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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스리랑카, 어디로 갈 것인가?


2022-07-28      

스리랑카는 현재 1948년 독립 이후 가장 심각한 경제 위기에 처했다.

 

가격 폭등, 식품 및 연료 부족, 외환보유고 고갈 등…… 지속적인 경제난으로 인해 스리랑카 곳곳에서 항의와 파업이 발생해 국내 정세가 불안해졌다. 2022년 7월 5일, 라닐 위크레마싱헤 총리는 국회에서 스리랑카가 ‘파산’했다고 선언했다. 7월 9일, 대규모 시위대가 대통령궁, 대통령 집무실, 총리 관저를 점거했다. 7월 13일 새벽,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이 군용기를 타고 스리랑카를 떠났다. 몇 시간 뒤, 스리랑카 전국에 국가 비상사태가 선포됐고 수도 콜롬보가 포함된 서부주에 야간 통행금지가 시행됐다.

 

오랫동안 스리랑카는 외환보유고 고갈, 상환 채무 증가, 화폐 대폭 평가 절하 등에 시달려 국제통화기금(IMF)에 다급하게 지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국제 원조와 정책 의존도가 높은 스리랑카는 효과적인 발전 대안을 내놓지 못했고, 이번에 발생한 역사적인 위기에 대응할 능력을 잃게 했다.

 

 2022년 6월 15일, 스리랑카 콜롬보의 한 기차역, 승객을 가득 태운 기차가 역을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XINHUA 

 

해묵은 경제 문제

해묵은 경제 발전의 폐단이 이번 위기의 뿌리다. 스리랑카의 경제구조를 살펴보면 외부 시장 의존도가 높고 경제구조도 농업(어업), 1차 가공업, 일반 서비스업 위주로 관광업이 중요한 외화 공급원이다. 공업 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하고 노동집약형 경공업 위주이며 자본과 기술집약형 공업이 취약하다.

 

스리랑카는 남아시아 국가 중 앞장서서 자유경제 정책을 시행해 남아시아 최초로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신자유주의의 길을 걸었다. 1978년 스리랑카 정부는 경제 개방 정책을 시행해 대외적으로는 외자를 적극 유치하고, 대내적으로는 자유무역지구를 설립해 수입 무역에 대한 규제를 철폐하고, 사유화를 추진했으며, 기업 민영화에 박차를 가했고, 자유로운 경제 환경을 마련해 시장경제 구도를 점차 형성해 나갔다. 자유화와 금융화 정책 추진 과정에서 빈부격차가 심해진 것도 국가 경제의 취약성을 어느 정도 부추겼다.

 

그러나 26년 동안 계속된 내전으로 비교적 급진적인 신자유주의 경제 정책은 지속적으로 추진하기가 어려워졌고 해외자본도 스리랑카에 흥미를 잃었다. 내전 종식 후 경제 회복과 발전을 위해 스리랑카는 적극적인 재정 적자 정책을 시행해 국가 채무 부담이 더 높아지고 누적돼 약 510억 달러의 외채가 생겼다. 수출입 무역에서 스리랑카는 다년간 적자를 기록했다. 올 4월 스리랑카 정부는 외환보유고 부족을 선언하고 외채 상환을 잠정 중단했다.

 

 2022년 5월 21일, 한 남자가 콜롬보 페타시장에서 화물을 운반하고 있다. 사진/XINHUA 


정책 실패로 경제붕괴 가속화

최근 4년 동안 국내 정책 실패도 스리랑카 경제 붕괴를 가속화시켰다. 2019년 라자팍사 정부 출범 후 대폭적인 감세정책을 시행했고 때문에 스리랑카는 매년 14억 달러가 넘는 손실이 생겼다. 2019년말 기준, 스리랑카의 외환보유고는 76억 달러에 불과했다.

 

2021년 초부터 스리랑카에 외환 부족 현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났다. 2021년 4월, 정부는 갑자기 화학비료, 살충제, 제초제, 살진균제 수입을 금지해 외화 유출을 막고 유기농 농업을 꾀했다. 화학비료 수입 금지 정책으로 국내 농업 소득이 감소했고 쌀 자급자족 능력도 심각하게 약화됐다. 정부는 외국에서 고가로 식량을 수입해 식량 비축을 보충해야 했고 이 때문에 외환보유고가 더 줄었다. 그해 11월 화학비료 수입 금지령이 해제됐지만 식량과 찻잎, 고무 생산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손해를 입었고 이는 수출용 제품에도 큰 손실을 주었다.

 

내전이 종식되고 라자팍사 정권이 안정되면서 외국자본이 다시 스리랑카로 대량 유입돼 스리랑카 경제의 ‘거품 번영’이 시작됐다. 외국자본의 부추김으로 부동산 투자가 대규모로 진행돼 소규모 농업과 식량 자급이 타격을 입었다. 동시에 국가의 농업 투자가 지속적으로 감소해 농업 생산 성장률도 낮아졌다.


중첩된 외부 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도 취약한 스리랑카 경제에 큰 충격을 더했다. 관광업은 스리랑카 경제의 지주 중 하나다. 코로나19 발생하기 전, 관광업은 스리랑카 국내총생산(GDP)의 12% 이상을 차지했고, 관광업 수입은 스리랑카 외화 수입의 14%를 차지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해외관광객이 급감하자 스리랑카 관광업은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또한 200만명에 달하는 스리랑카 해외 노동자가 자국으로 송금하는 외화도 급감해 외환 위기를 가중시켰다.

 

외화 수입 감소는 올해 스리랑카의 연료 부족, 정전, 약품 부족, 식품 가격 상승 등 문제의 ‘촉매제’가 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및 서방의 제재 정책으로 국제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이 폭등했고, 이는 스리랑카 경제와 국민 생활에도 큰 타격을 주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스리랑카의 중요한 무역 파트너이고, 스리랑카의 차(茶)를 수출하는 중요한 시장이자 중요한 관광객 송출국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스리랑카와 러시아, 우크라이나 사이의 정상적인 무역이 어려워졌고, 국제시장에서 식량과 에너지 가격이 폭등했으며, 스리랑카의 식량 및 에너지 수입이 어려워졌다. 또한 관광업이 큰 타격을 입어 외환 보유고가 부족해져 지속하기 어려운 절망적인 상태에 빠지게 됐다.

 

 2022년 5월 18일, 스리랑카의 수도 콜롬보의 한 주유소 근처에서 차주가 주유를 위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사진/XINHUA 


‘일대일로’가 한 몫?

이번 스리랑카의 경제 위기는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경제 발전 과정에서 오랫동안 존재했고 누적된 문제가 표출된 것이지만, 복잡한 국제 경제·정치 환경 속에서 중소국가가 사회·경제 발전 과정에서 직면한 위험과 어려움을 보여준 것이기도 하다.

 

스리랑카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이니셔티브의 중요한 참여국이다. 중국의 막대한 원조로 스리랑카는 인프라 개선과 사회·경제 발전을 추진했다. 스리랑카는 채무와 재정적자가 크지만 이는 서방 언론의 주장처럼 중국에 대한 채무 때문은 아니다. 실제로 중국이 스리랑카에서 진행한 ‘일대일로’ 사업과 관련된 채무 비중은 스리랑카 전체 외채의 10% 정도다. 사실 중국도 스리랑카의 채무 위기로 인한 현실적이거나 잠재적인 피해자다.

 

팔리타 코혼 주중 스리랑카 대사는 2022년 7월 15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스리랑카의 최대 채권자는 아시아개발은행(ADB)과 세계은행(WB), 기관투자자라고 밝혔다. 코혼 대사는 “우리는 월가를 비롯한 서방 기관투자자에게 큰 빚을 졌다”고 토로했다. 그는 “스리랑카는 세계은행과 아시아개발은행이 일괄 계획을 제시해 스리랑카의 채무 문제 해결을 도와주었으면 좋겠다”며 “우리는 인도와 일본, 중국을 포함한 파트너 국가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우리가 눈앞의 어려움에서 벗어나려면 친구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국은 스리랑카가 하루빨리 불안정한 상황에서 벗어나고 적폐를 청산해 정상 궤도로 돌아오길 바란다. 중국 외교부 발표에 따르면, 올해 4월에서 5월까지 중국 정부는 스리랑카에 총 5억 위안(약 968억원) 상당의 긴급 인도주의 원조를 제공했다. 이는 스리랑카 경제 위기 발생 이후 가장 큰 규모의 무상 원조다. 7월 14일, 중국의 긴급 인도주의 원조 2차 식량이 스리랑카에 순조롭게 인도됐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7월 12일 중국은 힘 닿는 범위에서 스리랑카 경제 사회 발전에 지속적인 도움을 줄 것이고, 스리랑카의 경제 회복과 민생 개선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리랑카의 대중국 채무에 대해 중국은 관련 금융기관이 스리랑카와 협상해 원만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을 지원할 것이다. 우리는 관련 국가와 국제 금융기관들과 함께 스리랑카가 당면한 어려움에 대응하고 채무 부담을 완화해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2022년 7월 20일, 라닐 위크레마싱헤(오른쪽)가 스리랑카 콜롬보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했다. 사진/XINHUA 


어떻게 위기에 대응해야 하나

스리랑카는 이 위기를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첫째, 조속히 정세를 안정시켜야 한다. 스리랑카는 이번 위기를 기회로 다당 연합정부를 구성해 서로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관리 능력을 높여 사회와 경제의 정상적인 질서를 회복하고 난관을 극복해 하루 빨리 위기의 늪에서 벗어나야 한다.

 

둘째, 스리랑카는 제도와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 관광업과 수출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구도에서 벗어나고 단일 시장 의존도를 낮추거나 제거해야 한다.

 

셋째, 다른 국가나 국제금융기관의 지원 및 원조를 다방면으로 모색해 채무 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단기 대출을 적극 신청해 채무 지불 압력을 완화해야 한다.

 

이 밖에 정부는 자산 매각을 고려하는 동시에 사치와 낭비를 줄이고 정부 재정 예산과 지출을 축소해 제한적인 재력을 국민 경제와 민생, 가장 시급한 항목에 써야 한다.

 

앞으로 스리랑카의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는 신정부가 어떻게 구성하고 운영하느냐에 달렸다. 그러나 오랜 적폐로 앞으로 신정부와 신정책의 효과가 어떨지는 불확실성이 크다.

 

글| 후즈융(胡誌勇),상하이(上海)사회과학원 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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