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중국 외에서 빠르게 확산하면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1일 코로나19를 세계적 대유행, 즉 팬데믹으로 선언했다. 전 인류 공동의 적,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편견을 버리고 단결 협력하자고 호소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많이 나오고 있다. 얼마 전까지 중국이 ‘주전장’이었을 때 바이러스 명칭에서 방역 조치 및 사회제도에 이르기까지 중국이 사사건건 일부 서방 매체 및 정치가들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심지어 지금 유럽과 미국의 상황이 급변한 와중에도 그들은 중국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중국 ‘환구시보’는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정치학·국제관계학구 선임 연구원이자 중국통인 마틴 자크(Martin Jacques) 교수와 함께 서방인의 관점에서 이런 현상을 짚어봤다. 다음은 마틴 자크 교수와의 일문일답.
체제 문제 폭로? 중국 정부의 비상사태 대응 능력은 서방 정부를 훨씬 능가한다
환구시보: 일각에서는 코로나19가 각기 다른 정치제도에 대한 시험이라고 하기도 하고, 중국 체제를 비난하는 사람도 있다. ‘체제 문제’를 어떻게 보나?
마틴 자크: 서방은 코로나19 초기부터 중국을 많이 비판했고 지금도 그렇다. ‘중국이 큰 잘못을 저질렀다’느니 ‘정치제도의 반영’이라느니 하는 글들을 읽어 보면 알 수 있다. 이런 입장은 설득력을 잃고 있다. 왜냐하면 중국의 코로나19 대응 노력이 너무 효과적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입장이 깨닫지 못한 점이 있는데 첫째는 코로나19가 대규모의 감염병 발발이라는 점, 둘째는 초기에 중국은 이것이 뭔지 몰랐다는 점이다. 이는 인류가 접해보지 못한 새로운 바이러스지 않나. 물론 중국이 초기 대응에서 잘못하기는 했다. 하지만 우리는 이것이 아무도 알지 못하는 새로운 바이러스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중국이 (실험실) 흰쥐라고 할 수 있다. 중국 때문에 그들은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가 뭔지를 알았고 그래서 처음부터 다시 할 필요가 없었다.
코로나19가 얼마나 위험한지 중국 정부가 깨닫고 나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착수한 후 중국은 이 사태에 대응하는 교과서급 처리 방식을 제공했다. 나는 중국 정부의 비상사태 대응 능력이 다른 모든 서방 정부를 훨씬 능가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류의 중대한 도전을 처리하는 부분에서 중국의 제도나 정부가 다른 국가 정부보다 우월하다. 원인은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는데 첫째는 중국 정부가 매우 효과적인 기구여서 전략적 사고를 진행해 사회를 동원할 수 있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중국인들이 이런 문제에서 정부가 리더 역할을 하길 바라고, 그 지도를 따르기 때문이다.
우리는 코로나19가 새로운 바이러스라는 걸 기억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은 잘못을 저지르기 일쑤다. 대다수의 서방 국가들, 아마 모든 서방 국가들이 현재 일어난 상황에 대해 준비가 부족할 것이다. 중국의 경험이 그들에게 많은 것을 제공했다고 할지라도 그들은 너무 늦었고 감염자 숫자를 너무 과소평가했다.
환구시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등 일부 정치가들이 코로나19를 정치화하고 중국의 정치제도와 공산당의 리더십을 공격했다. 어떻게 생각하나?
마틴 자크: 부끄럽다! 너무 떳떳하지 못하다. 중국에 나타난 심각한 의료 건강 위기에 대해 동정심이라곤 하나도 없는 것이 서방 정치가와 매체의 반응이다. 그들은 코로나 사태를 중국을 공격하는 큰 몽둥이로 사용하고 있다. 그들이 이렇게 하는 동시에 명시적이나 암묵적으로 중국인에 대한 인종주의를 독려하는 것은 중국에 있는 중국인에 대한 것만이 아니고 해외에 있는 중국인도 포함한다. 따라서 중국은 이런 부분에서 힘든 시기를 겪었다. 영국 매체에는 이런 류의 칼럼이 많은데 그들은 코로나19를 중국 정부를 비난하는 수단으로만 삼고 있다.
이런 견해는 갈수록 곤경에 빠지고 있다. 원인은 두 가지가 있는데 첫째, 중국이 날로 효과적이고 인상적인 방식으로 코로나19에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WHO도 중국의 기여를 크게 칭찬했다. 중국은 사태를 통제한 듯 보인다. 둘째, 서방의 현재 형세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그들이 어떻게 관리하는지 보고 있지만 현재의 상황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우리는 너무 늦고 위험을 보지 못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는 단지 중국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들이 중국을 비난하는 것을 멈추기 시작했는데 중국으로부터 배워야 한다는 점도 인정해야 한다.
바이러스를 ‘중국이 만들었다’? 그들은 중국을 반대할 수 있는 모든 카드를 다 써먹는다
환구시보: 얼마 전 월스트리트의 한 칼럼에서 중국은 ‘진정한 아시아 병자’라고 표현했다. 일부 유럽 매체는 바이러스를 ‘중국이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왜 이런 주장이 나타났다고 생각하나?
마틴 자크: 질병을 인종 및 민족과 연결하는 것은 아주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에이즈가 대표적인 예다. 에이즈는 동성연애자와 아프리카인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여겨져 동성애 질병으로 불린다. 이런 류의 일은 많아서 결코 신선하지 않다. 불행히도 일부 매체들이 이런 것들을 양성, 육성하고 장려하니 당연히 사람들이 공포를 느낀다.
그 밖에 강조하고 싶은 것은 2016년을 전후해 서방의 중국에 대한 견해에 전환이 발생해 더욱 소극적으로 변했다는 점이다. 전체적으로 대략 2000년부터 2010-2012년까지 한동안은 중국을 대하는 서방의 태도가 중국의 경제 성장, 수억 명을 가난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 등으로 인해 더욱 동정적으로 변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 정서가 모두 변했다. 왜겠나? 아주 복잡하다. 서방은 현재 깊은 자기 회의에 빠진 것 같다. 왜냐하면 금융위기에서 진정하게 회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재 사람들은 중국이 굴기하고 있음을 인식했을 뿐 아니라 중국의 굴기가 오래 지속되고, 장기간일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 무대에서 막강한 게이머가 될 것이다. 사실적으로 이미 그렇게 됐다. 따라서 서방이 중국을 대하는 태도가 더욱 엄격해졌고 더욱 까다로워져서 중국을 반대할 수 있는 모든 카드를 다 써먹는 것이다.
환구시보: WHO가 중국이 취한 조치를 칭찬했다고 언급했는데 혹자는 중국과 WHO의 관계에 의구심을 표하며 이런 찬사가 중국의 압력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마틴 자크: 서방 일각은 WHO가 중국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동정하는 것에 화를 낸다. 그들은 WHO와 중국이 너무 가깝다고 비난한다. 당신은 누구를 지지하겠나? WHO인가 트럼프 같은 사람인가? 나는 WHO를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자신이 뭘 해야 할지,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세계 각국, 특히 개도국과 소통해야 한다. 그들은 총체적으로 말하면 중국이 이런 문제를 선진국보다 더 많이 이해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 사실은 세계 각지의 보건 문제를 처리하는 방면에서 중국이 매우 중요할 것이고 보건시설과 의료 보건을 개선 방면에서도 아주 좋은 기록이 있다.
코로나19가 ‘중국의 문제’? 지금은 아니다
환구시보: 공중보건 시스템 구축이나 도시 관리와 국제 협력 방면에서 이번 코로나 사태가 세계에 어떤 경험과 교훈을 줄 수 있나?
마틴 자크: 최대의 교훈은 질병엔 국경이 없고, 바이러스는 어디든지 갈 수 있다는 걸 알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처음에 일부 사람들의 반응은 이것이 ‘중국 병’이라는 것이었는데 이는 완전히 허튼소리다. 바이러스가 세계 각국에 전파되면서 우리는 우리가 한 배에 탔음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서로 배워야 한다. 이는 중요한 인도주의 문제 중 하나다. 우리는 모두 사람이다. 우리는 같은 문제가 있다. 우리는 모두 병에 걸릴 것이다. 우리는 마찬가지로 병에 걸리는 걸 두려워한다. 그래서 이는 본질적으로 정치적인 문제가 아닌 것이다. 이는 인도주의 문제인 만큼 공조, 협업과 한 마음으로 한 뜻으로 협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초기에 중국을 공격한 후 이제 사람들은 우리가 중국으로부터 배워야 한다고 한다. 그들이 뭘 했는지를 봐라, 격리의 경우 그들이 어떻게 사태를 통제했는지 봐라.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서로 배워야 한다. 최근까지 코로나19가 기본적으로는 ‘중국의 문제’로 간주되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바이러스는 이미 모든 곳으로 확산했다. 이 유행병은 세계를 하나로 뭉치게 할 가능성이 크다. 이것이 내가 코로나19에 대해 할 수 있는 가장 낙관적인 코멘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