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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베이징(北京)과 국제적 요소가 융합된 우다오잉(五道營) 후퉁(胡同)


2023-07-05      글|위안수(袁舒)


카페 2층 테라스에서 내려다본 후통 모습 사진/왕중이(王衆一)


우다오잉에는 옛 베이징의 사람 사는 정취, 이국적인 분위기, 문예적인 감성, 종교적 색채 등등의 요소가 632m 길이의 후퉁에 응축돼 한걸음 한걸음 놀라움을 자아낸다.


‘42취(區)’라는 아메리칸 레스토랑 입구에서 드레드락 머리를 한 젊은이가 친구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위안수


랜덤박스 여는 듯한 후퉁 체험

이곳을 거닐면 마치 랜덤박스를 여는 것만 같다. 무엇을 발견하게 될지, 어떤 가게에 들어가게 될지 영원히 예측할 수 없다. 100년 이상의 비바람에 얼룩진 붉은 문 옆은 유럽풍 복고 액세서리 가게다. 외관이 전부 유리창으로 된 미니멀한 카페 옆에는 고풍스러운 치파오(旗袍) 상점이 있고, 대련(對聯, 상서로운 글을 적은 종이를 대문에 붙여놓는 것)이 붙어있는 별볼일 없어 보이는 빨간 철문 안으로 들어가면 힙합청년들이 모여 있는 록바가 펼쳐진다. 펑크 차림의 젊은 남녀 몇 명이 후카바에서 걸어 나오고 옆집의 베이징 할아버지가 새장을 들고 산책할 준비를 한다. 마치 여러 개의 작은 세계가 교차하는 것 같은 강렬한 대비는 사람을 깜짝 놀라게 하지만 모든 것이 자연스레 일어난다.


비록 짧은 600여 m의 길이지만  우다오잉의 ‘언박싱 방법’은 단조롭지 않다. 서울의 인사동과 익선동 일대와 비슷한 이곳은 독립 디자이너들이 디자인한 액세서리 가게, 서점, 잡화점, 옷 가게, 장난감 상점이 있고, 트렌디하고 ‘샤오중(小衆)’ 상점들이 베이징 전체를 넘어 중국 각지의 문예청년들이 ‘성지 순례’를 오게끔 이끌고 있다. 이곳은 예술, 창의, 개성과 상상이 넘쳐나며, 다양한 나라와 지역, 문화전통의 사람들이 모여 있어 머릿 속 캔버스가 천마행공(天馬行空, 구애 없이 호방하다)으로 가득해진다.


자전거 대회 ‘치지둥청(騎跡東城)’의 선수들이 우다오잉 후퉁을 지나고 있다. 사진/ VCG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모여드는 후퉁

특색있는 바와 카페, 레스토랑 방문 역시 훌륭한 선택이다. 넘쳐나는 이국적인 분위기 역시 우다오잉의 가장 큰 특징이다. 많은 외국인들이 베이징의 후퉁문화에 매료됐고, 우다오잉에 진출한 투자자들 중에는 외국인도 적지 않다. 밤에 불이 켜진 술집 앞은 마치 서울 홍대 상권의 골목길을 방불케 하며, 정통 스페인 레스토랑과 멕시코 음식은 인근에 거주하는 외국인들도 집에 돌아가는 것을 잊게 한다. 우다오잉에서는 늘 외국인을 볼 수 있다. 커다란 배낭을 메고 썬캡을 쓴 여유로운 관광객들이 여러 가게에서 자주 발걸음을 멈춘다. 근처에 사는 외국인들은 햇볕이 쨍쨍한 오후에 카페 테라스에서 커피를 마신다.


하지만 외국인 관광객의 얼굴은 한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우다오잉에서 보기 힘들어졌고, 그 사이 많은 상점들이 경영위기에 빠졌다. 이들을 지탱해준 것은 후퉁 특유의 경영 모델이었다. 2020년부터 우다오잉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는 류즈빈(劉子斌)은 “그동안 많이 힘들었지만 다행히 집주인이 3개월간 월세를 유예해줘서 잘 버텼다”며 “이곳에는 많은 건물주와 상점 주인들이 모두 좋은 친구로 함께 어려움을 극복했다”고 회상했다. 우다오잉이 다른 상업지구와 차별화되는 이유 중 하나로, 이곳에서 가게를 하는 젊은이들은 돈을 얼마나 벌지는 신경쓰지 않을지 몰라도 친구들과 함께 꿈을 이루려고 하는 이가 많다. “이곳에 가게를 차린 주인은 현지인이 많기 때문에 자신의 취향과 꿈을 경영철학에 더 잘 녹여냈다. 우리 같은 베이징 젊은이들은 10대 시절에 난뤄구샹이나 허우하이(後海)에서 자신의 술집을 차리는 것을 매우 동경하고 아주 멋진 일로 여겼다. 때문에 코로나19 상황이라 하더라도 당초의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서 가게를 열었다. 그래서 보면, 이 거리에는 식당이든 카페든 체인점이 없고 전부 뜻있는 사장들이 공들여 만들어낸 ‘꿈’의 공간이다.” 류즈빈의 말이다.  

글|위안수(袁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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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독서의 날, 2023 서울국제도서전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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