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중국에서 가장 유행하는 대중 운동은 무엇일까? 흔히 알고 있는 달리기, 피트니스 센터의 ‘웨이트 트레이닝’, 배드민턴, 탁구, 농구 등 외에 요즘에는 자연과 가깝고 사교성이 강한 실외 운동이 사람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

2022년 8월 11일,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시의 한 익스트림스포츠공원에서 더운 날씨에도 젊은이들이 서프스케이트보드를 즐기고 있다. 사진/VCG

‘지방 태우기’ 에어로빅 라이브 방송

중국에서 불고 있는 이러한 운동 열풍은 2022년 봄 류겅훙(劉畊宏)의 에어로빅 유행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다. 대중가요 가수인 류겅훙은 더우인(抖音)에서 지방 태우기 에어로빅 라이브 방송으로 유명인이 됐다. 절정일 때는 구독자가 7000만 이상이었고 라이브 방송 한 편에 4476만7000명이 시청했다. 매주 화, 목, 토요일 저녁 7시 30분이면 류겅훙은 어김없이 라이브 방송을 시작해 에어로빅을 하면서 팬들과 소통했다. 지금도 그의 더우인 구독자 수는 6000만명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류겅훙의 에어로빅이 왜 이렇게 인기가 많을까”라는 질문에 네티즌의 대답은 다양했다. “그는 정말 우리를 도와주고 싶어하는 것 같다”,  “운동을 하면서 끊임없이 소통을 한다. 따라 할 힘이 없으면 그의 농담만 들어도 복근이 생기는 것 같다”는 등의 대답이다. “류겅훙의 에어로빅 배경음악이 전부 저우제룬(周杰倫) 노래라서”라고 대답한 사람도 있다. 대중에게 익숙한 <본초강목(本草綱目)>의 음악이 울리면 재택근무와 사회 교류가 적은 젊은이들이 세상과 연결을 유지하고, ‘사람들과 함께 운동’한다는 참여감과 소속감을 느낄 수 있다.

류겅훙의 에어로빅이 인기가 가장 많았을 때는 대학 기숙사와 아파트가 들썩거릴 정도였다. 매일 저녁 7시 30분이면 남녀 아이들이 각자의 공간에서 휴대전화 화면을 보면서 나이 50이 다 된 류겅훙을 따라 땀을 비오듯 흘리며 체조를 했다고 한다.

류겅훙 에어로빅을 열심히 따라하는 시안(西安)시민 퉁(童)여사는 “류겅훙의 동영상을 따라 운동하다 보니 날마다 라이브 방송을 기다리게 됐고 운동을 하지 않으면 몸이 불편해졌다. 예전에는 앉으면 절대 일어나지 않았고, 누우면 절대 앉지 않는 사람이었는데 운동을 시작한 이후 등에 땀을 흘리고 상쾌한 느낌을 즐기게 됐다”고 말했다. 그녀는 영상을 따라 운동하면 다이어트 효과도 있어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운동을 하게 된 계기를 말하면서 퉁 여사는 “무엇보다 간단해서 좋다. 휴대전화와 요가 매트, 운동화만 있으면 된다. 게다가 라이브 영상을 따라 운동하면 소통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혼자 운동하면 조금 외롭고 누군가 코치 해줬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데 다같이 운동을 하면 나도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고 말했다.

장이(張毅) 아이미디어 리서치(iiMedia Research) 최고경영자(CEO)는 “류겅훙의 인기는 온라인 라이브산업 발전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동시에 라이브 운동은 매우 좋은 소통의 도구로 참여자들이 서로 격려하면서 운동을 한다. 온라인 운동이 인기가 많아진 주요 원인은 온라인 운동은 문턱이 비교적 낮고 비용도 저렴해 대다수 사람들에게 적합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완화되면서 오랫동안 누적된 소통 욕구도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실내에서 실외로 확장돼 각종 사교형 실외 운동 열풍이 불게 됐다.

2022년 11월 2일,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시 춘안(淳安)현 첸다오후(千島湖) 자전거도로에서 자전거 마니아 27명이 100km 단체 라이딩 행사를 진행했다. 사진/VCG

스키와 서프스케이트보드

2022년 베이징(北京)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와 구아이링(谷愛凌), 쑤이밍(蘇翊鳴) 등 유명선수의 등장으로 빙설운동이 중국인의 생활에 스며들었다. 베이징을 필두로 각지에 스키장과 스케이트장이 우후죽순처럼 생겼다. 사계절 내내 여름인 하이난(海南)에도 실내 링크와 스키장이 등장했다.

<디이차이징(第一財經)> 조사에 따르면, 빙설산업 소비자층 가운데 남방 사람이 북방 사람보다 소비에 더 긍정적이었다. 스키 마니아도 젊은층에만 국한되지 않아 2세 아이에서 70세 노인까지 스키를 배우고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연령 구조는 가족 단위의 이용객을 증가시켰고 빙설 소비가 교류 확대의 무대가 되도록 촉진했다.

스키 교육과 장비점을 운영하고 있는 주지(朱驥)는 자신의 가게를 찾는 고객의 60%가 가족 단위 손님이라며, 엄마가 아이를 데리고 오거나 삼대가 같이 오는 경우가 많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60세 가량의 상하이(上海) 여성 손님은 자신이 스키 마니아가 된 이후 광장무(廣場舞)를 추던 친구들을 스키장으로 데리고 갔다. 가족 고객들 사이에서도 교류가 발생한다. 스키장에 교육을 받으러 왔다가 같은 나이의 아이나 부모 사이에 친근감이 형성돼 같이 스키를 타자고 약속하거나 여러 가정 간의 커뮤니케이션 확대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고 말했다.

스키는 가격 문턱과 계절 제한이 있다. 이것보다 문턱이 낮은 대체 운동인 서프스케이트보드가 지난해부터 각지에서 유행하기 시작했다. 서프스케이트보드와 스케이트 보드의 가장 큰 차이점은 타는 사람이 힘껏 땅을 박차지 않아도 상하체에 힘을 줘 비틀기만 하면 움직이고, 배우기도 쉬워 동영상을 30분만 보면 입문할 수 있다.

서프스케이트보드 마니아인 가가(Gaga)는 “이 운동의 매력은 도시의 아스팔트 바닥에서도 스키나 서핑을 하는 느낌을 받는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서프스케이트보드 웨이신(微信) 단톡방 2개에 가입했다. 회원끼리 보드 타기 약속을 하거나 자신의 서프스케이트보드 타는 영상을 공유하기도 한다. “단톡방에 보드 타기 예약 공고가 뜨면 회원들이 바로 회답을 하면서 10~20명이 신청한다. 회원들이 자원해서 신청하고 비용은 전혀 없다. 어디가 좋다고 하면 그리로 간다. 회원들은 서로를 알지만 친한 사이는 아니다. 전혀 모르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몇 번 함께 타다 보면 친해진다.”

중국사회과학원(中國社會科學院) 리촹(李闖) 박사후 연구원은 이 현상을 연구하기 위해 서프스케이트보드를 시작했다. 그는 서프스케이트보드가 핫해진 이유는 “젊은이들은 자신의 주변 친구, 주위 공간과 더 강력하게 연결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젊은이들은 길거리에서 서프스케이트보드를 타면서 자신이 살고 있는 곳의 주변이 어떻게 생겼는지 관찰하게 된다. 그리고 근처 사람들과 연결할 수 있는지를 살피고 단체와 커뮤니티를 찾는데 이것이 중요하다.

2023년 1월 7일, 쓰촨(四川)성 제5회 전 국민 건강 빙설 시즌행사 및 2023 원촨(汶川)·창런(羗人)골 빙설운동대회가 개막해 전국의 많은 스키 마니아와 프로 선수들이 참가했다. 사진/VCG

플라잉 디스크와 캠핑

1940년대에 시작된 플라잉 디스크는 럭비와 농구, 축구의 특징을 결합한 단체 경기 운동으로 2001년 월드게임 종목이 됐다. 2021년 하반기부터 플라잉 디스크가 중국에 점차 보급돼 대도시의 공터와 공원 또는 운동장에서 젊은이들이 플라잉 디스크를 즐기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플라잉 디스크 하면 베이징에 사는 웨이웨이(微微)처럼 “플라잉 디스크는 개가 갖고 노는 완구 아니에요? 사람이 왜 갖고 놀아요?”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웨이웨이는 우연한 기회에 베이징 동쪽 4환(環)에 있는 실외 농구장에서 호기심으로 친구와 함께 플라잉 디스크를 경험했다. 그녀는 이 게임이 쉽게 할 수 있지만 온 정신을 집중하고 동료들과 팀 룰을 정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플라잉 디스크 운동은 심판이 없어 경기 중에 분쟁이 생기면 양측 선수들이 토론해 해결해야 한다. “순조로운 경기를 위해 서로 존중하는 태도로 분쟁을 해결해 논쟁이 오래가지 않는다. 이것이 플라잉 디스크 경기 정신을 제일 잘 보여주는 것이다. 나는 예전에 피트니스와 달리기를 해서 지구력이 좋은 편이다. 이것이 경기에 도움이 된다. 팀원들이 진심으로 나에게 박수를 쳐주어서 분위기가 좋았다.” 퇴근하면 피트니스 센터로 달려가 귀에 이어폰을 꽂고 묵묵히 ‘근력 운동’을 하던 웨이웨이는 매주 3번 플라잉 디스크를 하게 됐다. 늦게까지 야근을 해도 플라잉 디스크를 꼭 하고 귀가한다. 웨이웨이는 경기 틈틈이 팀원들과 일과 생활 중의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아웃사이더’에서 ‘인사이더’가 됐다.

2022년 플라잉 디스크는 비약적인 발전을 했다. 사람들의 웨이신 모멘트에는 플라잉 디스크를 즐기는 사람이 한두 명은 꼭 있을 정도였다. 양관궈(楊冠國)는 광저우(廣州)에서 비교적 일찍 플라잉 디스크를 접한 사람 중 하나로 리즈(荔枝) 플라잉 디스크 클럽을 설립했다. 그는 플라잉 디스크가 갑자기 인기를 끈 이유는 입문이 쉽고, 1인당 한 경기에 30~100위안(5300원~18000원) 정도로 운동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남녀가 함께 어우러져 경기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종목이라 운동의 흥미가 배가됐다. 2022년 여름 플라잉 디스크가 가장 유행했을 때 광저우시 지역사회(社區)의 축구장 중 약 1/3이 플라잉 디스크 이용자에게 임대됐고 매일 2시간 정도 플라잉 디스크 경기가 열렸다. 게임 참여자는 보통 웨이신에서 신청하고, 회당 평균 50명이 참가했다.

플라잉 디스크와 비슷하게 캠핑을 야외 운동이라고 하면 대부분 의외라는 반응을 보인다. 중국인은 백패킹 또는 오토캠핑은 여행 방식 중 하나로 생각하지만, 최근 자전거 여행, 트레킹, 루어, 패들 보트 등 운동과 결합되는 추세다. 마니아는 주로 25~34세의 젊은층으로 전체의 40%를 차지하며, 연예오락 프로그램에서 정보를 많이 얻는다. 1선 도시에서 젊은이들의 캠핑 수요가 더 많은 이유는 바쁜 도시생활과 높은 스트레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사람들은 캠핑을 통해 심신을 릴렉스하고 대자연과 다시 연결되길 바란다.

중국 여행 서비스 플랫폼인 ‘마펑워(馬蜂窩)’의 캠핑산업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사람들이 캠핑을 하는 이유는 대자연을 좋아하고 새로운 생활을 체험하고 싶은 것 외에도 가족과 친구와의 관계를 돈독하게 하기 위해서가 큰 이유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과 친구와 가는 경우가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해 ‘여러 사람이 함께 가는 여행’이 캠퍼들의 공통된 인식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같이 생활하고 탐색하면서 운동하면 서로 관계가 더 빨리 발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미 맺은 관계도 더 오래가고 돈독해진다. 이런 현상은 젊은 캠퍼들에게서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젊은 이용자가 집중된 Soul 플랫폼 통계에 따르면 95허우(後, 1995~1999년 출생자) 캠퍼의 80%가 캠핑을 통해 더 오래 함께할 친구를 사귀었다고 말했다. ‘1인 여행’을 선호하는 캠퍼는 전체의 4%에 불과했다.

상술한 운동 종목을 포함해 대중의 운동 선택 폭이 날로 다양해지고 있다. 올해 발표된 <실외운동산업추세백서(運動戶外行業趨勢白皮書)>에 따르면 달리기, 테니스, 라이딩 등의 운동 열기가 상승세를 보였고, 강 트레킹과 루어 등도 대중의 시야에 들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