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  >> 정치 >> 본문

‘바이러스 흑역사’: 미국 생물학 실험실 포트 데트릭의 민낯 폭로


2020-07-25      

  

3월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미국 전역 여러 곳에서 발발하면서 미국 메릴랜드주 포트 데트릭(Fort Detrick) 육군전염병의학연구소(USAMRIID)가 운행을 전격 재개했다. 특기할 만한 일은 코로나19 발생 전인 작년 8월 역사상 온갖 악행으로 얼룩진 이 실험실이 돌연 폐쇄됐다는 점이다. 

  

과거 미군의 생물학전 연구기지였던 포트 데트릭 실험실은 20세기 중반 수많은 이들의 피로 얼룩진 일본군731부대의 세균전 자료를 접수했을 뿐 아니라 다양한 살상 생물무기(BWA·인체에 유해한 미생물이나 독소를 전파해 사람과 동식물을 살상하는 무기) 연구 보관했고, 심지어 ‘세뇌(Brainwashing) 수술’을 자행하기도 했다. 

  

지금까지도 악명이 자자한 ‘어둠의 실험실’을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 졸리는 사람한테 베개를 가져다줘 

  

1942년 초 태평양 전쟁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던 미국이 전세를 되돌리기 위해 ‘둘리틀 공습(Doolittle Raid)’ 작전을 감행해 최초로 일본 본토를 폭격, 진주만의 수치를 씻었다. 

  

재팬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본토가 폭격 당한 일본군은 모든 가능한 방식으로 미군에 반격하려고 했다. 그 중에는 우역 바이러스를 넣은 열기구를 상공에 띄워 기류를 따라 열기구가 바다를 건너가도록 해 미국 본토를 직접 타격하는 계획도 있었다. 하지만 미국의 파괴적 보복을 두려워한 나머지 일본군은 결국 계획을 접었다. 

  

일본군이 미국 본토에서 생물학전을 일으킬 광기 넘치는 생각을 일시적으로 단념하긴 했으나 일본군의 생물학 무기 연구는 중단되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 칼럼은 관동군 방역 급수부 본부, 즉 악명 높은 일본군 731부대는 중국 동부에서 인체실험을 포함한 각종 생물학전과 세균전 연구를 자행했고, 중국 전쟁터에서 생물 폭탄을 투하했다고 밝혔다. 폭탄 중에는 콜레라균을 감염시키는 파리도 있어 수많은 사람들이 병균에 감염됐다. 

일본군이 자행한 세균전에 화들짝 놀란 미국은 적국과 한통속이 되는 선택했다. 

  

현지 시찰 미군은 메릴랜드주에 폐기된 데트릭 공항을 ‘미국판 731’ 주둔지로 점찍었다. 이곳은 외진 곳에 있어 세상과 단절된데다 워싱턴시티나 미국 화학전 연구소 엣지우드 병기창(Edgewood Arsenal)과도 멀지 않아 지리적으로 편리했다. 물론 80년의 발전을 거쳐 지금의 데트릭은 이제 더 이상 당시처럼 황량하진 않다.  

  

1943년, 데트릭 공항이 운영을 중단했다. 같은 해 연방정부는 공항 주변의 많은 땅을 사들여 이를 캠프 데트릭(Camp Detrick)으로 개칭했다. 대규모 토목 공사가 진행된 후 미국 육군생물학전연구소(USBWL)가 위용을 드러냈다. 

  

데트릭은 2차 세계대전 기간 미국 생물학전의 연구센터로 활약했다. 

  

미국 공영라디오방송(NPR)은 2차 세계대전 기간 데트릭에는 총 4개의 생물제제 생산 공장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1944년, 육군 생물학전실험실이 모의 테스트를 마친 후 미군은 100만개의 탄저균 폭탄을 생산할 준비를 했다. 미국의 가장 중요한 생물학 무기로 꼽히는 탄저균은 치사율이 비교적 높다. 하지만 이듬해 2차 세계대전이 종식되면서 미군은 이 주문을 취소했다. 2차 세계대전이 종식되었으므로 미군은 더 이상 생물학 무기 같은 ‘대량 살상무기’가 시급하지 않았던 것(미국은 더 큰 살상무기인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 하지만 미군은 이 분야에서의 야심을 꺾은 적이 없다. 

  

때마침 칼까지 쥐어준 이가 있었다. 그는 바로 대량의 자료를 움켜쥐고 전후 심판에서 도망치려던 일본군731부대 두목 이시이 시로(石井四郎)였다. 

미국 외교 전문지 내셔널 인터레스트(The National Interest) 사형을 면하기 위해 이시이 시로는 미군과 거래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생체 실험을 통해 얻은 모든 연구 데이터와 자신 및 수하 과학자들의 전쟁 범죄 기소면제를 맞바꾸었다. 

  

미군 생물학 무기 프로그램의 책임자는 생물학전 관련 731부대의 연구 데이터는 “절대적으로 가치를 매길 수 없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시이 시로의 연구자료를 손에 넣은 후 데트릭 육군 생물전실험실은 빠르게 발전했다. NPR은 보도에서 1950년대 생물무기 계획은 펜타곤(국방부)의 최고 기밀 프로젝트 중 하나이며, 이 프로젝트의 중점은 적군 및 동식물에 대응할 수 있는 생물제제를 개발하는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 광기 들린 생물무기 연구 

  

1956년 캠프 데트릭은 연방정부로부터 최초로 평화 시기에 생물 연구를 하는 영구성 R&D시설로 지정되면서 포트 데트릭(Fort Detrick)으로 개칭됐다. 이 시설의 임무는 생물학 연구를 계속해 미국의 생물학전 수준이 세계 선두 위상을 유지하도록 하는 데 있었다.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미군은 포트 데트릭에서 일련의 끔찍한 실험을 저질렀다. 생물학전 계획 중에서 미군이 항공기 혹은 헬리콥터를 통해 황열병 바이러스를 주입한 모기를 방출해 적국을 공격하는 실험을 예로 들 수 있다. 자료에서 포트 데트릭은 당시 매월 황열병 바이러스를 가진 모기 50만마리를 생산할 수 있었다. 하지만 미군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이 숫자를 매월1억3천만 마리로 높이려고 계획했다. 

  

‘틈만 있으면 파고드는’ 모기를 무기로 삼은 것 외에 포트 데트릭은 작물이나 나무를 파괴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병원체도 많이 연구했다. 심지어 여러 종류의 생물독소를 만들어 뉴욕 등 본국의 인구 밀집 대도시에서 모의 작전실험을 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가 폭로한 바에 따르면 1975년 미국 국방부의 엔지니어 Charles Senseney는 자신이 포트 데트릭 육군 실험실에서 뉴욕에 대한 ‘취약성 연구’에 참가한 적이 있다면서 해당 연구는 생물학전의 위험성을 테스트하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뉴욕 프로젝트는 포트 데트릭의 많은 실험 빙산의 일각이다. Charles Sensene는 건물의 급수 시스템에 생물무기를 투입한 후 해당 건물 주민의 사망 혹은 치사, 불구가 되는 속도를 시험하기 위해 포트 데트릭의 직원들과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비밀리에 수도 워싱턴DC 건물 한 동의 급수 시스템에 유색 염료를 투입하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와 동시에 포트 데트릭은 약물을 이용해 인간 세뇌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다. 미국 정치 뉴스 웹사이트 Politico는 작년 9월 CIA는 1950년대 포트 데트릭에서 세뇌 연구를 했으며, CIA 비밀행동국 책임자 앨런 덜레스(Allen Dulles)는 이를 ‘파랑새(Bluebird)로 명명했다고 폭로했다. 

  

1951년 앨런 덜레스는 화학자 시드니 고틀리브(Sidney Gottlieb)를 초빙해 세뇌 프로젝트 연구를 했다. ‘Poisoner in Chief: Sidney Gottlieb and the CIA Search for Mind Contro’의 저자 Stephen Kinzer 고틀리브를 ‘미국의 요제프 멩겔레(Josef Mengele)’로 불렀다. 요제프 멩겔레는 악명 높은 아우슈비츠 수용소 ‘의사’다. 고틀리브는 각종 정신약물을 조합해 전기 충격과 접목해 비밀 구치소의 죄수를 대상으로 세뇌 실험을 했다. 

  

Politico는 보도를 통해 1954년 켄터키주의 한 유대인 의사는 격리시킨 7명의 흑인 죄수에게 77일 연속 ‘2배, 3배, 4배’ 용량의 환각제를 주사했고, 아무도 피해자들의 행방을 알지 못하며, 그들조차도 자신이 ‘참여한’ CIA 프로젝트에 대해 아무 것도 알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미국정부가 인간을 대상으로 진행한 가공할 만한 실험”이라고 Politico는 적었다. 하지만 1973년 포트 데트릭과 CIA 세뇌 프로젝트와 관련된 대부분의 기록은 소각되었다. 

  

 

 

■ 은폐된 사망 진상 

  

포트 데트릭에서 각종 무자비한 실험이 자행된 동시에 실험실 안팎에서 사고가 빈발했다. 오염물 유출, 동물 사망, 직원들의 변사, 인근 주민 암 발병……일련의 사건에 미국 국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뉴욕타임스는 1975년9월20일과 21일 연속 두 편의 보도를 통해 미국 육군이 과거 포트 데트릭에서 일하던 근로자 세 명의 사망 원인을 은폐했으며, 이들 세 사람은 모두 1950년대와 60년대에 비명횡사했다고 밝혔다. 

  

미생물학자 William A. Boyles 의 딸은 그의 부친이 생전에 포트 데트릭에서 일했고 1951년에 ‘희귀병’으로 숨졌다고 하소연했다. 갓 발병했을 때 육군 군의관은 그를 보통 감기로 진단했다. 하지만 증세가 악화되면서 육군 병원은 그의 치료를 거부했고, 그는 현지 병원에 입원했다가 얼마 후 혼수상태에 빠졌고, 급기야 숨을 거두었다. 

  

미군은 1975년7월에서야 이를 인정하고 William A. Boyles의 정확한 사인은 탄저병이라면서 군 당국이 앞서 그의 사망 증명서를 위조해 사망 원인을 ‘위궤양과 출혈을 동반한 기관지 폐렴’이라고 적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미군은 포트 데트릭에서 일했던 다른 근로자 명의 사인을 은폐했다는 것도 인정했다. 전기공과 동물 관리원이었던 이들은 1958년7월5일과 1964년10월10일 사망했다. 군 당국은 그들의 사인을 ‘희귀병’이라고 판정했다. 

  

전기공의 정확한 사인도 탄저병이었다. 하지만 미 군당국은 당시 그의 사인을 ‘직업성 호흡기 질병’이라고 주장했다. 동물관리원의 정확한 사인은 볼리비아 유행성 출혈열이었다. 하지만 그의 사망 증명서에는 정확한 사인을 ‘병인 미확정 바이러스성 뇌염’으로 적었다. 

  

포트 데트릭에 근무한 직원 살아 있을 특종을 대량 발표한 이들도 있었다. 그들은 실험실 안 생물무기의 살상력은 가히 놀랍다고 직언했다. 뉴욕타임스는 1988년 보도에서 빌 패트릭은 포트 데트릭의 고위직 직원으로 세균전 연구를 책임지고 있었고, 팀의 업무를 감독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군 당국이 외진 지역에서 비밀리에 살상용 세균을 실험할 때 그 자신은 늘 현장에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1968년 전 하와이 서남에서 1000km 떨어진 해상으로 가서 세균 무기 실험을 관측했는데 이때 미군이 출동시킨 전투기는 포트 데트릭이 만든 세균무기를 바지선에 투척했다고 말했다. 바지선에는 수백 마리의 붉은털원숭이(Macaca mulatta)와 기니 피그들이 많이 있었는데 세균무기 공격을 당한 후 이들 중 절반이 죽었다.  

  

잇단 생물무기 유출 사망 사건으로 전미 여론이 발칵 뒤집혔다. 중압감 속에서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은 1969년 생물무기 연구를 중단하고 현재 생물무기를 소각하라고 명령하고, 미국 내에서 ‘공격용 생물무기 연구’를 금지시켰다. 이로써 포트 데트릭의 연구 중점은 ‘방어용 생물무기 연구’로 전환되었다. 

  

하지만 미군 내부의 비난 인사들은 ‘공격용’과 ‘방어용’ 생물무기 연구는 사실상 같은 개념이라고 지적했다. 민간의 반대 목소리도 수그러들지 않았다.  

  

항의가 잇따르자 미국 정부는 마지 못해 ‘양보’했다. 뉴욕타임스의 1971년10월 보도에 따르면 같은 달 19일 포트 데트릭을 방문한 닉슨 대통령은 육군 생물학전 연구센터를 암 연구센터로 전환한다고 선언했다. 

  

미국 연방정부 내의 전문가들은 조치를 반겼다. 그들은 이미 화학무기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국가가 있어 생물무기는 무용지물이라고 생각했다. 닉슨이 ‘쇼잉’을 하고 있다고 의구심을 품는 애널리스트도 있었다. 그들은 그가 이렇게 하는 것은 단지 ‘생물무기 종결자’라는 자신의 이미지를 만들려는 수작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편 미군 생물무기 연구와 개발 업무는 실질적으로 바뀌지 않았다. 

  

 

 

■ 논란 계속, 주변 주민 암 발병 잇달아 

  

뉴욕타임스의 1988년 칼럼은 닉슨 대통령이 포트 데트릭을 암 연구센터로 전환한다고 선언한 후에도 과학자들은 여전히 이곳에서 이른바 ‘의학방어 B.W.연구’에 참여했고, 미군에 대응하는 모든 세균무기에 사용되는 백신이나 해독제를 연구, 개발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펜타곤은 이에 대해 생물학전을 발동하는 치명적인 질병에 여러 가지가 사용되었을 것이라고 확인했다. 그들은 모두 포트 데트릭 연구 명단에 처음 열거된 것들로 그 중에는 리프트 계곡열(RVF), 탄저열, 출혈열 등도 포함됐다. 

  

“이를 위해 우리는 독특한 의학 방어 연구에 종사하고 있다.” 육군 전염병연구소 소장 Richard Barquist 대령은 이같이 말했다. 

  

특기할 만한 일은 ‘방어용’ 연구로 전환된 뒤에도 포트 데트릭에서는 여러 차례의 오염물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포트 데트릭의 직원이 매일 출근할 때 ‘사신과 사투를 벌여야’ 했을 뿐 아니라 실험실 주변 주민들도 ‘요절’했다. 

  

뉴욕타임스는 1988년 칼럼을 통해 미국 상원이 18개월에 걸친 심사에서 펜타곤의 화학과 생물무기 방어 조치에 관한 안전 절차에 ‘심각한 결함’이 있음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상원은 보고서에서 백신과 치료제, 설비에 대한 국방부의 연구에서 ‘규정 제도가 비합리적이고 안전조치가 느슨하며 안전조치 통제 불능 등 문제가 1980년 이후 5배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포트 데트릭에서 발생한 생물 연구 관련 사고를 예로 들었는데 이 중에는 화재와 제제 유출 등도 포함됐다. 

  

2001년 전미를 공포로 몰아넣은 탄저균 테러 사건 후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포트 데트릭 생물 실험실 관계자를 용의자로 지목했다. 이 사고로 22명이 감염됐다. 그 중에서 5명이 숨졌다. 이로 인해 2만명의 미국인이 항생제를 복용해야 했고 실험실 명성은 추락했다. 

  

2014년 실험실 피폭으로 최소 37건의 방호복 파열이나 천공 사고가 발생했다. 크고 작은 사건이 잇따르면서 포트 데트릭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불안에 떨었다. 

  

‘볼티모어 선(Baltimore Sun)’이 2011년 발표한 소식에 따르면 수십 년간 포트 데트릭 인근에 사는 주민들은 실험실이 자신의 건강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을 추측하고 있지만 미군은 이에 대해 육군이 이미 4000t의 오염 토양을 제거했고 지하에 누출방지층을 깔았으므로 주민의 안전 걱정은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과거 20년간 해당 지역 암 발병율을 연구해 온 메릴랜드주 보건관료도 오염물 농도 초과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현지 주민의 암 발병율도 평균 수준보다 월등히 높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목사 상인인 Randy White는 메릴랜드주의 암 등록시스템이 불완전할 뿐만 아니라 구식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자신에게 두 딸이 있는데 한 명은 30살 때 뇌암으로 사망했고, 다른 한 명도 뱃속에 종양이 자라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전처는 2011년11월 신장 세포암으로 죽었고, 그의 모친도 2011년9월 흑색종으로 확진 받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의사는 그에게 그녀들의 증상은 주위 환경으로 인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승복할 수 없었던 Randy White는 유행병학자와 병리학자를 고용해 포트 데트릭 인근의 공기, 토양 및 물의 오염 상황을 검사했다. 이외에도 그는 주민들에게 각자의 건강력을 묻고 그들의 혈액에서 독소함량을 측정했다. 검사 결과 포트 데트릭 인근 지역에는 오염물 유출 상황이 확실히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볼티모어 선’은 칼럼을 통해 포트 데트릭 기지 서쪽의 161ha에 달하는 B구는 실험실 설비와 자료 폐기 장소로 쓰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환경보호청은 이에 대해 포트 데트릭 인근 토양에서 확실하게 유독물질이 발견되었으며, 발암물질로 알려진 TCE와 PCE가 가장 높은 농도로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포트 데트릭 인근의 지하수에서도 발암물질 TCE와 PCE가 검출됐다. 1992년 메릴랜드주 정부 관료는 B구 밖에 있는 4가구의 식수에서 정상치를 초과한 TCE를 검출했다. 

  

관련 증거를 수집한 Randy White는 2010년 포트 데트릭 인근 100여 명의 주민들과 합동 소송을 내고 연방정부에 포트 데트릭 오염물 유출로 인해 건강을 해친 주민들에게 배상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메릴랜드주의 지방 법원은 2016년 소송 요구를 기각하면서 법원은 이 사건을 관할할 권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2017년 미국 연방 상소법원도 이 사건을 재심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사건은 흐지부지 종결되었고 ‘요절’한 주민 및 그 가족들은 억울함을 풀 길이 막막해졌다. 

  

올해 3월 1995년부터 1998년까지 포트 데트릭 실험실에서 주임으로 일했던 미국 육군 퇴역 대령 David Frantz ‘세균: 생물학적 무기와 미국의 비밀 전쟁(Germs: Biological Weapons and America's Secret War)’을 집필한 작가 주디스 밀러(Judith Miller) City Journal에 발표한 공동 기고문을 통해 자금이 부족하고, 펜타곤의 중시를 받지 못하며, 문외한이 전문가를 이끌고, 인심이 흩어지는 등 실험실 관리 부실을 직언했다. 

  

2016년 미국 국방부 감찰장 사무실이 발표한 군사 생물연구 관련 기업 감사 보고서에서도 “대중의 건강과 안전이 위험 속에 있다”고 지적하고 이는 이들 실험실이 “검증되지 않은 연구 방안을 사용하고, 정기적인 검사가 부족하며, 심지어 검사를 받지 않아 명확하지만 국방부에 의해 시정되지 않은 결함과 빈틈” 등의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돌연 폐쇄했다 다시 재개 

  

상술한 위험들이 존재하고 인근 주민들이 오염물 유출에 의혹을 제기함에도 불구하고 포트 데트릭은 대대적인 증축에 들어갔다. 세계적인 과학 저널 네이처는 2006년8월 칼럼을 통해 연방정부는 포트 데트릭의 기존 시설을 수리해 새로운 ‘생물방어 연구 복합건물’을 건설할 계획이며, 새 시설에는 생물안전 최고 등급으로 운영되는 실험실이 포함되고 이들 실험실은 가장 치명적인 병원체를 처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는 많은 실험실은 주위 지역사회에 대한 위협만 증가시킬 뿐이라며 “실험실에서 병원체가 유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따른 반대자는 증축은 다른 나라로 하여금 미국이 공격용 생물무기를 연구하려 한다는 의혹을 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포트 데트릭의 증축 계획은 2008년 순조롭게 완성됐다. 하지만 증축을 마친 후 얼마 지나지 않은2019년8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돌연 포트 데트릭에 폐쇄 명령을 내렸다. 

  

포트 데트릭의 미국 육군 전염병의학연구소는 이와 관련, 성명을 발표하고 해당 시설의 에볼라 바이러스 등 위험 미생물 연구는 현재 잠정 중단 상태에 있다고 밝혔다.  

  

미국 군사 분야 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 Military.com의 보도에 따르면 폐수 제거 정화 시스템 고장은 미국 CDC의 검사에서도 발견됐다. CDC는 포트 데트릭 안의 직원들이 여러 번 안전조작 가이드라인을 버젓이 위반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가령 생물위해성 폐기물 제거 시 업무자들은 고압멸균실의 문을 열어놓고 작업해 오염된 공기가 고압멸균실로 들어가는 위험성을 늘렸다. 고압멸균실 내에서 업무자들은 심지어 보호장구도 착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포트 데트릭은 이를 철저히 중단시키지 않았다. Military.com의 2019년11월자 보도에 따르면 미국 육군 전염병연구소는 같은 달 포트 데트릭의 일부 시설을 재개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연구소 책임자인 Darrin Cox 대령은CDC가 지적한 안전 규정제도 미준수 문제는 모두 해결했다고 강조했다.  

  

수개월 코로나19가 전 세계 여러 곳에서 발발했다. 미국도 화를 면하지는 못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20년3월 보도에 따르면 최근 년간 SARS 바이러스를 비롯해 지카바이러스, 에볼라 바이러스 백신을 연구했던 포트 데트릭은 또 중임을 맡았고, CDC의 최종 실사를 통과한 후 3월27일부터 전격 운영을 재개했으며, 연방정부의 9억 달러 규모의 지원을 받아 코로나19 바이러스 백신을 연구하고 있다. 역사상 다양한 대량살상 생물무기를 연구했던 비밀 실험실은 현재 미국이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싸우는 전선이 되었다…… 

 

 

원문출처:펑파이신문(澎湃新聞)

  

240

< >
2020小长_副本.jpg

평생교육, 중한 교류협력의 ‘신세계’

교육 사업에 있어 ‘평생교육’ 혹은 ‘계속 교육’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읽기 원문>>

한국에서 온 코로나19 퇴치 자원봉사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습격 이후에도 중국에서 거주 중인 외국인 다수가 중국에서 머무는 것을 선택했다.

읽기 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