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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황금기 맞은 중국의 e스포츠


인민화보

2019-04-01      인민화보

2018년 11월 3일, 한국 인천에서 열린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2018’ 결승전에서 중국의 IG팀이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 VCG

2018년, 중국 e스포츠(Electronic Sports)는 화려한 한 해를 보냈다.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 시범종목으로 채택됐고, 시범 경기에서는 중국 대표팀이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를 획득했다. 2018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에선 중국 리그 오브 레전드 LPL리그의 IG(Invictus Gaming)팀이 3대0으로 유럽의 프나틱(Fnatic)을 제압하고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춘풍(春風)’을 맞고 ‘빙산(氷山)’에 갇히며
중국의 e스포츠는 ‘왕바(網吧, PC방)’에서 출발했다. 중국에서 인터넷 접속이 가능해진 것은 1994년, 1998년에 이르러서는 일반 대중을 위한 인터넷접속서비스 제공장소인 PC방이 등장했고, PC방과 함께 ‘e스포츠’라는 개념도 등장했다. 1998년 유명 게임제작사이자 퍼블리셔인 블리자드(Blizzard)가 실시간 전략게임인 ‘스타크래프트’를 출시하고 같은 해 밸브 소프트웨어(Valve Software)가 일인칭 시점 슈팅게임(FPS) ‘카운터 스트라이커(Counter-Strike)’를 발매하면서 플레이어 스킬·인지·팀 전술 등 종합 수준을 테스트하는 일련의 게임들이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시기 중국 PC방에서는 ‘1세대’ 프로게이머들이 출현했다. 

그 즈음은 전세계적으로 e스포츠가 빠른 성장세를 구가하던 시기였다. 세계적 규모의 게임대회가 곳곳에서 열렸으며, 이는 중국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1997년 창설된 CPL(Cyberathlete Professional League), 1998년 발족된 ESWC(Electronic Sport World Cup), 2000년 출범한 WCG(World Cyber Games)가 잇따라 중국에 상륙한 가운데, 많은 유저들이 e스포츠 대회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전국에서 PC방 및 PC 관련 업체들이 주최하는 대회가 급증했고, 팀을 이루거나 개인 신분으로 각종 대회에 참가하는 게이머들이 생겨났다. 

2003년은 중국 e스포츠가 최고의 황금기를 누렸던 해였다. ‘방송국+프로게이머+협회’로 구성된 한국의 산업모델이 중국에 들어온 것이 그 출발점이 되어 CCTV·여유(여행)TV·상하이TV가 게임 관련 프로그램을 방송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2003년 11월 중국국가체육총국이 e스포츠를 99번째 스포츠 종목으로 지정한 것이었다. 이에 따라 중국 국내 e스포츠 대회가 성장가도를 달리기 시작, e스포츠 대회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났으며, 이를 향한 게임 애호가들의 관심은 날로 커져갔다. 

e스포츠는 그러나 그 탄생부터 ‘게임 중독’ ‘게임 집착’이라는 꼬리표를 가지고 있었다. 때문에 중국에서는 청소년들의 건강한 성장을 위하여 성장 초창기의 전자게임에 엄격한 제한을 가했다. 2004년 4월 12일, 중국국가광전총국이 <PC게임 관련 프로그램 방송 금지에 관한 통지>를 발표했다. 이후 CCTV는 ‘e스포츠 세계(電子競技世界)’ 프로그램 방송을 중단했다. 중국 e스포츠 업계는 그렇게 매체 광고 및 홍보에서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쓰촨(四川)성 몐양(綿陽)시의 한 PC 방에서 젊은이가 각종 e-Sports 게임을 하고 있다. 사진 / VCG

‘SKY’부터‘2009’까지 
중국 e스포츠 산업이 발전 초기부터 엄격한 제한에 부딪힌 것은 사실이지만 그 당시의 중국 프로게이머들은 이미 세계 무대로 진출, 빛을 발하고 있었다. 

먼저 2005년 ‘SKY’라는 아이디(ID)를 사용하던 중국 프로게이머 리샤오펑(李曉峰)은 WCG에서 ‘워크래프트 3’ 세계 우승을 차지했다. 2006년에는 챔피언 타이틀 방어전에서 승리하며 WCG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최초의 중국인이 되었고, 2006년 중국 스포츠계 10대 인물 중 한 명으로 선정됐다. SKY는 중국 1세대 스타 프로게이머로서 많은 프로 게이머들의 우상이 되었으며, ‘중국 전자게임의 최강자’로 불리었다. SKY가 등장한 이후부터 중국 프로게이머들은 빠르게 세계 무대를 장악해 갔다. 모두 밑바닥에서 출발한 선수들이었다. INFI는 2009년 WCG 우승을 차지했고, TED는 2012년 WCG의 챔피언이었다. 이와 함께 FLY100%·TH000 또한 게임 팬들에게 진한 인상을 남겼다.  

2006년에는 중국 최초의 프로게이머클럽인 WE와 EHome이 창설됐다. 그 당시 전자게임업계가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던 결과였다. 그러나 얼마 뒤인 2008년 발발한 글로벌 금융위기가 e스포츠산업에 미증유의 타격을 가했다. 많은 클럽들이 해체된 것은 물론, PGL·IEST 등 중국 게이머들에게 친숙한 주요 대회들이 잇따라 취소됐다. 중국 e스포츠업계는 이제껏 경험한 적 없는 혹독한 겨울을 보내야 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일부 게이머들과 클럽들은 프로게이머의 길을 고수했다. 그리고 마침내 이들에게 보상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2011년의 일이었다. 

2011년 ‘리그 오브 레전드’와 ‘도타 2’가 발매됐다. 두 게임 모두 ‘워크래프트’에서 나온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막대한 업그레이드에 힘입어 전세계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WCG를 대표로 하는 서드파티 대회가 큰 주목을 받은 것에 영감을 얻은 게임사들이 공식 대회를 개최하기 시작하면서 e스포츠의 ‘퍼스트파티 대회 시대’가 본격화했다. 퍼스트파티 대회의 부상은 특히 서드파티 대회 스폰서들의 투자 감축으로 인해 수입감소를 겪고 있던 프로팀들을 위기에서 구출했다. e스포츠산업에 또 다시 자본이 투입되면서 중국 전자게임 프로화 길이 열렸고, 수 많은 팀들이 연이어 생겨났다. 

2013년 WCG가 대회 폐회를 선언하면서 e스포츠 시대의 서드파티 대회는 침체기로 접어든 반면, ‘리그 오브 레전드’와 ‘도타2’의 공식 대회는 점점 열기를 더해갔다. 제1회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리그(LPL)가 정식으로 개최된 이후 LPL은 점차 중국 최대 프로리그로 발전했으며, 중국 e스포츠산업은 또다시 황금기에 진입했다. 이 시대를 주도한 것은 바로 퍼스트파티 대회였다. 2014년이 되자 프로게이머들은 스포츠 뉴스에 등장하기 시작하는 등 다시금 주류의 관심 대상이 된다. 여기에 더해 인터넷 채널과 모바일매체·전자상거래·동영상 생중계 등 인터넷산업의 빠른 확장이 전자게임 홍보 및 상업화에 튼실한 산업 토대를 마련해 주었다. 이러한 가운데 저장(浙江)대학교 출신으로 ‘2009’라는 ID를 쓰던 우성(伍聲) 선수가 프로게이머 은퇴 후 게임해설가로 변신함과 동시에 높은 인기를 내세워 타오바오(淘寶)를 무대로 창업을 했다. 우성의 2013년 연간 매출액은 1000만 위안(약 16억5000만원) 이상 이었다. 우성은 프로게이머들에게 ‘전자게임+타오바오’라는 전자상거래 모델의 성공 케이스가 되어 많은 선수들과 해설가들 사이에서 타오바오상점 개설 붐을 일으켰다. 이는 e스포츠의 상업모델이 우승상금이라는 족쇄에서 벗어나 다원화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생중계 활성화 또한 이 시기 중국 e스포츠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다. 게임 동영상 방송 플랫폼 트위치(Twitch)가 2014년 아마존에 인수되면서 게임 생중계에 대한 중국 자본시장의 관심에 불이 붙었다. 더우위(鬥魚)·후야(虎牙)·숭마오(熊貓) 같은 생중계 플랫폼이 급부상한 데에는 이 같은 배경이 깔려 있다. 게임 생중계 플랫폼은 e스포츠 대회 홍보에 효과적일 뿐만 아니라 그 자체의 평가 및 장려금(팁) 지불과 광고라는 상업모델은 많은 선수들과 해설가들의 주요 수입원 중 하나가 되었다. 중국 리서치업체 이관(易觀, Analysys)에 따르면, 2015년은 중국 게임 생중계가 급성장한 해로, 그 시장규모는 무려 150% 이상 성장한 11억8000만 위안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대회·홍보·현금화 등 다양한 단계를 갖춘 산업체인이 기본적으로 형성됐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봄’은 왔으나 게임중독은 여전히 문제
e스포츠는 그 탄생부터 과학기술의 진보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최근에는 모바일 단말기가 잇따라 출시됨에 따라 e스포츠에도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2016년부터 ‘왕자영요(王者榮耀, 한국 서비스명 펜타스톰)’ ‘음양사(陰陽師)’ ‘구구대작전(球球大作戰)’ ‘황야행동(荒野行動)’과 같은 모바일게임이 유저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 중국에 급속도로 퍼져 나갔다. 이에 호응해 모바일 e스포츠 대회 또한 2016년부터 곳곳에서 개최됐다. 실제 2016년 9월 개최된 중국 최초의 모바일 e스포츠 대회 ‘왕자영요 리그(KPL)’는 중국 e스포츠업계의 새로운 페이지를 열었다. 중국 모바일 e스포츠 시장 규모와 가입자 수 또한 단시간에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아이리서치(艾瑞咨詢)와 화티(華體)e스포츠(China National Cyber Games)가 공동 발표한 <2018년 중국 e스포츠업계 연구보고>에 따르면, 중국 모바일 e스포츠 게임시장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으며, 2017년에 이미 PC e스포츠 게임시장의 비중과 비슷한 수준에 다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모바일 e스포츠 상품이 더욱 다양해짐에 따라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해당 보고서는 전망했다. 

가상현실(VR)·증강현실(AR)기술과 e스포츠의 결합 역시 예상 가능하다. 앞서 열린 ‘2016 NEST 전국 e스포츠 대회’에서는 사실상 최초의 VR 게임인 ‘서바이벌(Survivor)’이 화제의 중심에 올랐다. VR게임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지만 VR기술과 AR기술은 사이버 세계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고 있으며, e스포츠게임에 대한 인식도 변화시키고 있다.  

e스포츠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e스포츠 대회와 산업가치 역시 인정을 받아가고 있다. 2017년에는 CCTV2· CCTV5·CCTV13·공산주의청년단 웨이보(微博) 등 중국 공식매체에 ‘도타2’ 아시아 초청경기에 대한 보도가 실린바 있고, 최근 중국 중앙 및 지방정부 각 급 정부의 산업발전계획에도 e스포츠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문화부·체육부·교육부 등은 잇따라 e스포츠산업 관련 정책을 마련하며 업계 발전을 인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상하이·항저우(杭州)·청두(成都) 등 도시들은 e스포츠를 지역 중점육성 산업 중 하나로 지정했다. 베이징대학교와 중국전매(中傳, Communication)대학교를 필두로 한 대학교들은 e스포츠 관련 학과 및 커리큘럼을 설립했다. 거시적 차원에서부터 미시적 차원까지 e스포츠에 대한 지원이 고르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국제 올림픽위원회는 2017년 10월 31일 e스포츠를 정식 스포츠 종목으로 인정한다고 선언하면서 e스포츠를 2024년 파리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할지 여부를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 중국 e스포츠 선수들이 금메달 획득에 성공하고, 중국 대표팀 IG가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를 계기로 e스포츠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크게 증대됐으며, 중국 e스포츠는 또 한번의 봄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러나 ‘게임 중독’ 문제가 여전히 간과할 수 없고 회피할 수 없는 문제로 남아있다. 지난 수 년간 중국은 여러 차례에 걸쳐 관련 규정들을 마련했다. 그 중 2017년 말 발표된 <온라인게임시장의 엄격한 규범화 관리에 관한 의견(關於嚴格規範網絡遊戲市場管理的意見)>은 인터넷 게임의 위법 행위와 불건전 콘텐츠를 집중 단속한다는 내용이 담겼고, 교육부 등 9개 부처가 공동 발표한 <아동·청소년 근시 예방 종합 방안(綜合防控兒童靑少年近視實施方案)>은 ‘전자제품사용 통제’ ‘인터넷게임 총량 통제 실시’ 등을 주문했다. 중국 e스포츠가 어떻게 발전의 도(度)를 조절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하겠다. 


글|장진원(張勁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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