재산권을 더욱 존중하겠다고 다짐했다.
월간 <중국>: 대외개방이 신중국 설립 이후 경제발전에 어떤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는가?
웨이젠궈: 각 단계의 경제 발전 및 여기서 나타난 중요한 돌파구는 모두 대외개방이 국내 개혁을 추진해 이룬 것이다. 개혁개방 초기에는 대외개방의 방법을 못 찾았고 여전히 계획경제여서 중국인은 부유해지지 못했다. 경제를 살리고 인민을 부유하게 만드는 것이 중국공산당의 집정 초심이었다.
개혁개방의 위대한 전략 시행, 4개 경제특구 설립으로 중국은 세계를 이해하는 창을 열었다. 1992년 덩샤오핑(鄧小平)의 ‘남방담화(南方談話)’가 나오고 그해 광저우수출입상품교역회(廣交會)에 참가한 외국인 수가 신기록을 세웠다. 중국이 대외무역 체제개혁에 나서 대외무역권을 하급 기관에 이양하자 대외무역은 빠르게 확대됐다.
중요한 순간 마다 대외개방이 국내 개혁을 촉진해 국내 각종 규장(規章)·제도가 국제 수준에 맞물리게 됐다. 이런 과정은 다른 나라에서는 없었던 것이다. 현재 개혁을 외치는 나라는 많지만 대외개방이 국내 경제체제 개혁을 촉진한 나라는 없다. 따라서 대외개방은 중국 경제 발전에서 대체할 수 없는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
월간 <중국>: 중국 대외개방의 참여자이자 산증인으로서 중국의 대외개방 과정에서 다른 목소리는 없었나? 당시 반대자들은 어떤 부분을 걱정했나?
웨이젠궈: WTO 가입 여부를 놓고 논쟁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손해보다 이익이 더 많다고 주장하는 사람과 이익보다 손해가 더 많다고 주장하는 사람의 의견이 엇갈렸다. WTO에 가입하면 국내 규장·제도를 일부 폐지해야 하고, 수정할 것이 많았으며, 관세도 전반적으로 내려야 했기 때문에 당시 국내 여론은 농업과 자동차, 금융 분야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당시 중국은 농업 기반이 취약해 외국 농산품이 수입되면 국내 농산품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생각해 반대의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농업이 개방 속도가 제일 빨랐다. WTO 가입 이후 중국의 농산품은 수입과 수출 모두 규모가 확대됐다. 예전 중국에서는 용과를 먹기 어려웠다. 베트남에서 생산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중국도 재배를 시작했다. 또한 파나마와 에콰도르산 바나나를 먹을 수 있게 됐다. 현재 중국은 과일 수입을 전면 개방했지만, 타격이 전혀 없다는 게 사실로 증명됐다.
당시 자동차 업계에 대한 논쟁도 뜨거웠다. 중국의 자동차산업은 시작이 늦어 해외와 상당한 격차가 벌어진 상태였다. 하지만 자동차 분야를 개방했기 때문에 중국이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 됐고 중국인도 다양한 자동차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동시에 중국은 외국의 자동차 기술을 배웠다. 개방하지 않았다면 중국의 자동차산업은 지금처럼 발전하지 못했을 것이다. 현재 중국의 자동차 산업은 친환경차까지 발전했고 중국의 친환경차 판매량은 전 세계 1/3을 차지하게 됐다. 또한 중국의 친환경차는 해외로 진출하고 있다. 중국 지리(吉利)의 친환경차가 런던의 대중버스로 사용되고 있는 게 좋은 예다.
월간 <중국>: 자유무역지구 설립에서 <외상투자법> 수정까지, 다시 자유무역지구 확대까지, 무역 세계화를 지지하는 중국의 방법과 역할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웨이젠궈: 중국은 글로벌 거버넌스 체계의 수호자이자 선도자가 됐다. 미국은 자유무역의 기치를 내세우던 창도자의 지위에서 내려와 전형적인 보호무역주의로 퇴보했다. 이것은 모두가 예상치 못한 일이다.
그렇다면 전 세계 무역 편리화와 투자 자유화는 중국이 선도해야 하고 중국의 지혜와 중국의 방안에 기대야 한다. 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 이니셔티브를 제시하고 중국국제수입박람회를 개최했다. 이는 역사적으로 없었던 일이다. 중국은 또한 전 세계 최적의 경영환경 조성에 힘써 외국인 진입의 네거티브 리스트를 최소화했다. 중국은 현재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화하고 있고 법치 경제를 중심으로 한 공평하고 공개적이며 투명한 경쟁 제도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전 세계에 앞으로 경제 발전과 대외무역의 희망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월간 <중국>: 중국은 새로운 생각, 새로운 조치로 더 높은 수준, 더 높은 차원의 개방형 경제를 만들겠다고 했다. ‘더 높은 수준’과 ‘더 높은 차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웨이젠궈: 개혁개방 초기 나는 그것을 저차원 개방이라고 불렀다. WTO 가입을 2차 개혁이라고 불렀다. 이 두 차례의 개방과 이번에 제시한 더 높은 차원의, 더 높은 수준의 개방은 3가지 차이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앞선 두 차례 개방은 외국의 자본, 기술, 설비, 관리를 중국에 도입하는 일방적인 개방이었다면, 이번 개방은 중국의 기술, 자본, 팀, 관리가 해외로 진출하는 양방향 개방이다.
둘째, 이번 개방은 분야가 다양하다. 앞선 두 번의 개방이 가공과 경제 분야에 집중됐다면 이번 개방은 교육, 여행, 과학 R&D, 문예 등 여러 분야에서 전방위적으로 진행된다.
셋째, 앞선 두 번의 개방은 외자를 도입해 중국의 가공무역을 발전시켰다면, 이번 개방의 목표는 전 세계 최적의 경영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앞선 두 차례와는 기준과 목표가 다르다. 2019년 세계은행이 발표한 <2019 기업환경평가(Doing Business 2019)>에 따르면 중국의 경영환경이 전년 대비 30위 정도 올라 190개 경제체 가운데 46위를 차지했다. 나는 이것이 중국이 전방위적이고 높은 수준의 대외개방을 추구한 결과이고 중국 정부가 국제 협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올해는 중화인민공화국 성립 70주년의 해다. 나는 올해 중국이 개방확대 정책을 집중적으로 내놓는 한 해가 될 것이며, 이것이 전반적인 개방을 더욱 촉진할 것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