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중국 상하이(上海)에서‘제4회 중국국제수입박람회(CIIE)’가 예정대로 개최된다. CIIE 개최는 더 높은 수준의 개방경제를 지향하는 중국의 중대한 결정이자 주도적으로 세계에 시장을 개방하기 위한 중대 조치 중 하나다. 아울러 중국 시장이 ‘세계의 시장’이자 ‘공유 시장’이 되기를 바라는 뜻이 담겨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제3회 CIIE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세계 경제의 불안정성과 불확실성 요소가 커졌다. 그러나 역사를 돌아보면 인류 사회는 어떠한 위험과 재앙, 역조 속에서도 꾸준히 전진해 왔으며 분명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개방과 협력을 향한 세계의 추세에는 변함이 없다. 각국은 서로 손을 맞잡고 위험과 도전에 맞서 협력과 소통을 강화하며 대외개방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민간 외교의 새로운 장
매년 CIIE에는 100여 개가 넘는 나라·지역에서 수천 명의 기업가들이 참가한다. 전 세계의 우수한 상품과 사회, 경제, 문화, 기술 분야의 성과가 한데 전시되고 각국은 자국의 이미지와 경제력, 문화적 영향력을 널리 알린다. CIIE는 각국의 상공업 단체와 산업협회, 다국적기업, 중소기업, 민간 대표들이 폭넓은 협력 논의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이자 무역과 투자를 촉진할 수 있는 계기이며 민간 외교의 새로운 장이다.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의 문이 전세계에 열리는 것은 대외 개방의 중요한 내용이자 내수 확대를 중심으로 경제 발전에서 소비의 영향력을 심화할 수 있는 중요한 조치다. 중국에서는 자동차, 가전, 요식업 등 전통 소비시장의 전반적인 수준이 향상되며 새로운 시장 기회가 창출되고 있다. 5G와 사물인터넷(IoT) 등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 역시 기업들의 디지털 비즈니스 기회를 넓히고 있다. 각국 기업들은 CIIE를 통해 이 같은 중국 시장 발전의 혜택을 공유할 수 있다. 자동차 산업을 예로 들면, 세계 10대 자동차 기업들이 모두 이번 CIIE에 참가한다. 탄소 배출량 정점 도달과 탄소 중립이라는 시대적 배경에서 자동차 기업들은 최신 기술과 최첨단 탄소저감 제품을 대중 앞에 선보이고 스마트 자동차 기능을 중점 홍보할 것으로 보인다.
민간 외교가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는 배경에는 시장이 있다. 시장은 각종 민간주체의 이익을 대변하며 민간과 시장의 힘을 형성한다. CIIE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다양한 전시 제품과 서비스에는 해당 나라의 문화적 콘텐츠와 소프트 파워가 담겨 있다. 수입업자와 소비자들이 제품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순간, 제품이 소속된 국가의 이미지가 발현되어 각국 국민들 간의 교류와 유대감이 증폭된다. 중국 소비자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아온 한국 식품의 경우 김치와 비빔밥 등 한국의 문화가 반영된 음식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이 늘면서 CIIE에서는 ‘한식 세계화’를 실현하는 수단 중 하나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이번 CIIE에서는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감안해 대규모 온라인 투자상담회가 개최된다. 가상 전시부스는 전보다 면적이 확대됐고 24시간 상담서비스를 제공해 인기가 높다. 또 온라인 기술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광고, 뉴스 등에서 활용되며 민간 외교를 촉진하고 있다. 각 나라 정치인과 기업가들은 온라인 매체를 활용해 국민과의 거리를 좁혔고, 기업과 소비자는 소통할 기회를 얻었다. 각종 플랫폼의 상호 연계와 공유 기능으로 세계적인 ‘인터넷 동기화’효과가 일어나며 상업 거래와 민간 교류는 전례없이 극대화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제3회 CIIE의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유튜브 공식 계정의 팔로워 수는 99만4000명을 돌파했고 각 플랫폼당 게시글 조회수는 4800만회 이상, 영상 재생수는 800만회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CIIE를 통한 새로운 민간 외교
CIIE 기간 열릴 싱크탱크 포럼은 민간 외교를 구성하는 중요한 플랫폼이다. 글로벌 이슈를 논의하는 포럼의 모습을 통해 민간 외교의 정서를 느낄 수 있다. 가령 코로나19로 사라진 일자리 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4배에 달한다. 게다가 남성에 비해 여성은 노동력 시장에서 더욱 일찍 퇴출됐다. 제4회 CIIE는 글로벌 실업 이슈를 논의하며 세계 일자리 수의 60.2%를 차지하는 비정규직 문제에 집중할 전망이다.
세계에는 풍부하고 다채로운 문화가 존재한다. 제4회 CIIE에서는 특별한 인문교류 전시행사를 마련했다. 국가 이미지, 중화라오쯔하오(中華老字號·중국 오래된 전통 기업)’, 비물질문화유산(무형문화재) 등의 전시존과 공익 공연, 전통극 등 특색 있는 문화 공연을 통해 중국 각 지역의 인문·사회 현황을 소개할 예정이다. 중국에는 ‘나라 간의 사귐은 국민의 친밀함에 달려있고, 국민들이 친하려면 마음이 통해야 한다(國之交在於民相親, 民相親在於心相通)’는 말이 있다. CIIE는 민간 외교의 중요 매개체로서 민간기구와 단체 및 개인이 각자의 특장점을 펼치고, 보다 다양하고 유연한 방식으로 중국과 외국 간의 교류와 협력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민중 간의 교류를 통해 서로가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방식의 외교인 셈이다. 신(新) 시대 중국이 다양한 형태의 민간 외교를 발전시키는 것은 중국의 종합적인 발전과 국제사회 참여도를 높이려는 노력의 일환이기도 하다.
첫째, 중국 경제·사회의 발전에 따라 중국 본토 기업과 개인은 물론 각종 사회단체가 활성화되고 글로벌 수준이 높아지면서 중국도 훌륭한 ‘민간 외교 주체’로서의 역량을 갖추게 됐다. 둘째, 중국은 CIIE를 매개로 민간 외교의 활력을 자극하여 각 주체들이 비즈니스 기회가 내재된 시장에서 실질적인 이득을 취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셋째, 중국이 성장의 신 시대로 접어들었지만 개방을 바라보는 중국인들의 태도는 여전히 긍정적이다. 오히려 세계화를 더욱 적극적으로 지향하며 중국이 더 많은 영향력을 발휘하기를 희망한다. CIIE에서의 활발한 민간 외교에는 이러한 흐름이 반영되어 있다.
제3회 CIIE에서는 전체 참가자 가운데 세계 500대 기업 및 업계 선두 기업이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오프라인 전시장 면적은 3만m2, 총 411종의 새로운 제품, 기술, 서비스가 전시됐고 투자의향 성사액은 726억2000만 달러, 등록인원 기준 관람객 수는 40만명을 기록했다. CIIE는 전 세계 제품을 서로 구매하고 판매하는 ‘전 세계의 제품을 사고, 전 세계의 제품을 판매하는 것(買全球, 賣全球)’을 기치로 내건 협력과 공유의 장일 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에 중국시장 진출과 국제협력의 기회를 제공하는 통로로서 전 세계 민간 외교의 새로운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글｜청다웨이(程大爲), 런민(人民)대학교 경제학원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