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6-24
“모든 걸 잃어버렸다고 생각했다. 그때 우리는 마주보며 아무 말도 못했다. 원망할 힘도 없었다.” 창업 초기 겪었던 어려움을 떠올리며 뤄웨이터(羅偉特)는 쓴웃음을 지었다.
2016년, 홍콩의 90허우(後, 1990년대 출생자) 청년 뤄웨이터, 탄후이민(譚慧敏), 량리펑(梁立峰)은 광둥(廣東)성 장먼(江門)시에서 신농업에 투신해 이해 받지 못하는 ‘농사꾼’이 됐다. 1만 위안(약 190만원)도 안 되는 초기 자금으로 다년 간의 노력 끝에 그들의 ‘신농몽’이 현재 웨강아오대만구(粵港澳大灣區, 광둥홍콩마카오)에서 뿌리를 내리고 싹이 트고 있다.
홍콩에서 온 ‘신농민’ 청년들, 앞에서부터 탄후이민, 량리펑, 뤄웨이터 사진/인터뷰이 제공
‘미친듯이’ 꿈을 좇다
홍콩중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뤄웨이터, 홍콩이공대학교 호텔관리학과를 졸업한 량리펑, 홍콩수인대학교 신문학과를 졸업한 탄후이민은 홍콩 샹다오(香島)중학교 동창이다. 세 사람의 전공은 농업과 전혀 관계가 없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함께 자라 의기투합이 잘 된다.” 친구들을 소개하는 뤄웨이터의 말투가 온화해졌다.
‘아쿠아포닉스’ 프로젝트는 대학 4학년 때 사회적 실천을 통해 영감을 얻었다. 처음 세 사람은 학교 베란다에서 실험을 했다. 그러나 홍콩은 땅이 매우 귀해 충분한 자원적 지원을 받지 못하자 학교에서 그들에게 대륙으로 건너가 농업 창업단지를 찾아보라고 조언해주었다.
‘열정이 넘치는’ 세 사람은 여러 도시를 답사한 끝에 장먼농업과학기술단지를 방문했고, 단지는 그들에게 무료로 1200㎡의 온실을 무료로 제공하고, 5만 위안의 ‘시장(市長) 준비 자금’을 지원해주기로 했다. 이렇게 해서 세 사람은 장먼에 남기로 결정했다.
농촌이라 생활비가 적게 들었기 때문에 그들은 자금을 거의 전부 설비와 연구에 투자했다.
그러나 현실은 그들에게 큰 시련을 안겨주었다. “물고기가 전부 죽었고 키운 채소는 하얀색으로 변하고 자금은 바닥이 났다…….” 특히 2017년 8월 발생한 태풍으로 그들은 모든 것을 잃었다.
‘아쿠아포닉스’ 생산기지 사진/인터뷰이 제공
위기와 기회 공존
한 곳에 어려움이 있다면 팔방에서 지원한다. 장먼시 정부는 세 사람에게 정책 서비스와 기술 자문을 해주어 ‘든든한 뒷받침’을 해주었다. 현지 주민들은 단지 내 작업을 도와 인력 부족의 문제를 해결했다. 그리고 홍콩기업가로부터 단계적으로 받은 1200만 위안 규모의 벤처투자는 자금 문제를 해결했다. 이렇게 ‘아쿠아포닉스’ 프로젝트는 모두의 노력으로 ‘승리’를 향해 나갔다.
‘아쿠아포닉스’는 집약식 양어와 채소 수경재배라는 전혀 다른 농경 방식을 하나의 생태 환경에 놓은 폐쇄 순환 시스템이다. 즉, 양어로 인한 ‘부영양 수체’를 물 처리 시스템을 통해 여과한 다음 그 물로 채소를 재배하고 채소의 흡수를 거친 수체는 다시 양어장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이런 방식을 통해 자원 이용률을 높이고 비용을 낮추는 것이다.
“해외에서는 비교적 성숙한 기술이지만, 이것을 어떻게 현지화 하느냐가 어려운 부분이었다.” 뤄웨이터는 화남지역 특히 광둥은 안개재배(氣霧栽培)에 비교적 적합하지만 이런 방식은 기존의 수경재배와 비교하면 비용이 높기 때문에 지금은 관광 농업에만 사용한다고 지적했다.
2019년 5월 세 사람은 광둥톈차이(天菜)유한공사를 설립했다. ‘아쿠아포닉스’에 관한 관광 농업과 과학보급활동은 그들이 창업대회에 참가했을 때 얻은 아이디어이다.
4년의 노력 끝에 그들은 마침내 판매 가능한 ‘채소와 물고기 생산’에 성공했다. 2020년 세 사람은 홍콩에 채소를 공급하는 채널을 확보했다.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운송이 어려워지자 대륙 공급 시장을 개척했다.
“문신이 가득한 홍콩의 채소 도매상을 처음 만났을 때는 벌벌 떨었지만 나중엔 그들이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뤄웨이터는 웃으며 회상했다.
소매, 도매, 더우인(抖音) 등 여러 방식을 통해 뤄웨이터는 산업사슬 구축, 규모경제 발전이라는 회사의 초기 계획을 확립했다. 현재 기지의 채소 연 생산량은 3000톤에 달하지만 공급이 부족한 상태다. 그래서 500무(亩, 1무는 약 666.67㎡)에 달하는 토경 기지를 새롭게 만들고 있다. 완공되면 생산량이 10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들은 또한 현지 주민 50여 명을 고용했고 농가 251가구의 토지사용권을 양도받았다. “규모화 경영을 통해 주민은 월급과 토지 임대료, 이익 배당의 3가지 수입을 얻는다.” 뤄웨이터는 이렇게 설명했다.
현재 그들은 국가 특허를 여러개 갖고 있고 ‘홍콩, 마카오 채소 공급 생산기지’, ‘웨강아오대만구 장바구니 생산기지’의 자격을 갖췄다.
뤄웨이터가 ‘아쿠아포닉스’ 프로젝트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인터뷰이 제공
대만구 발전을 연결하는 ‘다리’가 되다
웨강아오대만구는 국가가 인재, 자금, 자원 흐름을 협동 발전시키기 위해 마련한 새로운 시도이자 ‘일국양제(一國兩制)’ 발전의 새로운 실천이다. 홍콩, 마카오와 광저우(廣州), 선전(深圳), 후이저우(惠州), 장먼 등 도시가 포함된다. <웨강아오대만구 발전연구보고(2019-2020)(粵港澳大灣區發展研究報告(2019-2020))> 청서에 따르면 홍콩과 마카오 청년의 대륙 창업이 활발한 추세를 보이고 ‘창업자의 학력이 높고, 과학기술산업에 종사하며, 산업사슬 고급화, 제품 서비스 고부가가치화’의 특징이 뚜렷하다.
“홍콩에는 자체 농업이 없지만 홍콩 청년들은 이 산업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세 사람은 현대 농업 보급에 힘쓰고 있다. 그들은 ‘아쿠아포닉스’ 프로젝트를 진입점으로 삼아 알기 쉬운 방식으로 홍콩과 마카오 청년들에게 ‘대만구가 무엇이고, 대만구의 기회가 무엇인지’ 설명한다. 지금까지 홍콩과 마카오 청년 약 8000 명이 농업단지를 참관했고 6만명 이상이 온라인 행사에 참여했다.
뤄웨이터는 대만구의 미래에 낙관적이다. “대만구 도시들은 모두 자신만의 특색이 있다. 이런 장점을 하나로 모으면 원하는 자원을 찾을 수 있고 이는 청년들에게 아주 좋은 활로가 될 것이다.”회사의 미래 계획에 대해 뤄웨이터는 자신감이 넘쳤다. “대만구의 정책 지원에 힘입어 국제 시장 개척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