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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교류는 중한 관계의 중요한 토대


2019-10-23      

“나라 간의 사귐은 국민의 친밀함에 있다(國之交在於民相親).” 이 말처럼 인문 교류는 양국 관계 발전의 중요한 토대가 되며, 튼튼한 토대 위에서 양국 관계는 더욱 끈끈해질 수 있다. 중한 수교 27년 동안 인문 교류는 양국 관계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을 뿐 아니라, 양국 관계가 시험대에 올랐을 때에도 안정적이고 협력 상생의 방향으로 발전하는 데 지대한 공을 세웠다.

중한 관계가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는 가운데 조선반도 정세에도 중대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양국 관계의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발전을 위해서라도 인문 교류와 협력을 확대하여 인문 교류가 양국 관계 발전에 더 큰 기여를 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첫째, 인문 교류의 질적 성장을 꾀해야 한다. 현재 양국의 인문 교류는 거의 모든 영역을 아우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적 교류는 5년 전 이미 1000만명을 돌파했고, 매일 양국을 오가는 인구도 3만명에 이른다. 그러나 양적 성장에 비해 교류의 질은 눈에 띄게 향상되지 못했다. 서로에 대한 오해와 왜곡, 정보 부족 등의 상황이 전과 비교해 거의 나아지지 않았다. 따라서 앞으로 인문 교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는 이 같은 문제점에 관심을 기울이고 교류의 질적 수준을 높여 양국민의 진심이 서로 통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둘째, 양국의 사회문화 교류의 범위를 일반으로까지 확장해야 한다. 양국 간 교류는 그간 열악한 여건과 빈약한 기획력, 매칭 실패, 기회 부족 등으로 대부분 대도시나 연해 지역, 명문대, 국가 연구기관 등 소위 ‘엘리트 계층’을 위주로 이뤄져 왔다. 만약 인문 교류의 기회와 자원을 각 지방정부나 민간단체로 분산할 수 있다면 더욱 다양한 소재와 콘텐츠를 활용한 시도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결국 인문 교류의 기반 강화로 이어져 교류 사업에도 지속적인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다. 중국과 한국은 더 많은 지방정부와 민간단체가 양국의 사회문화 교류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 나서야 한다.

셋째, 인문 교류를 위한 제도적 틀을 정비해야 한다. 양국 관계에서 정치, 경제, 군사, 안보가 ‘하드’ 영역의 교류라면 인문 교류는 ‘소프트’ 영역의 교류라 할 수 있다. 인문 교류는 자체적인 특성으로 인해 양국의 왕래 과정에서 정치, 경제, 군사, 안보 등의 영향과 간섭을 받기 쉽다. 지난 20여 년 간의 중한 관계만 살펴봐도 지정학적 원인이나 무역 분쟁, 전략 안보 등을 둘러싼 서로의 이견 차로 인해 양국의 인문 교류가 부침을 겪거나 제약을 받았던 사례가 있다. 따라서 가급적 ‘하드’ 영역에서의 간섭과 영향을 줄이고 제도적 틀 안에서 원활한 인문 교류가 추진되도록 해야 한다.

넷째, 양국 관계에 대한 긍정적인 언론 보도에 신경을 써야 한다. 인터넷을 통한 보도 기술이 크게 발달하고 1인 미디어가 유행하는 시대에서는 돌발적으로 발생한 작은 사건이나 무심코 내뱉은 경솔한 언사 등 아주 사소하고 구체적인 부분까지 모두 초점의 대상이 된다. 여기에 각종 복잡한 요소가 개입하고 부풀려져 거대한 여론의 돌풍을 일으키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중한 간에도 한때 유사한 상황이 일어난 적이 있다. 손쉽게 해결될 수 있었던 작은 사건이나 문제들이 큰 사건과 문제로 비화되어 양국 인문 교류는 물론 양국 관계에도 악영향을 끼쳤었다. 중국과 한국은 지난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분쟁이나 갈등이 일어났을 때 보다 넓은 시각으로 양국 관계를 바라보고 구동존이(求同存異)의 정신을 가져야 한다. 또한 서로의 이견 차를 해소하고 부정적인 여론이 국민 감정을 해치지 않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글|퍄오광하이(朴光海),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 조선반도(한반도) 문제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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