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17
2024년 12월 23일, 장쑤(江蘇)성 양저우(揚州)시에 위치한 장두(江都)첨단기술산업개발구 내 한 자동차 부품 생산기업 작업장 모습이다. 산업용 로봇이 생산라인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VCG
최근 몇 년간, 전 세계 인공지능 기술이 빠른 발전기에 진입했다. 2022년 말 챗GPT의 등장으로 생성형 AI의 글로벌 경쟁이 시작됐으며 클로드(Claude), 재스퍼(Jasper) 등과 같은 제품들이 끊임없이 출시되고 있다. 글로벌 기술 혁명에서 중국은 탁월한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2024년 말 항저우딥시크인공지능기초기술연구유한회사(杭州深度求索人工智能基礎技術研究有限公司)가 공개한 1조 파라미터 규모의 대규모 언어 모델(LLM) 딥시크는 수학적 추론 능력에서 GPT-4를 15% 앞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수(宇樹, Unitree Robotics) 테크의 휴머노이드 로봇 16대는 춘절(春節, 음력 설) 특집 프로그램 춘완(春晚)의 ‘양BOT(秧BOT)’ 프로그램에 등장해 꽃무늬 저고리 차림에 채색 비단을 들고 흔들며 정교한 대형(隊形) 변화과 생동감 넘치는 유앙가(扭秧歌)를 표현했다. 휴머노이드가 군무를 통해 연출한 중국의 전통 민속문화는 전 세계의 찬사를 받았다.
이러한 획기적인 발전은 중국의 기술력 향상을 보여줄 뿐 아니라, 중국이 실질적 응용과 시스템 엔지니어링 능력을 결합해 인공지능 기술을 실험실에서 산업 현장으로 옮기고, 이를 경제의 고품질발전(高質量發展)을 이루는 중요한 엔진으로 삼고 있음을 뜻한다. 이러한 ‘현장 기반의 혁신, 혁신을 통한 업그레이드’라는 경제 모델은 기존의 전통적인 경제 성장 논리를 재구성하고 중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중국 경제의 고품질발전 선도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AI가 생산요소의 구조를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통적인 경제 성장은 노동력과 자본의 투입에 의존해 왔지만 중국의 인구 인센티브가 점차 사라지면서 생산요소의 한계수익이 줄어드는 병목 현상이 점점 두드러지고 있다. AI 기술은 데이터를 생산 함수에 포함시킴으로써 ‘데이터 인센티브’라는 새로운 성장의 길을 열었다. 내생적 성장 이론에 따르면, 데이터 요소는 비경쟁성과 양의 외부성을 가지며 그 한계 비용은 거의 제로에 가까워 전통적인 요소의 수익 하락 법칙을 극복할 수 있다.
중국 국가산업정보안보발전연구센터(國家工業資訊安全發展研究中心)의 추산에 따르면, 2021년 데이터 요소가 경제 성장에 미치는 기여도는 14.6%에 달하며 매해 증가하는 추세다. 예를 들어, 산이중공업(三一重工)은 ‘18번 공장’을 전면 스마트화하면서 인공지능으로 생산 공정을 개선했다. 그 결과 생산 능력과 인력 효율성을 각각 123%와 98% 대폭 향상시켰으며 동시에 단위당 제조 비용은 29% 절감했다. 이처럼 인공지능과 전통 제조업의 결합은 막대한 발전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으며 현재 중국 경제가 직면한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법이 된다. 데이터 중심의 성장 모델은 ‘규모 확장형 경제’에서 ‘전체 요소 생산성 주도 경제’로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인공지능은 글로벌 공급망·산업망을 재편하고 있으며 중국이 ‘스마일 커브(Smile curve)’의 하단 고착 효과를 돌파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오랫동안 중국 제조업은 부가가치가 낮은 가공 단계에 집중돼 있었다. 연구개발과 마케팅은 글로벌 기업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AI 기술은 이러한 구도를 바꿔놓았고 심지어 중국의 산업망 약점을 강점으로 전환시키고 있다. 방대한 산업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은 빠르게 발전하며 다양한 제조 현장에서 적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칭다오 하이얼(青島海爾)은 데이터 분석을 통해 1만 4000위안 이상의 고급 냉장고 시장 점유율을 2022년 51.6%에서 2023년 58%로 끌어올렸다. 비야디(比亞迪, BYD)는 인간형 로봇을 도입한 후 생산라인 자동화율 95%를 실현하였으며 제조 공정 자체가 수익의 원천이 됐다.
통계에 따르면, 2023년 중국의 스마트폰 생산량과 신규 설치된 산업용 로봇 수는 글로벌 시장에서 50% 이상을 차지하며 세계 1위를 점하고 있다. 전략적 신흥 산업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를 넘어섰고 이 중 AI관련 산업이 기여하는 비율은 40% 이상이다. 이는 ‘글로벌 산업망 이론’의 발전을 입증한다. 중국은 기술집약적 단계를 돌파하면서 ‘제조를 통한 혁신 지원’이라는 새로운 분업 모델을 구축하며 ‘중국 제조(中國制造)’에서 ‘중국 스마트 제조(中國智造)’로의 도약을 실현하고 있다.
AI 기술은 신질생산력(新質生產力)의 육성을 가속화하고 경제와 사회의 조화로운 발전이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 AI는 다양한 산업 분야의 경영 및 운영에 혁명적인 발전을 가져오며 새로운 제품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계속해서 탄생시키고 있다. 예를 들어, 메이투안(美團)에서 개발한 드론 배송은 단일 최단 배송시간을 6분 37초로 단축했다. 선마(森馬) 패션은 AI 알고리즘을 통해 의류 재고 회전 일수를 절반으로 줄였다. 우한(武漢) 거리에서는 이미 완전 무인 자율주행 택시가 운행 중이다.
거시경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해 보면, AI 기술은 중국 산업 전반에 걸친 요소 생산성을 연평균 2.3% 포인트 향상시키며 GDP 성장에 대한 직접적인 기여율이 0.8%에 달한다. 이러한 ‘기술 보너스’ 효과는 경제 효율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도농 간 격차를 줄이고 공동 부유를 실현시키는 중요한 수단이 되고 있다.
2025년 2월 22일, 장쑤 난징(南京)국제엑스포센터에서 어린이 관람객이 로봇과 악수를 하며 교감을 하고 있다. 사진/VCG
디지털 중국의 독보적 경쟁력
14억 인구와 세계 최대 제조업 규모는 AI 기술에 방대한 데이터와 다양한 응용 시나리오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2024년 중국의 즉시 배송 주문 수는 400억 건, 택배 물량은 1745억 건에 달했다. 이러한 거대한 데이터는 알고리즘의 반복 훈련 속도를 실험실 환경보다 훨씬 빠르게 만든다. 유비쉬안(優必選,UB Tech) 로보틱스는 실제 공장 현장에서의 성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으며 이는 ‘시나리오 기반 혁신’의 승수 효과를 잘 보여준다. 완비된 산업 체계는 기술의 신속한 상용화를 가능케하며 실험실에서 생산현장으로 이어지는 ‘빈틈없는 연결’은 저비용 스마트화 실현의 중요한 지지대가 된다.
새로운 거국 체제의 제도적 이점 역시 간과할 수 없다. 중국 정부는 ‘동수서산(東數西算)’ 프로젝트(경제발전 수준이 높은 동부지역의 데이터를 서부지역으로 전송해 처리토록 하는 전략)를 통해 전국적 컴퓨팅 파워 네트워크를 통합하고 있다. 선전(深圳)시는 가장 먼저 알고리즘 윤리를 규범화하는 법안을 최초로 제정했다. 베이징 국제빅데이터거래소는 데이터 가격 책정 메커니즘을 탐색하고 있다. 각 지방정부 역시 인공지능 산업화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으며 커촹반(科創板, 벤처·스타트업 기업 전용증시)은 기술기업을 위한 빠른 자금조달 경로를 제공한다. 이와 같이 ‘효율적 시장 +능동적 정부’의 결합 모델은 정책과 시장 역량을 유기적으로 통합해 산업망 전반을 고도화시키는데 유리하고 반도체 기술 봉쇄 극복과 기술 생태계 구축 측면에도 강한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
인공지능은 현재 중국 경제의 근간을 혁신적으로 재편하고 있다. 생산 요소의 재구성, 글로벌 가치사슬의 고도화, 신질생산력의 증진, 인민 생활의 질적 향상에 이르기까지 AI 기술은 중국 사회 전반에 걸쳐 심층적인 변혁을 이끌고 있다. 향후에도 기술적 자립, 거버넌스의 현대화, 혁신의 본질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인공지능은 중국 경제의 질적 도약을 위한 지속적인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글 | 볜융쭈(卞永祖), <관리현대화(管理現代化)>잡지 상무 부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