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15 글|장진원(張勁文)
칭다오항 첸완(前灣) 신항만 전경 사진/ 산둥성위원회 선전부 제공
중국의 아름다운 도시 명단을 만든다면 칭다오는 당연히 그 명단에 이름을 올릴 것이다. 아름다운 경치와 울긋불긋한 활엽수, 푸른 바다와 파란 하늘은 칭다오가 사람들에게 주는 첫인상이다. 진시황(秦始皇)이 이곳 왕하이(望海)를 찾았고 서복(徐福)이 이곳에서 일본으로 건너갔다는 아득한 전설을 가진 칭다오는 중국 근대 변화의 역사를 몸소 겪으며 유럽의 정취를 간직했다. 또한 칭다오는 웃음으로 전세계의 친구들을 맞이하는 도시로, 한국에게는 특히 친근하다. 오늘날, 칭다오는 실크로드의 주요 허브로서 미래의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사람들을 만족시키는 휴가지
칭다오는 해변의 구릉도시다. 해안선이 굴곡지고 산들이 에워싸고 있으며 곶(岬)과 만(灣)이 서로 마주 보고 있다. 배산임수의 터에 자리잡은 칭다오는 겨울에는 춥지 않고 여름에는 덥지 않다. 자욱한 바다 안개와 쾌적한 날씨가 마치 무릉도원을 연상케 하는 보배로운 곳이다. 그래서 매년 3월에서 10월은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다.
칭다오는 모든 여행객을 만족시키는 여행지다. 바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모래사장으로 가면 된다. 이곳은 끝없이 펼쳐진 바다가 하늘과 맞닿아 있어, 눈을 크게 뜨고 바라 보아도 원래의 수평선은 찾을 수가 없다. 발 아래 모래사장은 황금 마냥 눈부시고 고와서 맨발로 밟으면서 발가락 사이로 스며드는 모래의 감촉을 느껴 보면 마치 부드러운 손이 발바닥을 어루만지는 것 같아 모든 여독이 사라져 버린다.
흔히들 “지자(智者)는 물을 좋아하고, 인자(仁者)는 산을 좋아한다”라고 말한다. 바다와 모래사장 외에 칭다오의 라오(嶗)산 역시 더위를 식힐 수 있는 보기 드문 명승지이다. 라오산은 도교의 성지로, 1000살 먹은 은행나무와 노송을 비롯해 오래된 홰나무와 측백나무가 운치를 더한다. 산 속의 개울을 따라 산 정상을 향해 오르면, 아름다운 경치와 시냇물 소리가 훌륭한 오케스트라를 연주해 등산객들에게 부자천단(夫子天壇)에서 신선과 함께 꽃놀이 하는 기분을 만끽하게 해준다.
상하이(上海)에 가본 사람들은 동서양이 융합된 상하이 특유의 문화를 접할 수 있는데, 이 점은 칭다오도 뒤지지 않는다. 칭다오의 바다관(八大關)은 상하이의 와이탄(外灘) 못지 않다. 바다관에는 여러 나라 건축 양식의 별장 지대가 있어 고풍스럽고 우아한 이국적인 정취를 물씬 풍긴다. 각기 다른 양식의 건축물들이 모두 푸른 나무 그늘 아래 자리잡고 있어 동화 속 케이크 집처럼 낭만적이다. 그래서 칭다오 사람들은 이곳에서 데이트를 하거나 프러포즈를 한다고 한다. 그리고 중국 역사의 정취를 느끼고 싶다면 중산로(中山路)를 걸으시기 바란다. 중산로는 100년의 역사가 있는 상가 거리로, 남쪽으로 쭉 가면 그 유명한 잔교(棧橋)에 이른다. 연꽃등 아래와 팔각정을 거닐면서 중국 근대 역사의 흐름을 음미할 수 있다.
칭다오에 오면 요트는 필수 체험 레포츠이다. 2008년 베이징(北京)올림픽 기간에 칭다오에서는 올림픽 요트 경기와 페럴림픽 요트 경기가 열렸다. 이를 계기로 칭다오는 도시 경제구조 개선을 추진하면서 관광이 활발해졌고, 요트 항해는 이 지역의 인기 스포츠로 급부상했다. 칭다오에 오면 반드시 요트 센터에 들러 ‘포스트 올림픽 시대’의 칭다오를 보고, 요트도 한 번 체험해 보고, ‘요트 수도 칭다오’라는 독특한 매력을 느껴보아야 한다.
만약 당신이 미식가라면 칭다오는 꼭 한 번 와볼 만한 곳이다. 세계 3대 맥주 중 하나인 칭다오 맥주는 거품이 부드럽고 향이 순해 세계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8월에 칭다오를 방문하게 된다면 일 년에 한 번 있는 ‘칭다오 국제 맥주 축제’를 만날 수 있다. 축제 기간 칭다오는 거리를 새 단장하고 도시 전체가 떠들썩하다. 피지우청(啤酒城, 맥주성) 안팎은 술내음이 진동하는 와중에 술잔이 왔다 갔다 하며 칭다오의 열정을 한껏 즐기게 해준다.
축제가 아니더라도 칭다오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칭다오는 새로운 사물, 기질, 이념, 생활방식을 기꺼이 수용하는 도시다. 밤 문화도 다양해 각 구(區)마다 한 곳 또는 여러 곳의 주점 거리가 불야성을 이룬다. 이 곳에서는 전세계의 다양한 커피, 음식, 맥주와 바 음악을 즐기고 다양한 피부색을 가진 젊은이들도 만날 수 있다.
칭다오의 독일풍 건축물 사진/ CFB
한국과 인연이 깊은 우호 도시
칭다오는 도시 역사가 100여 년에 불과하지만, 국제 외교 전선에서 활발하게 활약하고 있다. 칭다오의 ‘펑요우취안(朋友圈, 친구 네트워크)’에서 한국은 단연 가장 중요한 친구 중의 하나다. 칭다오와 한국은 바다를 사이에 두고 오래도록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개혁개방 이후 칭다오는 중한 양국의 도시 교류 무대에서 활약해왔다. 2019년 말 칭다오의 국제 친구도시 ‘평요우취안’은 79개로 5대륙에 걸쳐 확대되었고 그 중 한국 도시는 7개나 된다.
칭다오와 한국의 왕래는 양국 관계를 이끌어 가고 있다. 한국 기업이 투자해 설립한 칭다오 토프톤 전기 유한공사는 일찍이 1988년 중한 수교가 아직 수립되지 않았을 때 이미 칭다오에 자리를 잡았다. 금융 분야에서 칭다오는 2011년 중국에서 첫 원화표시 거래 시범도시가 되었다. 의료위생 분야에서는 2018년 중한 양국이 협력한 최초의 대형 종합병원인 연세대 칭다오 세브란스병원이 착공되어 양국 의료건강산업의 깊은 교류를 촉진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되었다. 문화 교류 분야에서는 2014년 일본의 니가타, 한국의 청주와 함께 동아시아 문화 수도로 선정된 바 있다. 2015년 이 세 도시는 민간예술, 문예공연, 예술전시, 영상교류, 학술포럼, 문화유산보호에 관한 상호학습과 지원으로 3국 간 문화교류의 새로운 장을 마련했다.
2015년 12월 30일, ‘동아시아 문화 수도 칭다오의 해’가 칭다오에서 폐막식을 열었다. 사진은 중국, 일본, 한국에서 온 연기자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사진/칭다오시 문화관광국 제공
이러한 고차원적인 협력을 제외하더라도 칭다오는 한국 사람들에게 매우 친절하다. 2005년 칭다오에서 최초의 코리아타운이 문을 열었다. 이곳에서는 중국어를 전혀 모르는 한국인도 한국에서와 같은 편리한 생활을 할 수 있다. 쇼핑을 하고 식당에서 식사하고 저녁엔 술집에서 여유를 즐기거나 대중 목욕탕에 갈 수 있다. 또한 24시간 운영하는 식당을 손쉽게 찾을 수 있다. <칭다오통계연감(靑島統計年鑒)>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18년까지 칭다오를 방문한 외국인 중 한국 관광객이 독보적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2018년 칭다오를 찾은 112만명의 외국인 중 45만명이 한국인이었다.
이 때문에 칭다오에서는 “중국어를 하면 길 잃을 걱정이 없고, 한국어를 하면 일자리 걱정이 없다”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물론 정확한 말은 아닐 수 있지만 칭다오에서 한국어의 중요성과 광범위한 실용성을 보여주고 있다. 박종선 전 칭다오 총영사는 “칭다오의 지리·기후 조건, 문화적 배경, 심지어 들판에 심어진 농작물과 식탁 위의 해산물, 바비큐 등의 칭다오 음식까지도 한국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요인들이 한국인들로 하여금 칭다오에서 안락한 생활을 하고, 칭다오에 투자하고, 칭다오와 무역을 하게 만든다.
칭다오 푸산(浮山)만 야경 사진/ 장옌(張巖)
세계와 미래를 향한 희망의 도시
칭다오는 바다 덕에 세워지고 발전한 도시다. 그래서 바다는 이 도시의 가장 뚜렷한 특색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곳은 해안선이 817km나 되는 69개의 섬과 49곳의 천연 항만을 가지고 있다.
천혜의 지리적 이점을 기반으로 칭다오는 세계를 품을 수 있는 의지를 일궈냈다. 칭다오는 중국 개혁개방 이후 개방정책을 처음 누린 14개 연해 도시 중 하나로 선정되어 역동적이고 패셔너블한 국제화 도시로 급부상했다.
발전과 개방이 진행되면서 더 많은 국제회의의 개최지로 칭다오가 선정되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제2차 고위관리회의, 주요 20개국 시민사회회의(C20), 세계원예박람회, 중국(칭다오)자산포럼, 중국(칭다오)국제전자박람회 등이 개최됐다. 특히 2018년 6월 상하이협력기구(SCO) 칭다오 정상회의와 2019년 4월 중국 해군 창설 70주년 해상 열병식이 열려 세계 각국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여러 차례의 성대한 국제회의를 통해서 칭다오는 정상회담의 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세계 각지의 방문객을 열정적으로 환영하면서 이 도시의 매력을 세계에 알리게 되었다.
2008년 칭다오에서 올림픽 요트 경기가 개최된 후 요트스포츠는 칭다오에서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 산둥성위원회 선전부 제공
세계가 주목하는 가운데 개혁과 개방 확대를 향한 칭다오의 발걸음은 세계를 포용하는 용기와 의지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 2019년 7월 24일, 중앙전면심화개혁위원회 제9차 회의는 칭다오에 중국-상하이협력기구 지방통상협력 시범구를 건설하고, 이 시범구를 일대일로(一帶一路) 국제협력의 새로운 플랫폼으로 건설하도록 요구하였다. 이는 칭다오가 동쪽 해상으로 동북아시아, 일본과 한국을 연결하고, 서쪽 육지로는 상하이협력기구 회원국, 중앙아시아에서 유럽까지 연결해 국제 간 ‘육해 연동’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미다.
2019년 8월 26일, 중국 국무원은 산둥(山東)성 등 6개의 새로운 자유무역시험구 신설 마스터플랜을 공식 발표했다. 산둥자유무역시범구는 칭다오, 지난(濟南), 옌타이(煙臺) 등 총 3개 지역을 포함하는데, 그 중 칭다오가 시범구 전체 면적의 43.3%인 52km2를 차지한다. 칭다오는 2020년 새해 벽두부터 <중국(산둥)자유무역시험구 칭다오지역 금융개혁 혁신 방안(中國(山東)自由貿易試驗區靑島片區金融改革創新試點實施方案)>을 내놓았다. 이 중 35개 조치는 금융기관의 집중, 금융 대외개방, 금융혁신, 크로스보더 투자 및 금융 편리화 등 다방면에 걸쳐 금융업 발전의 새로운 활력, 새로운 효율, 새로운 동력을 끌어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칭다오의 바람이 바다에서 일대일로를 향해 불고 있다. 새로운 바람이 불어오는 입구에 선 칭다오는 끊임없이 놀라움을 창조하면서 사람들의 꿈을 짊어지고 있다. 바로 푸른 하늘의 꿈이고 바다의 꿈이자 동서 상호경제, 육해 내외 연동의 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