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수입박람회 당시 한국관 모습 사진/천젠(陳建)

“수입박람회는 중국 식품시장의 최신 트렌드를 파악하고 중국 시장 진출 모색의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한국 참가기업 가운데 80% 이상이 재참가 의사를 표명한 바가 있다”

“수입박람회를 계기로 중국 시장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비전을 봤어요.”

본지 기자는 제3회 중국국제수입박람회(이하 수입박람회) 개막을 앞두고 이번 행사에 참가할 한국 기업들과 수입박람회 한국조직위원회 담당자를 만나 한국 기업들의 준비 현황과 이번 수입박람회에 거는 기대를 들어보았다.

2018년부터 시작된 수입박람회에 매년 한국이 주요 참가국가로 참여하고 있다. 중국 소비자들은 수입박람회를 통해 한국의 우수한 상품을 접할 수 있고 한국 기업 역시 믿을 수 있는 중국 바이어와 만날 수 있다. 6일 간 진행되는 오프라인 박람회와 365일 열려 있는 온라인 오픈 플랫폼은 한국 기업이 중국 시장을 이해하고 좋은 중국 사업 파트너를 만나며 한국상품의 중국 시장 진출을 넓히는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에 있어 중국은 매력적인 시장으로 많은 한국기업들이 중국에서 열리는 전시회 및 박람회에 참여한다. 사진은 2019년 시안(西安) 실크로드 국제 여행 박람회에서 중국인이 한복을 입은 탈인형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VCG

한국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

“이번 수입박람회에는 72개 기업이 참가하고 85개 부스가 마련될 예정이다. 화장품, 생활용품, 농수산식품, 의료기기 등 다양한 업종이 참가하며, 박람회에 전시될 제품들은 모두 상하이(上海)에 도착한 상태다.” 한국 산업통상자원부는 수입박람회의 조직위원회 역할을 담당할 기관으로 한국무역협회(이하 KITA)를 지정했다. KITA는 매년 수입박람회에 참여할 한국 중소기업 모집과 참가 진행을 담당한다. 기자는 한국 중소기업 참가와 관련한 세부업무 담당자 중 한 명인 심준석 상하이 지부장을 만나 준비 현황에 관한 이야기를 이처럼 나눴다.

그는 “수입박람회가 한국 기업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중국의 행사 중 하나”라며 “올해 1월 참가계획을 수립하고 2월부터 참가기업 모집에 들어갔다. 초기에는 한국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하지 않아 KITA 측에서 지자체나 유관기관들과 협력해 전국적으로 참가업체를 모집했는데, 많은 기업들이 참가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중소기업뿐 아니라 한국의 여러 대기업에서도 일찍부터 수입박람회 참가 의사를 밝히고 적극적인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5월 참가를 확정한 오리온은 수입박람회 단체 협약식에 참석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아시안 뷰티, 중국에서 피어나다(亞洲之美, 綻放中國)’를 주제로 아모레퍼시픽 산하 10대 브랜드와 함께 올해 수입박람회 참가를 확정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작년에 이어 두번째로 수입박람회에 참여한다. 사진은 제2회 수입박람회 참가 모습이다. 사진/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상하이지사 제공

중국 시장 진출의 교두보

작년 제2회 수입박람회에 참가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올해 제3회 수입박람회도 참가할 예정이다. 박성국 aT 상하이지사장은 “이번 수입박람회에서 aT는 17곳의 한국 기업과 함께 참가한다. 총 면적 180m2 규모의 전시부스 20개에서 올해의 수출상담 목표액을 1500만 달러로 잡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농림축산식품부 산하 공기업인 aT는 한국 농산물과 식품 관련 기업들의 수입박람회 참가 기획을 담당하고 있다.

올해는 한국산 파프리카가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첫 해이다. 이에 따라 aT는 한국산 파프리카 홍보 공간을 마련했다. 박 지사장은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준수하면서 매일 두 차례씩 전문가를 초청해 파프리카를 활용하여 간단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한국 요리를 관람객에게 시식용으로 제공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박 지사장은 “중국 소비자들의 미각을 자극하는 동시에 한국의 얼과 흥을 알릴 전통 국악공연도 함께 마련해 관람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aT상하이지사는 이번 수입박람회에서 한국 제품 노출 효과를 극대화하고 기업의 참가 효과와 기업 이미지 및 제품 인지도 상승을 위해 온라인 홍보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박 지사장은 “중국 왕훙(網紅) 을 한국식품관방문 개별 스케치 영상 및 참가 제품의 언박싱(unboxiong, 상품을 개봉하고 사용해보는 것)영상 제작 등을 통해 한국 식품에 대한 중국 온라인 소비자들의 관심도를 높일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2010년 설립된 한국의 화장품기업 미네랄하우스는 올해로 연속 3회째 수입박람회에 참가한다. 미네랄하우스의 화장품 브랜드 ‘닥터 딥(Dr.Deep)’은 피부 트러블로 고민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래서 피부샵과 피부과 병원에서 제품에 많은 관심을 보여 올해도 제품 중 효과와 평가가 가장 좋은 제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미네랄하우스 상하이법인 정내하 전무가 소개했다. 정 전무는 “올해 수입박람회는 코로나19로 상하이법인이 대신 참가한다. 한국 본사가 직접 참가하지는 못하지만 본사에서도 이번 수입박람회에 큰 관심을 갖고 온라인으로 상담하기 위해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수입박람회 공식 홈페이지에는 온라인 전시장이 마련되어 있다. 10월 30일까지 봉봉스틱, 청정삼 홍삼농축액, 야외용 물주머니 정수 필터 등 중국 소비자들에게 처음 소개될 예정인 125개의 한국 제품들이 전시돼 있다.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정 전무는 미네랄하우스도 올해 출시된 닥터딥 시카화장품을 비롯한 아기 민감피부, 아토피 피부 관리 제품인 아토팁 고보습 제품 등을 수입박람회에 선보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세계 최초로 ‘수입’을 주제로 열리는 국가급 박람회인 만큼 한국 상품의 중국 시장 진출을 돕는 새로운 플랫폼이자 참가업체들의 신제품 공개를 위한 무대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 현대자동차 그룹이 이번 수입박람회에 참가한다. 계열사인 기아자동차의 올뉴쏘렌토와 텔루라이드 모델이 이번 수입박람회를 통해 중국시장에 첫 선을 보인다. 사진은 기아자동차 그룹이 제2회 국제수입박람회에 참여한 모습이다. 사진/쉬쉰(徐訊)

수입박람회와 시장 기회

미네랄하우스 상하이법인은 2013년, 상하이사무처는 2018년에 설립됐다. 사무처 설립 이후 본격적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한 그해 제1회 수입박람회에서 장기 파트너십을 이어가고 있는 중국 바이어들을 만나기도 했다. “당시 중국 전역의 바이어들이 수입박람회에 운집했고 우리 제품에 관심을 보인 바이어들도 많았다. 지금까지도 그들과 몇 년간 거래를 이어오고 있고 회사도 수입박람회를 계기로 중국 시장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비전을 봤어요. 코로나19로 다른 행사는 모두 취소되거나 연기됐기 때문에 회사는 이번 수입박람회 준비에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정 전무의 말이다.

올해로 KITA는 3년째 한국 기업들의 수입박람회 참가 조직을 맡았다. 심 지사장은 “수입박람회는 중국 최대의 박람회로 중국 내에서 개최되는 어떤 전시회보다도 규모가 크고 성대하다. 한국 기업들은 수입박람회를 통해 신뢰할 만한 많은 중국 바이어를 만날 수 있어 경쟁적으로 참가하고 있다”며 “KITA에서 참가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80% 이상이 재참가 의사를 표명한 바가 있다”고 귀띔했다.

수많은 기업들이 수입박람회에 ‘처음 진출’했다가 ‘단골 손님’이 된 까닭은 지난 두 차례의 수입박람회가 가져온 ‘놀라운 효과’ 때문이다. 수입박람회의 투자의향 성사액 기준 누적 규모는 제1회 578억3000만 달러, 제2회 때는 이보다 훨씬 늘어난 711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작년 처음 수입박람회에 참가해 총 585건, 5700만 달러 규모의 상담 성과를 기록했다. 여기에는 상하이 라이펀(LYFEN) 등 중국 유력 프랜차이즈 및 바이어와 현장에서 체결한 880만 달러 가량의 MOU를 체결하는 큰 성과도 있다. 수입박람회 참여는 비단 상담 성과뿐 아니라 중국 식품시장의 최신 트렌드를 파악하고 중국 시장 활로 모색의 계기가 되기도 했다. 박 지사장의 설명에서 수입박람회가 한국 기업에 얼마나 많은 실익을 가져다 주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그는 “올해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수출업체를 만나기 위해 현장을 직접 방문하는 바이어들은 진성 바이어로 판단되어 이번 수입박람회에서 한 건 한 건의 상담이 유효한 실적으로 이어지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중국 경제 회복에 따른 기대감 상승

올해 코로나19의 여파에도 불구하고 중국 경제는 ‘V’자형 회복 곡선을 그리며 꾸준히 반등 중이다. 1분기 GDP는 전년 동기 대비 6.8% 하락했지만 2분기는 3.2%의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1-3분기 GDP는 전년 동기 대비 0.7% 증가하며 상반기 -1.6% 실적을 뒤집었다. 얼마 전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중국이 세계 주요국 가운데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 전망했다. 해외 코로나19 확산이 악화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 2대 경제체인 중국은 전염병을 수습하고 경제 회복에 앞장서며 세계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심 지사장은 “최근 중국 정부가 침체된 소비시장을 회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중국 소비시장은 올해 하반기부터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중국 내수시장이 계속 확대될것으로 전망되며, 특히 중산층의 확대로 소비시장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중국 기업뿐 아니라 한국 중소·중견기업에도 많은 기회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중국은 한국의 최대 수출시장이고, 한국도 중국의 주요 부품 조달시장이다. 양국은 상호 의존적이며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양국 기업인들의 왕래가 전처럼 원활하지는 않지만 교역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특히 온라인 거래가 지속 증가하고 양국 간교 역은 줄어들기는 커녕 더욱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라고 말했다. 온라인 시장에서는 한국의 화장품, 식품, 의료용품 등 소비재의 대중수출이 증가하고 있다. 심 지사장은 한국 중소기업에 중국의 온라인 시장을 공략하라고 조언한다. “중국의 3, 4선 도시의 인터넷 보급이 확대됨에 따라 전자상거래 시장이 커지면서 소비가 더욱 활성화될 것이다. 한국 중소·중견기업들은 온라인 시장을 통한 중국 진출의 기회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네랄하우스 역시 중국의 온라인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전자상거래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이라 타오바오(淘寶)나 징둥(京東) 등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더 많은 힘을 쏟고 있다. 현재는 톈마오(天貓) 입점을 준비 중이고 11월에는 미네랄하우스의 자체 브랜드몰도 오픈할 예정이다.” 정 전무는 미네랄하우스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공을 들이는 시장이 중국이라며 올해도 중국 시장의 매출이 가장 높고 앞으로도 가장 기대되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중한 양국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오랫동안 교류 관계를 이어왔다. 단기적인 전염병 확산은 결코 두 나라의 교류와 협력을 막을 수 없다. 심 지사장은 중국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한국 기업들에 이런 말을 자주 하곤 한다.

“중국 시장은 어려울수록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일순간의 어려움으로 움추려서는 안되고 어렵겠지만 투자를 지속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