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대일로(一帶一路)’ 이니셔티브는 개방성과 포용성이 있고 지역 경제 통합, 지역 연결성 강화, 인류운명공동체 구축을 강조한다. 한국은 동북아에서 중국의 가장 중요한 이웃국가 중 하나다. 한국의 지정학적 위상, 경제력, 문화 등의 요소 때문에 중국은 ‘일대일로’ 건설에서 한국을 간과할 수 없고, 한국에게 ‘일대일로’ 참여는 현실적인 필요이다.
한국, 일대일로 참여기반 갖췄다
첫째, 한국은 ‘일대일로’에 대해 객관적인 인식의 기반이 있다. ‘일대일로’ 건설 성격에 대한 인식을 살펴보면, 한국 학자들은 ‘일대일로’ 이니셔티브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꿈꾸는 개혁개방 2.0 버전이고, 중국 정부는 이를 통해 중국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길 바란다고 생각한다. ‘일대일로’ 건설 전망에 대한 인식을 살펴보면, 한국은 ‘일대일로’ 이니셔티브는 시행 가능한 계획이고 곧 황금기를 맞을 테이지만, 추진 과정에서 대국 관계, 주변국의 내정 문제, 테러리즘 등 안보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일대일로’의 한국에 대한 역할에 대한 인식을 살펴보면, 한국은 ‘일대일로’ 건설 참여는 한국이 추구하는 경제 이익과 조선반도(한반도) 통일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둘째, 한국의 정재계, 학계, 언론 등은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에 관심이 많고 참여 기반이 양호하다. 정부 측면을 살펴보면, 2015년 3월 한국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가입했고, 2017년 6월 AIIB의 사업준비 특별기금에 800만 달러를 기부했다. 2015년 10월 31일, 중·한 양국은 <실크로드 경제벨트와 21세기 해상 실크로드 건설 및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분야의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 및 관련 문건을 체결했다. 이로써 중·한 양국의 ‘일대일로’ 공동 건설이 구상에서 현실화됐다.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한국의 SK건설, 현대건설 등 대기업들이 ‘일대일로’ 건설 참여에 박차를 가했다. 2015년 12월, SK건설은 중국건축(中國建築)과 전략적 협력 틀 협의를 체결하고 해외사업 협력을 진행해 ‘일대일로’ 건설 참여의 중요한 물꼬를 텄다. 2016년 3월, 현대상선과 협력·개발한 동남아 노선이 톈진(天津)항에서 공식 운영에 들어갔다.
학계 측면에서는, 2015년 1월 중·한 양국은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거시경제연구원과 한국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양국 싱크탱크 간의 행동계획을 체결해 ‘일대일로’ 이니셔티브가 그해 공동 연구 과제가 됐다. 언론 분야에서는 2015년 한국의 <중앙일보>가 실크로드 경제벨트를 심층 취재해 ‘일대일로’ 건설이 한국에게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집중 보도했다. 같은 해, 한국의 KBS는 <슈퍼 차이나>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중국 고대 해상 실크로드의 원형에 주목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진전되는 이니셔티브 참여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중·한 양국 관계를 적극 발전시켰고 한국의 ‘일대일로’ 이니셔티브 참여도 진전을 거뒀다.
첫째, 고위급 소통이 원활하고 효율적으로 진행됐고 정책의 지속성이 보장됐다. 2017년 5월 11일, 문재인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의 전화 통화에서 ‘일대일로’ 이니셔티브를 높이 평하하고 ‘일대일로’ 건설이 중국과 한국을 포함한 연선국가와 지역에 번영을 가져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5월 14일 박병석 한국 국회의원(전 국회 부의장)은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에 참석해 ‘일대일로’가 유라시아대륙교 동쪽에 있는 조선반도와 연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같은 해 12월, 문재인 대통령은 중국을 방문해 중·한 양국이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와 ‘신북방 정책’ 연결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18년 4월, 송영길 문재인 대통령 특사(한국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초대 위원장)가 중국을 방문해 ‘신북방 정책’과 ‘일대일로’ 이니셔티브 연결을 추진했다.
둘째, ‘한국·중국·유럽’을 연결하는 국제열차가 빠르게 발전해 중·한 양국은 국제 복합운송 중계무역에서 윈윈을 거뒀다. 한국의 화물이 칭다오(青島), 롄윈강(連雲港), 충칭(重慶), 청두(成都), 친황다오(秦皇島) 등지에서 중국-유럽 화물열차(中欧班列)를 통해 중앙아시아 국가와 폴란드, 러시아 등 유럽 국가로 향했다. 올 2월 한국의 LG그룹은 베트남에서 생산된 전자제품을 핑샹(憑祥)철도를 통해 중국 역내로 운반했고, 청두에서 룽어우열차(蓉歐快鐵)에 실어 폴란드 우치로 운송했다. ‘한국·중국·유럽’ 국제열차는 한국 화물의 운송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약해주었다.
셋째, 중·한 무역 왕래가 보다 긴밀해졌고 제3자 시장 협력을 진행했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무역 파트너이자 최대 수출시장, 최대 수입원이다. 동시에 한국은 중국의 주요 투자 유치국이다. 2018년 1-6월 한국의 대 중국 실질투자액이 전년 동기 대비 43.8% 증가했다. 중·한 양국의 양호한 무역 왕래로 중·한 협력은 제3자 시장 개척에서도 진전을 거뒀다. 한국무역보험공사(K-Sure)는 중국수출입신용보험공사와 2017년 12월 협력 협의를 체결, 양국의 제3국 사업을 지원하고 ‘일대일로’ 국제 협력을 촉진했다.
넷째, 인문 교류가 강화됐고 ‘일대일로’가 국민들에게 점차 각인됐다. 2018년 2월, 한국 민간이 주도해 ‘일대일로 연구원’을 설립했고, 중국어·한국어·영어 3개 언어로 학술지 <일대일로>를 발행했다. 4월 9일 중국·한국 등 32개 국가의 59개 언론매체가 ‘일대일로’ 공동추진 신문협력연맹 설립 선언을 발표했다.
일대일로 공동건설의 걸림돌들
첫째, 전략적 연결에서 국제관계의 어려움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중국 방문시 ‘일대일로’와 ‘신북방 정책’ 협력의 방향이 조선반도로 향하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예를 들어 ‘동북아 슈퍼그리드’ 구축 등이다. 그러나 남북관계, 북미관계, 러·미관계 등 지역내 국제관계 변화 때문에 이 구상에는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유엔(UN)의 대북 제재와 서방국가의 러시아 견제를 피해 어떻게 러시아, 조선(북한)과 경제 협력을 진행하느냐가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와 ‘신북방 정책’ 연결이 직면한 과제이다.
둘째, 한국의 참여 의사와는 달리 지리적 위치가 맞지 않는다. 한국의 ‘일대일로’ 이니셔티브 참여 의지는 분명하다. 한국에서는 21세기 해상 실크로드를 한국의 항구도시 부산과 인천까지 연장하고, 중국-조선반도 경제회랑 건설 등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있다. 중국에도 한국을 ‘일대일로’ 연선 전략적 거점국가로 삼자고 제안하는 학자들이 있다. 그러나 조선반도는 아직 ‘일대일로’ 건설의 핵심 지역이 아니며 중·한 양국은 기대치에서 불일치하는 부분이 있다.
셋째, 중·한 양국의 ‘일대일로’ 공동 건설에 메커니즘화된 보장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 한국과 중국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이다. 동시에 한국은 미국의 중요한 아시아·태평양 동맹국이다. 한국은 중국과 미국의 경쟁과 협력 관계 속에서 자신이 가진 강점을 발휘하길 바란다. 한국에서는 ‘일대일로’ 참여가 이런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여겨지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은 아직 지경학(地經學)보다는 지정학(地政學)이, 경제 협력보다는 안보 문제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중·한 양국의 ‘일대일로’ 공동 건설에는 메커니즘화된 보장이 부족하다.
종합하면 중·한 양국의 ‘일대일로’ 공동 건설이 성과를 거두려면 양국은 정치적으로 상호 이익 최대화 원칙을 준수해 지역안보 협력체제 구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경제적으로 중·한 양국은 AIIB의 사업 협력을 진입점으로 삼아 분야별로, 단계적으로 ‘일대일로’ 건설 사업을 조선반도로 연장하고 ‘일대일로’ 연선 제3자 시장에서의 협력을 적극 강화해야 한다. 문화적으로는 다양한 문화 교류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인류운명공동체 구축을 공동추진해야 한다.
(필자는 정저우(鄭州)대학교 마르크스주의학원 형세 및 정책연구실 강사이다. 한국 인하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베이징대학교 국제관계학원에서 박사 후 과정을 했으며, 실크로드 국가전략 샤먼(廈門)연구센터 연구부 부부장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