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18일에서 20일,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과 일본 외무성이 후원하고 중국외문국과 일본 언론NPO가 공동 주최한 ‘제19회 베이징-도쿄 포럼’이 베이징(北京)에서 열렸다. ‘아시아 지역 안정과 세계 평화 협력: 중일 양국의 책임-중일 평화우호조약 체결 45주년을 돌아보며’를 주제로 열렸다. 포럼에는 약 100명에 이르는 양국 내빈들이 참석해 평화 질서 유지, 정치적 신뢰 증진, 경제 협력 확대, 안보 강화, 언론의 책임과 역할 확인, 디지털 경제 발전, 청년 교류 확대 등의 의제를 두고 활발한 논의와 의견 교환을 통해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했다.

2023년 10월 19일 베이징에서 ‘제19회 베이징-도쿄 포럼’이 개막했다. 사진/천젠(陳建), 완취안(萬全)

초심 되새기며 함께 그리는 미래

45년 전 가을, 중일 양국은 도쿄에서 <중일 평화우호조약> 비준서를 상호 교환했다. 이로써 <중일 평화우호조약>이 정식 발효되며 1972년 양국이 체결한 <중일 공동성명>의 원칙들이 법적인 형태로 공식화되었다. 또 <중일 평화우호조약> 체결을 계기로 각기 다른 실정과 체제를 지니고 있는 두 이웃나라가 향후 몇 세대에 걸친 우호 관계와 평화 공존의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됐다.

그로부터 45년이 흐른 가을인 10월 19일, ‘제19회 베이징-도쿄 포럼’이 베이징에서 개막했다.

개막식에서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자 중국공산당 중앙외사업무위원회 판공실 주임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중일 평화우호조약>이 규정한 중일 공동성명 원칙 준수, 내정 불간섭, 패권 추구 반대 등의 핵심 내용은 지금도 중일 관계에서 준수되어야 하는 기준이며, 현재 세계가 당면한 위험과 도전 해결에도 실질적인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과 일본은 아시아와 세계의 주요국으로서 공유하는 이익 분야가 넓고 협력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 요동치는 세계 정세 속에서 기로에 선 중일 관계는 조약 체결 45주년을 계기로 당시의 초심을 되살리고 올바른 혁신을 추구하며, 새로운 시대의 요구에 부합하는 중일 관계 구축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서면으로 전한 축사에서 “올해는 <일중 평화우호조약> 체결 45주년을 맞는 중요한 해이다. 양국은 조약을 통해 평화 우호에 대한 원칙들을 확립했다. 아울러 양국은 지역과 국제사회의 평화 번영에 대하여 중요한 책임을 공유하고 있고, 그런 만큼 양측의 대화는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쑨예리(孫業禮) 중앙선전부 부부장·국무원 신문판공실 주임은 기조연설에서 “지난 45년 간 중일 관계의 비약적인 발전은 양국 국민들에게 많은 혜택을 안겨주었고,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의 번영과 안정을 크게 신장시켰다. 우리는 양국 정상 간 주요 합의사항을 성실히 이행하고 중일 평화우호조약의 정신을 되새기며 시대의 흐름에 순응하는 한편, 양국을 가로막는 간섭과 장애물을 배제하고 양국 관계가 더욱 안정적이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럼 현장에서 참석자들이 교류하고 있다. 사진/천젠(陳建), 완취안(萬全)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지난 반세기 동안 양국 국민은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다양한 분야와 차원에서 교류와 협력을 확대하고 우정과 신뢰를 쌓아왔으며 이같은 양국 관계는 앞으로 더욱 발전할 것이다. 동시에 일중 양국은 적지 않은 과제도 안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문제점을 직시하고 솔직한 대화를 이어가며 양국 정상이 합의한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일중 관계 구축’에 힘을 보태야 한다”고 말했다.

두잔위안(杜占元) 중국외문국 국장은 중국 주최 측 대표로 나선 연설에서 “높은 수준과 규모를 갖춘 양국 민간 차원의 소통과 대화의 창인 ‘베이징-도쿄 포럼’은 몇 세대를 이어온 양국 국민 간 우정을 돈독히 해야 한다는 중요한 사명을 띠고 있다. 올해로 <중일 평화우호조약> 체결 45주년을 맞이한 만큼, 양국은 조약의 초심을 되새기고 그 정신을 이어가며 중일 간 평화와 우호, 협력의 올바른 방향을 한층 확고히 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토 도시로 다이와종합연구소 명예이사는 일본 주최 측 대표로 나선 연설에서 “세계 평화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아시아, 특히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지키는 것은 양국의 주요한 공동 관심사이다. 양국은 올해 <일중 평화우호조약> 체결 45주년을 계기로 조약의 초심을 되새기며 진정성 있는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세계 번영과 평화를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또 “양국 관계가 어려울 때 민간에서 먼저 대화의 물꼬를 트며 정부 차원의 외교적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야말로 ‘민간 대화’의 특별 사명이자 ‘베이징-도쿄 포럼’이 19년 동안 시종일관 지향해 온 정신”이라고 덧붙였다.

후쿠다 야스오 전(前) 일본 총리는 기조연설에서 “평화와 우호, 협력 관계의 유지와 발전은 일중 양국의 대승적 이익과도 부합하고 아시아와 세계에 대한 양국의 책임이기도 하다. 세계의 대립과 분열이 심화되고 있는 오늘날 일중 양국은 평화우호조약의 초심을 다시 한 번 되새겨야 한다. ‘베이징-도쿄 포럼’은 앞으로 양국이 꾸준히 교류를 확대하고 직접적인 접촉을 늘리며 서로의 문화를 충분히 이해하고 존중하는 데 귀중한 매개체 역할을 할 것이다. 게다가 올해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이니셔티브 발표 10주년을 맞는 해이기도 하다.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에 기반한 협력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제안한 ‘인류 운명공동체’ 구상 실현을 위한 실질적인 방안이다. 운명을 함께 하는 ‘공동체’인 인류는 이제 하나의 ‘대가족’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이번 포럼 기간에는 양자 간 정치, 외교, 경제무역, 안보, 미디어, 디지털경제, 핵안보 등 6개 세션과 ‘청년과의 대화’ 특별 세션도 함께 진행됐다.

개막식에서 참석자들이 연설을 청취하고 있다. 사진/천젠(陳建), 완취안(萬全)

마음 터놓고 손잡고 나아가야

10월 20일 열린 폐막식 전체 회의에서 우장하오(吳江浩) 주일중국대사와 타루미 히데오 주중일본대사가 축사를 했다. 우장하오 대사는 연설에서 “지금 세계는 새로운 격동의 변혁기에 들어섰다. 우리는 희망으로 가득 찬 시대이자 도전이 빈번한 시대에 살고 있다. 아시아와 세계의 중요한 두 나라인 중국과 일본은 양국 간 평화·우호·협력의 새로운 장을 계속 이어가는 동시에 아시아와 세계의 평화와 안정, 발전 수호라는 특별한 책임을 짊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타루미 대사는 연설에서 “일중 관계 발전의 핵심 키워드는 바로 ‘이성으로의 회귀’이다. 서로 이해하고 신뢰하는 양국 관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양국 국민이 상대를 이성적으로 바라보고 마음을 터놓으며 서로를 배우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일중 관계라는 토양에는 이성이라는 비료를 주어야만 비로소 양국 관계를 하나의 거목(巨木)으로 키워나갈 수 있다”고 비유했다.

가오안밍(高岸明) 중국외문국 부국장 겸 편집장은 포럼에서 <베이징 컨센서스>를 낭독했다. 컨센서스에는 평화를 소중히 여기는 참석자들의 뜻과 함께 양국의 상시 대화 및 소통 강화, 고위급 교류 확대, 건강하고 안정적인 중일 관계 구축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았다.

가오안밍 부국장은 폐막식 말미 발언에서 “베이징-도쿄 포럼이 어느덧 19해째를 맞이했다. 지난 19년 간 양국 관계의 부침과 세계 정세 변화 속에서도 포럼은 단 한 번도 중단된 적이 없었다. 양국의 각계 인사들은 포럼이라는 민간 교류 플랫폼을 통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의견을 개진하며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했을 뿐 아니라 양국의 협력과 상생 추구, 중일 관계 개선과 발전 촉진에도 커다란 역할을 발휘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