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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양회가 던진 중국의 새로운 과업과 도전


2025-04-15      

김준연 한중과학기술협력센터 센터장


2025년 중국 양회(兩會, 전국인민대표대회·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마치며 중국이 풀어야 할 문제는 더욱 명확해졌다.


트럼프 2.0 시대 이후 격화되고 있는 무역 마찰과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은 외부적 도전 요인이다. 중국 내부적으로는 부동산 시장 활성화와 내수 진작 등 경제 구조 조정과 전환 및 업그레이드의 중요한 단계에 있다. 이러한 모든 도전 과제의 해결책은 다름 아닌 첨단 과학기술 역량 강화에 달려 있다.


먼저 중국은 기술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중국의 2023년 R&D 투자 총액은 3조 3357억 1000만 위안으로 전년대비 8.4% 증가했다. 이 중 기초연구 투자액은 2259억 1000만 위안으로 전체 R&D 지출의 6.77%를 차지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달성했다. 지출 강도를 기준으로 볼 때, R&D 경비 투자강도(R&D 지출과 GDP의 비율)는 2.65%로 OECD 국가 평균인 2.73%에 근접하며, 전년 대비 0.09%p 상승해 세계 12위에 올랐고 2024년 과학기술 예산도 전년 대비 10% 증가한 3708억 위안으로 R&D 투자가 더욱 강화된 상황이다. 지난 3월 11일, 중국 2025년 중앙 및 지방 예산 초안이 양회에서 통과됐다. 이 중 중앙 정부의 과학기술 예산은 3981억 1900만 위안으로 책정됐으며, 이는 전년 대비 10% 증가한 수치다. 이러한 수치들은 중국이 기초 연구 역량 강화를 통해 혁신의 한계를 돌파하려는 고민이 반영돼 있다.


국가의 과학기술 경쟁력을 평가하는 핵심 지표인 학술적 성과와 영향력 측면에서 중국은 괄목할 만한 발전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스프링거 네이처(Springer Nature) 그룹이 2023년 발표한 <글로벌 과학연구 동향: 중국(Global Research Pulse: China)>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과학연구 성과 증가세는 이미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2009년부터 2021년까지 중국의 논문 발표량은 5배 증가해 미국과 여러 EU 국가들을 추월했다. 동시에 인용 횟수 상위 10%의 논문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29%의 논문에서 교신 저자가 중국 출신이다. 인용 횟수 상위 1% 논문에서도 중국이 32%로 가장 높았다. 중국이 기초 연구 분야에서 학술적 성과물 규모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글로벌 과학기술 혁신 영역에서 학술적 위상과 영향력이 대폭 상향된 상황이다.


중국의 분야별 과학기술 성과와 약진을 다음과 같이 정리·분석해 봤다.


우주항공분야의 경우, 2023년 한 해 동안 상업용 우주 분야에 60억 위안의 민간 자본이 투입됐으며 신규 상업 항공우주 기업은 2만 2769개가 증가했다. 민간기업이 전체 항공우주 기업 중 82.4%를 차지하며 상업 우주 개발의 주역이 됐다. 2024년 중국 항공우주는 68회(상업 발사 26회 포함) 로켓 성공 발사라는 기록을 남겼다. 2024년 정부업무보고에서도 상업용 우주 비행을 국가의 ‘신성장 동력’으로 지정해 전략적 신흥 산업으로의 지위를 명확히 했다.


지속적으로 혁신의 속도를 높여 왔던 AI 분야는 최근 딥시크(深度求索, DeepSeek)를 대표로 하는 신흥 테크 기업들의 기술적 도약이 돋보인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가 작년 4월 발표한 ‘인공지능 지수(AIINDEX) 2024’ 보고서에서는 2023년 AI 민간 부문 투자액 순위는 미국이 672억 2000만 달러(약 93조 7000억 원)로 1위, 중국이 77억 60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며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를 기록하며 강력한 연구 개발 투자 증가세를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중국은 과학기술 분야에서 지속적 약진을 이어갈 수 있을까? 기술 혁신 경쟁력과 시장 점유율, 신제품 출시 등 지표로 측정되는 산업 경쟁력과는 다른 맥락이다. 과학기술의 혁신과 경쟁력은 특허와 해외 유명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으로 성과를 달성하더라도 자본의 회임주기가 길어서 자칫 시장에서 상업화로 연결되지 않으면 초기 투자는 대부분 매몰 비용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 우수 인재의 지속적 육성과 투자, 그리고 연구개발 지원 정책의 장기적 일관성을 유지한다는 것도 큰 도전 과제다. 중국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정책 패키지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연구자 구조 면에서, <2022년 중국 과학기술 인재발전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R&D 인력은 2013년부터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중급 이상 직함이나 박사 학위를 보유한 R&D 연구원 비중은 한국 및 일본 등 주요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은 수준인데, 중국 정부는 고급 인재 육성에 정책의 초점을 두고 해마다 석박사급 이공계 졸업생 숫자를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2022년 기준으로 중국 박사 후 연구자는 총 28만 명이 배출됐으며, 이 중 150명이 중국과학원·공학원 원사로 선정됐다.


한편 기초과학기술의 연구에서 연구자의 청년 인재의 비중과 역할을 확대, 즉 연구개발 인력의 연경화(年轻化, Rejuvenation)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은 혁신적인 접근으로 보인다. 중국 국가 자연과학기금위원회는 R&D 인력을 대상으로 청년과학기금, 우수 신진과학기금 등 프로젝트를 통해 자금 지원을 제공하고 있는데 2020년부터 2022년 사이 중국은 총 수만 개의 인재 양성 프로젝트를 지원했다. 여기에 정책적 지원도 뒷받침하고 있다. 중국 국무원은 <과학기술 인센티브 제도 개선에 관한 의견(關於完善科技激勵機制的意見)>을 발표하며, 청년 인재가 핵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메커니즘 구축을 명확히 했다. <중국 과학기술 인재 발전 보고서(中國科技人才發展報告)(2022)>에 따르면, 국가 중점 연구개발 계획 참여 인력 중 45세 이하 청년 비율이 76.3%를 차지해 연령 구조 개선이 뚜렷히 진행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새로움을 창출하는 것이 혁신이라면 연구개발인력의 연경화 추세는 경쟁력 제고에 매우 필요할 것이다.


한편 연구개발 지원정책의 규모 면에서 중국은 R&D와 과학기술 예산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으며, 특히 기초연구와 GDP 대비 투자 비중에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 중국이 달성한 과학기술 분야의 성과는 바로 이러한 정책적 노력 하에서 이룩한 것이다.


2025년 양회가 마무리된 지금, 중국은 국제 경제의 불확실성과 내부 구조적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에 있다. 과학기술 혁신이 이러한 도전 과제를 해결하는 핵심 수단이 될 것이며, ‘15차 5개년’ (2026~2030) 규획의 중요한 축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이 혁신을 지속 가능하게 발전시키는 전략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가 향후 글로벌 경제 및 기술 패권 경쟁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아닐까 한다. 


글 | 김준연, 한중과학기술협력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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