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8일 오후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내외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 쉬쉰(徐訊)
2019년 말과 2020년 상반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중국을 포함한 전세계가 혼란에 빠진 시기다. 기존에 유지되던 경제활동과 사회생활은 새로운 도전과 변화를 맞이했으며, 현재도 각 국가들은 코로나19 방역과 경제활성화 문제로 모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중국은 초기 방역에 성공하면서 방역과 관련된 국제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상태다. 국제사회에 적지 않은 도움을 주고 있으며, 경제도 가능한한 빠르게 제 궤도로 진입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 경제의 정상화는 세계경제에 희망적인 소식이라고 본다. 중국 정부는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빨리 모든 활동을 정상화하기 위해 그 동안 미루어왔던 양회(兩會)를 5월 21일 개최했다.
코로나19로 연기됐던 양회, 드디어 열렸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라는 양회는 중국에서 역사적으로 3월 연례행사로 거행되는 중국 정치의 전국적인 행사다. 중국 정치는 양회를 통하여 정부의 모든 운영 방침이 정해지기에 양회는 중국 최대의 정치행사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시기에는 전세계의 언론도 모두 이를 주시하고 있다. 이는 전세계 경제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인대는 헌법에 규정된 국가의 최고 권력기관으로써 각 성(省)과 자치구, 직할시, 특별행정구 및 인민해방군에서 선출된 대표들과 각 소수민족의 대표를 포함하여 약 3000여 명으로 구성되며 위원의 임기는 5년이다. 그리고 전인대의 역할은 헌법 개정 및 헌법 집행 감독, 기본법률 제정 및 개정을 비롯하여 국가 주석과 부주석, 국무원 총리 등의 선출 및 파면, 국가 예산과 예산의 집행 상황에 대한 심의 및 비준 등의 역할을 맡고 있다. 이 회의를 통하여 중국 정부의 정치 및 경제에 관한 운영 방침을 결정한다. 전 세계가 양회에 주목하는 이유는 여기서 중국의 경제발전 계획과 관련 정책이 발표되기 때문이다.
정협은 중국 최고 정책자문기구로 전국위원회와 상무위원회로 구성되는데, 전국위원회는 중국공산당을 비롯한 각 당파와 인민단체, 소수민족, 홍콩과 마카오 교포 등 각계각층의 대표 약 2000명으로 구성되며 위원의 임기는 5년이다. 정협의 전국위원회는 상무위원회의 주석과 구성원들을 선출하고 국정 방침에 대한 토의에 참여하여 제안 및 비판의 기능을 수행하지만, 정책을 결정하는 기구가 아니고 정책은 전인대에서 결정된다. 즉, 정협이라는 민주기구가 전인대를 더욱 효과적으로 이끌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고 볼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두 달 여 동안 연기됐던 중국 양회는 정책자문 회의인 정협이 5월 21일 오후 3시(현지시간)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1분간 참석자 전원이 코로나19 희생자에 대한 애도 묵념을 시작으로 회기를 시작했다. 환난을 극복하고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출발이었다.
이날 개막식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등 정치국 상무위원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참석했고, 나머지 대부분 참석자는 마스크를 착용해 눈길을 끌었다. 회의 첫날, 왕양(汪洋) 정협 주석은 업무 보고를 통해 지난해 신중국 건국 70주년을 맞아 시진핑 주석의 지도 아래 큰 성과를 거뒀다고 강조하면서 올해 샤오캉(小康) 사회 건설에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올해는 샤오캉 사회 건설 원년이다. 또한, 장칭리(張慶黎) 정협 부주석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시진핑 주석을 핵심으로 하는 중국 공산당 중앙의 지도 아래 피나는 노력으로 우한(武漢)과 후베이(湖北) 방역이 중대한 전략적 성과를 거뒀다”면서, 중국은 전체적으로 “전염병 방제와 경제 사회 발전을 동시에 추진하는데 긍정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국내경제 안정 위해 최선을 다하는 중국
5월 22일 오전에 시작된 전인대는 5월 27일까지 이어졌고 28일에는 폐막식이 열렸다. 22일 개최된 전인대 정부업무보고에서는 2020년 도시 실업률 목표와 도시 신규 취업자 목표를 각각 6.0%와 900만명으로 설정했다. 이 목표치는 2019년 중국 정부의 실업률 목표 5.5%보다 0.5%포인트 높고 도시 신규 취업자 목표보다 300만명이 줄어든 수치다. 이는 중국 정부가 2020년 경제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으며, 이로 인한 중국 국내 고용 안정이 중요한 과제라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 인구가 많고 영토가 넓은 중국에 있어 취업과 생산은 경제발전에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중국 정부의 이러한 발표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중국이 국내 경제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또한, 중국의 국내경제 안정은 세계경제의 활성화와 연결되는 것이기에 세계경제도 중국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 할 수 있다. 즉, 중국과 세계 경제는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실업률 상승을 주요 사회불안 심화 요인으로 지목하고 있는데, 금년 양회의 업무보고에서는 경제 정책의 최우선 목표로 고용 안정과 기본 민생 보장을 제시한 것은 경제 활성화를 위한 기본 작업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이처럼 중국 지도부는 실업률 상승 억제를 최우선 정책 과제 중에 하나로 정하고, 모든 생산과 소비활동이 정상화되기 위해 노력할 의지를 보이고 있다. 동시에 I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의 발전을 통해 중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으려고 하고 있다. 이와함께 중국의 장점인 인구와 도시화를 IT와 연결하여 그 효율을 높여 경제 활성화를 이루려는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중국경제 회복은 세계경제에 도움될 것
현재 국제사회는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으로 대혼란 상태이고 경제는 아직까지 마비된 상태와 같다. 이러한 상황에 미·중 무역갈등은 중국 실업률 안정에 악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지만, 중국 정부는 중국의 장점을 활용하여 최대한 중국 경기를 활성화시키려 하고 있다. 중국과 미국이 코로나19로 인해 갈등이 폭발하면서 미중간의 1단계 무역합의의 의미가 퇴색되는 듯도 하다. 그러나 국제사회가 공동 번영으로 가기 위해서는 세계의 강대국들의 협력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미국의 국제사회를 흔드는 중국경제에 대한 공격은 전세계 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측면에서 우려되는 점도 크다.
현재 미국은 국제 생산 체계의 벨류체인(value chain)을 미국 위주로 바꾸고 중국의 역할을 줄이겠다는 전략을 펼치며, 전세계 산업구조를 흔들어 현재까지 중국이 만들어 놓은 세계 생산과 공급망을 흔들어 세계경제를 더욱 힘들게 할 수도 있다. 게다가, 미국은 미·중 갈등을 더욱 고조시키며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가 주요 전략물품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에 세계 각국은 중국에 진출한 자국의 기업에게 각종 지원책을 발표하며 고국으로 돌아올 것을 제안하고 있다. 현재 세계 경제의 발전에 큰 장애는 바로 미국이 추진하는 무역전쟁이자 고립주의라고 할 수 있다. 세계의 건설적 협력이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이유는 바로 세계의 발전이 평화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세계 경제가 꾸준하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강대국을 포함한 경제대국들의 국제사회를 기반으로 협력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현재 미국의 전략은 이와 반대로 가는 경향이 크다. 그러나 미국의 전략과 무관하게 각 국가들은 서로 협력할 수 있는 공간 확보에 급하다. 이런 측면을 고려하면 중국도 산업구조 개편을 통해 국제사회와 협력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이렇게 중요한 시기에 중국 정부는 양회를 통해 대규모의 강력한 경제부양책도 발표했다. 재정적자를 감수하고라도 대대적으로 돈을 풀어 경기를 살리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경기부양용 재원만으로 약 1000조원을 풀겠다고 했다. 메마른 사막 같은 세계경제의 상황에 중국이 경제활성화를 위해 기름을 준비한 것이다.
세계경제는 아직도 불확실성이 크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2%에 그치고, 중국의 실업률이 9%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는 국제경제가 아직도 오리무중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 정부도 금년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미리 발표하는 것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본다. 그러나 국제경제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중국경제의 회복 없이는 세계경제의 부활은 쉽지 않다고 본다. 이러한 의미에서 중국 정부와 산업계, 그리고 인민들의 노력에 의해 중국 경제가 재가동에 성공한다는 것은 세계 경제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
글| 김진호(단국대학교 교수, 베이징대학교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