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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융합 상용화, 얼마나 기다려야 되나?


2023-03-28      글|리스멍(李士萌)

최근 중국에서 절찬리에 상영된 영화 <유랑지구(流浪地球)2>에서 인류는 지구에 수만 개의 거대한 행성 엔진을 설치해 ‘유랑의 길’을 떠나려고 한다. 이 거대한 기계에 동력을 제공하는 것이 바로 핵융합이다.


“영화 속 돌을 연소시켜 핵융합을 추진하는 방안은 현실성이 없지만 인류가 지구를 벗어나거나 행성 간 여행을 하려면 지구에 현존하는 석유와 천연가스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핵융합 에너지가 꼭 필요하다.” 신아오(新奧)에너지연구원 핵융합기술연구개발센터 융합이론 수석과학자 셰화성(謝華生)은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는 핵융합은 미래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핵융합 에너지를 실현하기 위해 인류는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할까? 이 문제에 대한 답은 핵융합 성과가 쌓여가면서 조금씩 드러날 듯하다.


사진은 2021년 5월 28일에 중국과학원 허페이(合肥)물질과학연구원의 초전도 토카막 핵융합 실험 장비(EAST) 모습이다. 사진/IC


기술력, 임계점 돌파

셰화성은 오늘날 핵융합 기술은 새로운 진전의 임계점에 도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핵융합이란 두 개의 원자핵이 충돌해 새로운 원자핵이 생성되는 과정으로 보통 이 과정에서 질량이 줄어든다. 아인슈타인의 질량 에너지 등가 방정식에 따르면 줄어든 질량은 에너지의 형태로 방출되고 방출된 에너지는 보통 같은 질량의 물질이 화학반응을 일으켜 방출하는 에너지의 100만배에 달한다.”


핵융합은 태양 내부에서 매순간 일어나는 반응이다. 이론상으로 보면 핵융합발전이 상용화되면 기존의 다야만(大亞灣)원자력발전소 등으로 대표되는 핵분열발전소에 비해 사용할 수 있는 원료가 훨씬 많다. 또한 더 안전해서 핵원자로에 문제가 생기면 온도 통제를 통해 핵반응을 즉시 멈출 수 있다. 핵융합에너지는 화학에너지에 비해 청정, 저탄소, 고효율이다. 때문에 핵융합으로 생산된 에너지는 청정에너지의 ‘성배(聖杯)’에 비교된다.


하지만 ‘태양’을 통제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핵융합이 한 걸음 전진할 때마다 새로운 난제가 나타난다.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최근 5년 간 일부 자본이 끊임없이 핵융합에 나서고 있다. 미국핵융합공업협회 데이터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핵융합기업이 보고한 개인 기약 투자 총액은 47억 달러 이상이다.


셰화성은 자본이 이 분야로 몰리는 것은 탄소 배출 정점과 탄소 중립 목표 때문이라며, 인류가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하려면 신에너지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다른 한편으로 고온 초전도 자석(HTS magnet) 등 기술과 최근 물리 연구가 큰 성과를 거둬 투자자들이 핵융합기술의 희망을 봤기 때문이다.


셰화성은 지난해 12월 미국에너지부 산하 로런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LLNL) 국립점화시설(NIF)이 처음으로 핵융합 ‘점화’에 성공, 생산된 에너지가 투입된 에너지보다 많은 ‘순에너지 취득(Net energy gain)’을 실현했다며 이는 핵융합 연구에 역사적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연구 보고서도 레이저 점화 장치는 산출 에너지가 플러스되기 어렵다고 했기 때문에 이번 실험 결과는 예상을 뛰어넘은 성과이고, 핵융합 연구에 대한 확신이 부족했던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희망을 주었다. 중국의 핵융합 연구도 자극을 받았다. 이는 어떤 기술을 끈질기게 연구하면 의외의 기쁨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셰화성은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핵융합산업협회(FIA)의 2022년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핵융합 상용화 시기에 대한 기업들의 믿음이 강해지고 있다. 조사에 응답한 기업 중 93%가 2030년 전후로 핵융합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는 2021년 보고서의 83%보다 높은 수치다.


각국 각축 속에 중국, 비약적 발전

중국은 21세기 초부터 핵융합 발전에 박차를 가했다. 2006년 중국은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에 공식 참여했다. 이는 ‘세계 최대 핵융합 프로젝트’로 불린다. 셰화성은 “중국에게 ITER 참여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같은 해 ‘인공 태양’이라고 불리는 실험용 최첨단 초전도 토카막(EAST)이 건설됐다. 이는 중국이 자체 설계하고 연구개발한 국제 첫 초전도 토카막 장치다.


ITER은 많은 것이 관련되어 프로젝트 진행이 느리지만 중국의 핵융합 모색은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ITER에 가입한 십몇 년 동안 중국은 참여국 중 가장 빠르게 성장했다. 따라잡던 수준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다가 조금씩 선두에 나서고 있다.” 셰화성은 기자에게 개별 기술 중에는 세계 선두를 달리는 것도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예를 들어 2021년 12월 30일, EAST는 1,056초의 초 펄스 고 파라미터 플라즈마 운행에 성공했다.


전체적으로 말해서 중국은 주류 기술인 관성 밀폐와 자기 가둠 방식의 토카막 핵융합로 모두를 고루 실험하고 있다. 셰화성은 관성 밀폐 기술은 군사와 국방에 더 관련돼 있고, 펄스식 발전이기 때문에 정상 상태 방전을 이루기 어려워 상용화될 가능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미국은 관성 밀폐를 통해 ‘점화’에 성공했지만 192개의 강력한 레이저빔을 쏴서 핵융합한 원자핵이 3.15메가줄(MJ)의 에너지를 방출하는데 그쳤다. “3MJ은 대략 1kW로, 현재 전기료는 1kW에 2마오(毛, 약 38원)이다. 수만 달러를 들여 레이저빔을 쏴서 겨우 2마오에 팔았다는 말이다. 그리고 레이저빔은 한 번 쏘면 몇 시간 동안 냉각해야 해서 가성비가 너무 낮다.” 셰화성의 말이다.


그러니 정상 상태로 연속 운행되는 자기 가둠 핵융합이 주류가 됐고 그중 토카막 핵융합로가 대표적이다. 한국도 자기 가둠 방식의 토카막 핵융합로의 개척자로 발전 잠재력이 작지 않다. 셰화성은 중한 양국의 초전도 토카막 기술은 격차가 작다고 말했다. 그는 “이 분야에서 양국은 경쟁과 협력이 공존한다. 전체적으로 중국이 더 우위를 점하고 있고 개별 성과 면에서 한국의 토카막도 큰 진전을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핵심쟁점 해결해야 상용화 가능

셰화성은 현재 핵융합 기술에서 해결해야 하는 핵심 쟁점은 각각의 구속 방안이 아니라 핵융합 자체, 즉 과학, 공정, 상업 등의 가능성 면에서 균형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셰화성은 현재 물리학 측면에서 가장 쉬운 것은 듀테륨(중수소)-트리튬(삼중수소) 핵융합이지만 이 방안은 공정과 상업 측면에서 실현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중수소는 바닷물에 널리 분포돼 있고 매장량도 많지만 삼중수소는 자원이 유한하고 연 생산량이 몇 kg에서 수십 kg에 불과하며 주로 핵분열로에서 생산된다. 이런 생산량은 규모가 큰 핵융합 발전소 하나도 유지할 수 없다. 게다가 삼중수소는 반감기가 길고 방사능이 발생한다. 반응 후 생산물의 에너지는 대부분 고에너지 중성자를 갖고 있는데 이들 중성자는 장치를 파괴하기 쉽고 현재는 보호할 소재가 없다.


다른 방안 중 하나인 중수소-헬륨3은 원료 문제가 여전히 존재한다. 헬륨3은 지구에 매장량이 유한(달에 헬륨3이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하고 가격도 비싸다. 중수소-중수소 핵분열은 원료 부족 문제는 없지만 마찬가지로 장치 파괴 문제가 있다. 수소-붕소11은 상업화 면에서 비교적 이상적이고 원료도 충분하지만 유일한 단점이라면 반응이 발생하는 물리적인 조건이 너무 까다롭다는 것이다.


셰화성은 교착상태를 깨려면 공정과 물리 두 측면에서 동시에 손을 써 한편으로는 공정 기술 수준을 높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물리적 구속을 극한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어려움이 많지만 인터뷰이들은 모두 핵융합의 미래를 낙관했다. 핵융합 분야의 한 투자자는 기자에게 핵융합이 실현되는 방식은 한 가지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핵융합발전소 외에 자기미러장치, FRC(Field reversed configuration) 등 소형화, 저비용 방안도 발전 공간이 있다.


셰화성은 핵융합 국제회의에 참석하면 해외 참가자 대부분이 50~60대지만 중국은 청년들이 많다고 말했다. 한 대학교 박사과정에서 핵융합을 연구하는 학생도 기자에게 전공을 선택할 때 핵융합이 핵 관련 다른 분야보다 더 인기가 있다고 말했다.


셰화성은 “중국의 핵융합은 세계 선두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지만 오리지널 혁신 능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새로운 핵융합 방안을 제시해 코너 추월을 하고 세계를 리드할 수 있느냐 여부도 우리가 기대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글|리스멍(李士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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