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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푸쿠이 전 주한 중국대사 특별 인터뷰: 중한 경제·무역 협력은 ‘상생의 필수조건’


2024-04-26      

   

중한 수교 30주년을 분수령으로 2022년 전까지 중한 양국의 경제 및 무역 협력은 꾸준히 고속 성장을 유지해 무역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됐고 2022년에 이르러서는 양자 무역액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2023년, 한국의 대(對) 중국 무역수지가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하면서 큰 이슈가 되기도 했다. 실제로 몇 년 전부터 중한 무역 구조의 중대한 변화로 인한 영향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2024년 현재, 중한 경제 및 무역 협력의 미래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대중의 지속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닝푸쿠이(寧賦魁) 전 주한 중국대사는 월간 <중국>과의 인터뷰에서 양국의 경제·무역 협력에는 도전과 기회가 공존한다고 강조했다. 중한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긴밀한 경제 관계를 수립하며 각자의 시장 규모와 자원 우위를 더 잘 이용해야만 호리공영(互利共赢, 상호이익과 공동번영)을 이루고 두 나라 국민에게 더 많은 성과가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월간 <중국>: 1992년 수교 이후 현재까지 중한 양국의 경제·무역관계는 어떻게 변해왔고 어떤 특징이 있는가?


닝푸쿠이: 중한 양국은 서로 떨어질 수 없는 가까운 이웃이자 이익이 맞물린 호리공영의 협력 파트너다. 수교 이후 양국 경제계와 기업가들의 공동 노력으로 중한 양국의 경제·무역 협력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수교 초기 10억 달러를 웃돈 수준에 불과한 중한 무역액은 2022년 최고치인 3600여억 달러를 기록하며 한국 대외 무역액의 22%를 차지했다. 수교 이래 중한 무역은 연평균 15.9% 성장했고 한국은 대부분 흑자를 유지했다. 이는 미국과 일본, 유럽 등 국가와의 무역 적자를 효과적으로 상쇄했으며, 다른 무역 파트너와의 무역액 비중을 크게 상회했다. 경제무역 분야에서 거둔 풍성한 성과는 양국과 국민에게 현실적 이익을 가져다 주었다. 전 세계 경제가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2023년 중한 무역액은 여전히 31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중국은 20년 연속 한국의 제1무역 파트너로 양국간 상호 투자 누적액은 1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중한 경제·무역 협력의 두터운 기반과 강력한 연대를 보여주는 것이다. 중한 경제·무역 협력이 이처럼 높은 수준에 도달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며 양국의 경제·무역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같은 성과와 동시에 최근 중한 경제·무역 협력의 약화세에도 주목해야 한다. 한국의 대중(對中) 무역이 적자를 기록했고 투자 역시 크게 위축됐다. 그러나 과거 수십 년 동안의 경험이 증명하듯 중국과 한국은 이미 서로 밀접한 ‘호리공영’의 경제·무역 관계를 형성한 것이다.


월간 <중국>: 2023년 한국의 대중 무역이 31년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는데 이유는 무엇인가? 이것이 양자무역 관계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양국은 이런 새로운 상황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닝푸쿠이: 한국 정부측 데이터에 따르면, 과거 한국이 오랫동안 우위를 점하고 중국으로 대량 수출하던 반도체, 섬유, 기계, 컴퓨터, 자동차 배터리 등 분야의 제품을 이제는 중국으로부터 수입을 늘리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 시장에서 한국 중간재 수요가 크게 줄어든 반면, 한국의 중국 제품 수입 수요가 계속 증가한 것이 한국이 대중 무역 적자를 기록한 가장 직접적인 이유다. 한편, 대기업을 포함한 한국의 일부 기업은 중국의 경제 발전 추세와 시장의 수요 변화, 과학기술 발전 수준, 상호 무역 구조 변화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공략이 부족했다. 또 적절한 대응책을 제때 시행치 못하고 그 강도도 부족했던 것이 양국 무역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양국은 무역액의 급격한 감소를 방지하기 위해 무역구조를 적시에 조정해야 한다. 최근 중국 정부가 제시한 대외 개방 확대와 신질(新質) 생산력 육성 가속화는 중국의 경제 발전을 촉진하고 중국과 세계 각국의 경제 협력 수준을 한층 더 끌어올릴 것이다. 한국의 경제계와 기업은 기회를 잘 포착해야 한다. 중국의 경제 발전 비전에 확신을 가지고 중국과 함께 노력해 경제·무역 협력의 하락 추세를 반등시킬 수 있는 적극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월간 <중국>: 생산기지나 소비시장으로써 한국 기업에게 중국의 중요성은 변함이 없다. 그러나 최근 몇 년 국내외적 상황 변화로 중국과 ‘디커플링’(탈동조화) 압력에 놓인 한국 기업이 많다. 실제로 디커플링과 공급망 단절이 실행가능하다고 보는가? 또 디커플링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 예상하는가?


닝푸쿠이: 최근 몇 년간, 한국은 대중 무역에 대해 ‘차이나 딜레마’를 겪고 있다. 한국은 중국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다변화 전략’을 추진하려고 한다. 생산 원가를 낮추기 위해 한국의 일부 중소기업은 중국을 떠나 동남아나 인도 등으로 생산기지를 옮기고 있지만 실현은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은 2022년부터 보기 드물게 2년 연속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중국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산업 공급망 전체를 갖춘 나라다. 중국의 중요한 무역 파트너로서 어떠한 국가든 중국과 디커플링을 한다면 득보다 실이 많고 실행 가능성도 낮을 것이다. 중국은 일련의 소비 촉진 정책을 시행했다. 궁극적으로 소비의 회복은 시장의 회복을 의미한다. 한국의 한 학자는 중국이 현재 현대적 산업체계를 구축하고 소비 잠재력증진 그리고 투자를 통한 내수 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만큼, 이는 한국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 기획재정부 장관도 중국의 제조·소비 등 경제가 살아나면 시간차를 두고 한국 경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 세계 무역 성장이 둔화되고 외부 수요가 부진한 상황에서 중국의 초대형 시장 우위가 뚜렷해지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중국 경제와 시장, 공급망으로부터 디커플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나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한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 따라서 정말 디커플링을 실행한다면 중국의 이익은 물론 한국 자신의 이익도 해칠 수 있다.


월간 <중국>: 한국 기업의 중국 시장 내 경쟁 우위가 약화되는 것도 ‘중·한 디커플링’ 주장이 대두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상호 보완 관계에서 경합하는 상황까지, 중한 양국은 이런 새로운 변화에 어떻게 적응해야 하는가?


닝푸쿠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은 과학기술, 고부가가치 제조업에서 중한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제조업 기술 경쟁력이 향상되고, 중·고급 제조업 분야에서 중국의 비교 우위가 계속 부각되면서 양국은 점점 더 많은 산업분야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은 신에너지차, 리튬 배터리, 조선업, 가전제품, 휴대전화 등 분야에서 후발 우위 효과가 나타나고 있으며 심지어 일부 기술은 한국을 추월했다. 두 나라 경제무역과 과학기술 협력에 경쟁이 있는 것이 정상이지만 그렇다고 양국이 디커플링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두 나라는 이미 경제적으로 고도로 융합되어 있다. 경제 협력은 상호 발전을 위해 서로 끌어올리고 성공시키는 관계를 맺게 만든다. 최근 한국 정부와 일부 경제계 인사는, 중국은 한국의 최대 무역 파트너이며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중국과의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고 여러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모색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앞으로 두 나라가 중요한 무역 파트너가 될 뿐만 아니라 첨단 기술 분야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선의의 경쟁 구도를 형성해 이 분야 협력이 양국 경제·무역 협력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진하는 강력한 내적 동력이 되길 바란다.


월간 <중국>: 중국의 원가 우위가 점차 사라지면서 값싼 노동력으로 외국자본을 유치하던 시대는 지났다. 높은 수준의 대외 개방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중국은 앞으로 어떻게 외자를 유치해야 하는가? 한국 자본이 눈여겨봐야 할 중국의 새로운 비교우위는 무엇인가?


닝푸쿠이: 수십 년 동안의 발전을 거듭한 중국은 현저한 제도적 우위, 거대 시장의 수요 우위, 완비된 산업 체계의 공급 우위, 수많은 고급 인력 우위를 갖췄고 신산업, 신모델, 신동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올해 중국의 경제 성장률 목표는 5% 안팎으로 이는 전 세계를 살펴봐도 높은 숫자이며 성장 규모가 중진국의 경제 총량과 맞먹는 수치다.


중국의 높은 수준의 개방 기회를 충분히 파악해 활용해야 한다. 대중 투자에 대한 확신을 갖고 강력히 추진해 나가야 한다. 중국은 발전 공유와 개방적 발전을 견지할 것이며 ‘중국 개방의 문은 점점 더 크게 열릴 뿐 결코 닫히지 않을 것’이다. 중국은 현대화 산업 체계 구축을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신질 생산력 발전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지난해부터 중국은 일련의 정책을 시행했고, 올해 양회(兩會,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과제와 조치를 명시했다. 중국은 주도적으로 높은 기준의 국제 경제무역 규칙에 맞추고, 법률 제도 차원에서 상호 유익한 협력을 지속적으로 촉진하며, 기업의 합법적인 권익을 보호하는 것이다. 또, 외자 진입의 네거티브 리스트를 지속적으로 축소하고 제조업 분야의 외자 진입 제한 조치를 전면 철폐하며, 외자기업에 대한 내국인 대우를 시행하는 등 높은 수준의 대외 개방도 포함됐다. 이는 중국이 개혁과 개방을 멈추지 않을 것이고, 개방 수준 확대의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중국은 거대한 내수시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GDP 중 소비지출의 기여도는 80% 이상이었고, 올해 중국은 소비를 더욱 확대하기 위해 관련 조치를 시행할 것이다. 보다 개방적인 중국과 현대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중국은 분명 세계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이웃 국가 발전에 더 많은 협력과 상생의 기회를 가져다 줄 것이다. 복잡한 지정학적 문제와 국제 경제 상황에 직면한 중한 양국은 새로운 경제 협력 모델을 모색하고 새로운 산업 협력 분야를 개척해 나가야 한다.


월간 <중국>: 새로운 무역 구조에서 공동 이익 발전을 위해 양국 정부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가?


닝푸쿠이: 양국의 발전 전략이 맞물리도록 적극 노력하고 새로운 협력 분야와 잠재력을 발굴해야 한다. 중한 수교 32년 동안 실질적인 협력, 호리공영이 양국 관계의 주된 기조였고, 상호 발전에 깊이 관여함으로써 이익을 얻었다. 한국의 중요한 이웃인 중국의 발전은 한국에게는 도전이 아닌 기회이며, 리스크가 아닌 이익 증대라는 것이 사실로 증명됐다. 현재 중한 경제·무역 협력이 새로운 어려움과 도전에 직면한 것이 사실이다. 그 중 두 나라 협력을 방해하는 경제 외 요인들이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중한 양국 정부와 민간이 공급망에 대한 안정적 통제와 경제 협력 심화를 두고 심도 있는 협상을 진행했다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다. 양국은 실용적 태도에 입각해 이데올로기와 가치, 범안보화 분야를 포함한 다양한 방해 요인들을 제거하고 새로운 협력 성장점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중한 양국이 협력과 상생을 견지하면 공동 이익과 협력의 공간이 점차 확대될 것이다. 중한 양국이 각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려면 새로운 내용과 새로운 조치, 새로운 목표가 필요하다. 현재 세계 경제 회복 둔화와 각국의 국내 경제 발전이 어려움과 도전에 직면한 상황에서 한국의 경제계와 기업가는 중국의 개방 심화와 신질 생산력 적극 확대라는 좋은 기회를 놓치지 말고 신에너지와 디지털 경제, 첨단 제조업, 인공지능(AI), 바이오 기술, 저탄소 및 청정에너지, 친환경 소비 등 분야에서 중국 기업과 지속적으로 협력하며 중한 협력의 새로운 잠재력과 동력을 발굴하고 상호 이익의 질적 향상에 함께해야 한다.


또한 양국 지방정부가 적극적으로 경제·무역 협력 강화에 나서야 한다. 중한 수교 이후 양측의 공동 노력으로 중국의 장쑤(江蘇)성 옌청(鹽城), 산둥(山東)성 옌타이(煙台), 광둥(廣東)성 후이저우(惠州)와 한국의 새만금이 ‘양국사원(兩國四園, 두 나라 네 단지)’이라는 개방과 협력의 새로운 구도를 마련했다. 중한(창춘)국제협력시범구, 중일한(장쑤)산업협력시범구, 국가대외무역전환및업그레이드기지 등 국가급, 성급 개방 플랫폼을 구축했다. 특히 중한(옌청)산업단지에는 1천여 개의 한국 기업이 입주했고 총 투자액이 130억 달러(약 17조 9천억원) 이상이며 대(對)한 수출입이 연평균 20% 이상 성장했다. 이밖에 동북3성, 산둥성 및 관련 도시에서 상품 전시회 및 한국 주간 행사를 자주 개최하고 식품 및 의료 미용, 생명 건강,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금융 서비스, 에너지 절약 환경보호, 문화 관광 등 관련 경제무역 상담 및 투자 유치 활동을 통해 양국의 경제무역 협력 촉진에 긍정적 역할을 했다. 중국 각지의 경제 발전은 각자의 특색과 비교우위가 있어 한국 기업은 선택의 여지가 많다. 중국의 개방 확대 관련 각종 신규 정책과 각지의 실질적인 조치는 한국 기업의 중국 내 사업 발전과 투자에 새로운 기회와 중요한 보증수표가 되리라 확신한다. 한국의 경제계와 기업가가 중국 지방정부와의 대화와 교류에 더 관심을 기울여 지방 협력과 산업 매칭, 무역 확대의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길 바란다.


  글/왕윈웨(王雲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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