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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대일로’ 통해 한중 협력의 새 모델 만들어야


2019-06-17      글|주재우(경희대학교 교수)

한국은 비교적 초기부터 ‘일대일로’ 사업에 비상한 관심을 가진 나라이고, 그동안 ‘일대일로’를 주제로 중국과 한국 간 많은 행사도 개최해왔다. (사진설명) 2015년 5월 중국 청두(成都)에서 개최된 ‘일대일로’ 한중 기업인 고위급 포럼 현장  사진/CFP

2013년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이 공식화된 이래 한국과 중국 간에 정부 차원이든 민간 차원에서든 일대일로를 둘러싸고 양국 간에 협력 가능한 사업에 대한 논의는 부단하게 있었다. 2018년 9월 중국 랴오닝(遼寧)성의 랴오닝일보가 ‘랴오닝 일대일로 종합실험구 건설 총체 방안’ 전문에서 “단둥(丹東)을 관문으로 한반도(조선반도) 내륙으로 연결한다”고 보도하면서 일대일로가 한반도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이 명시화되었다. 이제 양국은 접점을 정책이 아닌 실질적인 협력으로 승화시켜야할 것이다.

협력의 길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일대일로사업에서 한중 양국의 협력 잠재성과 가능성은 매우 크다. 이제는 두 나라가 이런 잠재력을 어떻게 발굴하는가가 관건이다. 중국 대륙과 한반도를 육로를 통해 일대일로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중 간의 일대일로 협력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특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에서 밝혔듯이 일대일로 건설의 기본 메커니즘의 근간이 되는 이른바 ‘5통(정책소통(政策溝通), 인프라연통(設施聯通), 무역창통(貿易暢通), 자금융통(資金融通), 민심상통(民心相通)’을 활용하면 이런 난제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 ‘5통’ 중 ‘민심상통’이 한반도의 지정학적 구조 문제와 한중일을 포함한 동북아 3국 간의 협력 추진의 내재적 장애를 극복할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민심상통’은 공유할 수 있는 가치관에 기반하여 협력의 결과와 성과를 함께 누리면서 민심에 긍정적인 효과와 영향을 기대하는 전략 사고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일대일로 건설의 성과와 결과를 공유하는 것이야말로 일대일로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불필요한 오해와 의구심을 불식시키는 최선의 수단이다. 이런 맥락에서 다음과 같은 몇 개의 협력 가능성을 고려할 수 있겠다.

첫째, 일본과 마찬가지로 제3국에서의 한중 양국의 공조가 가능하다. 이제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신규사업은 물론이고 중국 정부에서 단독 투자로 진행하는 사업에도 회원국의 참여가 독려되어야할 것이다. 그래야 AIIB도 설립 취지와 목적에 맞게 기능할 수 있다. 이는 회원국뿐 아니라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공유하는 의미도 내포한다. 그러므로 최소한 제3국에서의 일대일로사업에 있어 중국이 AIIB의 회원국과 보다 더 협력적인 자세로 임할 필요가 있다.

이 같은 접근방식이 한반도와 동북아에 내재한 지정학적 구조 문제를 극복하는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의 경우 제3국에서의 일대일로 건설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이 같은 의미에서 한중 양국의 일대일로 협력도 한반도를 벗어나 제3국, 제3의 지역에서 일대일로 건설 협력을 강화할 수 있다. 그리고 이의 성과를 국민에게 홍보함으로써 ‘민심상통’이라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협력 접근 방식은 한중 양국뿐 아니라 한중일 3국의 협력 플랫폼으로서 협력관계에 긍정적으로 기여하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

둘째, 한국은 보다 적극적이고 책임 있는 참여 의식이 필요하다. 한국은 고심 끝에 AIIB에 가입했고 적지 않은 분담금을 지불해 부총재 자리를 획득했었다. 그러나 부총재직을 돌연 사퇴함으로써 이를 상실했고 이제 맡을 수 있는 직함은 국장급으로 제한되었다. 이의 연유가 어찌되었든 한국은 일대일로사업에 참여를 진정으로 원한다면 보다 성숙된 사명 의식을 가지고 AIIB의 회원직을 유지해야하고 일대일로에도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참여해야할 것이다. 이런 자세가 보장되어야  일대일로사업에서 양국 공조의 기반이 될 수 있는 신뢰가 구축될 수 있다.

셋째, 해상 실크로드에서의 공조를 위한 한중 양국의 협력이 가능하다. 한중 양국 경제의 해외무역 의존도가 높은 만큼 해상 실크로드에 대한 의존도도 비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 최소한 동아시아지역의 해상 실크로드 개발 사업에서 한중 양국이 협력할 수 있는 분야도 많다. 항만 개발에서부터 항구에서 내륙 산업단지를 이어주는 육상 수송로 개발까지 두 나라가 협력할 수 있다. 한중의 긴밀한 협력은 한중 양국이 지역경제 통합을 견인할 수 있는 시너지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토대가 될 수 있다. 아직은 한반도의 분단과 북한(조선)의 개방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해상 실크로드에서의 한중 양국의 협력이 보다 현실적이고 그 효과도 지역경제통합을 촉진할 수 있는 계기로 나타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일대일로를 북한과 연계하는 부분에서 한중 양국의 협력 사안도 많다. 한반도의 관점에서 한중 양국의 일대일로 협력은 중국과 북한의 일대일로의 접목지역이 될 단둥 특구의 개발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 단둥시의 도시개발에서부터 북한과 연결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사업까지 포함된다. 또한 북한 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기업도 공동 설립하는 것도 협력 방안이 될 수 있다. 한중 양국의 이런 협력은 UN제재결의안에서 예외조항으로 규정한 북한 인민경제를 위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진행되는, 정당하고 정상적인 경제활동임을 국제사회에 설득할 수 있는 공조체제의 기반이 될 수 있다.

한국의 기회는 서비스산업 분야
일대일로 건설 사업 소식이 한국에 전해졌을 때 유독 이를 반기는 산업분야가 있었다. 이는 다름 아닌 한국의 건설업계였다. 인프라 건설 중심의 사업 계획이었기에 한국 건설업계의 해외 수주의 전망이 밝았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 반대였다. 이런 현실의 반전을 위해서는 상기한 바와 같이 한국과 중국 정부의 긴밀한 공조와 협력이 요구된다.

지금까지 중국의 일대일로 건설의 진행과 참여 방식은 중국 기업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중 기존의 사업이 다수이기 때문에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그러나 앞으로 최소한 AIIB 가 진행하는 신규사업만큼은 회원국의 참여를 보다 적극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있는 제도와 규범의 마련이 한국의 일대일로사업 참여 기회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충족시켜줄 수 있다.

한국에게 일대일로가 가져다 줄 수 있는 기회는 서비스산업분야에 있다. 이는 서구 국가들이 일대일로 건설에 참여한 이유에서 유추할 수 있다. 서구 국가들이 기본적인 인프라 구축 사업 외에도 환경 및 생태계에 대한 평가와 사업의 적합성과 합리성 등을 검토하는 컨설팅관련 사업의 전망이 밝기 때문이다.한국이 상기한 컨설팅 업종의 서비스산업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인력과 노하우, 그리고 전문성을 키워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국이 일대일로 건설 참여에서 얻을 수 있는 기회는 한반도의 평화는 물론 지역 평화와 안정의 측면에서 얻을 수 있는 편익이다. 일대일로의 한반도와의 연계는 북한의 개혁과 개방을 유도할 수 있는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다. 나아가 북한의 비핵화에 미국이 제공해야할 ‘상응 조치’를 담보할 수 있는 장치가 될 수 있다.

지금까지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위해 한중 양국은 부단한 노력을 해왔다. 이런 한중 양국의 한반도 평화에 대한 염원을 실현시킬 수 있는 객관적 환경 조건이 만들어지고 있다. 3차례의 남북회담, 4차례의 북중정상회담과 2차례의 북미회담이 개최되었다. 이 회담들의 공통적인 문제의식은 비핵화와 이에 상응하는 경제적 조치 등으로 귀결되었다.

북한의 비핵화 진전이 발생하면 이에 상응하는 경제적 보상이 수반되어야 한다.북한의 경제발전에 단기간에 건설적이고 긍정적으로 기여할수 있는 부분을 일대일로 건설에서 찾을 수 있다. 일대일로는 한중 양국이 한반도와 중국, 그리고 유라시아를 잇는 경제협력 네트워크의 구상을 실질적으로 현실화시킬 수 있는 가장 유력한 플랫폼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므로 북한 비핵화 문제에서 미국과 한중 양국이 공조체제를 이룰 수 있는 경제적 토대가 될 수 있다.


글|주재우(경희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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