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음력 설을 맞아 개봉한 애니메이션 영화 <나타: 요괴 소년의 바다 대소동>(이하 나타2)이 기록적 흥행 열풍을 이어가며 애니메이션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주인공 나타는 온갖 불의와 한계에 맞서는 ‘반항 정신’으로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줬다. 여기에 화려하고 볼거리 많은 특수효과까지 더해져 영화는 개봉 9일 만에 중국 역대 박스오피스 1위로 올라섰고, 다음 날에는 글로벌 단일 영화 시장 역대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거머쥐었다.

‘나타’는 중국의 고대 신화에 등장하는 신선을 형상화한 캐릭터다. <나타2>는 나타가 용궁에 쳐들어가 용족과 일전을 치르는 일명 ‘나타요해(哪吒鬧海)’라는 중국의 유명 고사를 모티브로 삼았다. 악한 기운이 깃든 구슬인 ‘마환(魔丸)’의 화신으로 환생한 나타는 세 살 때 죽임을 당한다는 하늘의 저주를 받는다. 그러나 동시에 선한 기운의 구슬인 영주(靈珠)의 영향으로 마음속에 정의감을 간직한 채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에 굴복하지 않고 하늘이 내린 재앙을 끝까지 견뎌낸다. 재앙의 결과 영혼만 남아버린 나타는 잃어버린 육신을 되찾고 마을을 지키기 위해 신선으로 승천하기 위한 시험에 도전하고, 세 차례 큰 요괴를 무찌르며 바닷속 용궁을 발칵 뒤집어놓는 과정에서 점점 사건의 진실이 드러난다.

작품은 전통적인 나타의 외형과 기존 플롯을 파격적으로 재해석했다. 신화에서 나타가 ‘미소년 영웅’으로 묘사되는 것과 달리 영화 속 나타는 큼지막한 다크서클에 삐죽한 송곳니, 걸걸한 목소리를 지녔다. ‘펑크족’을 연상케 하는 자유분방한 스타일은 요즘 젊은 세대의 ‘반항아’ 이미지를 잘 반영하고 있다. 마환의 환생이라는 이유로 세상의 편견에 부딪히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권위를 두려워하지 않는 천성을 갖고 있다. 행동은 괴팍하지만 정과 의리를 중시하고, 수많은 좌절 속에서도 꿋꿋이 한 걸음씩 성장해 나간다. 나타는 영화 안팎의 모든 사람들이 가지고 있던 ‘신선’에 대한 고정관념에 도전장을 던진다. 나타라는 인물 자체의 불완전한 모습 역시 관객들의 정서적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스토리 측면에서도 <나타2>는 전형적인 권선징악, 온갖 요괴와 악마를 일거에 소탕하는 ‘이분법적 대립 서사’에 국한되지 않는다. 대신 등장인물들이 세상에 고착된 계급 제도에 대한 탐구와 돌파구를 찾는 이야기로 변모한다. 천 년 동안 선계(仙界)에 의해 억압 당해 온 바다 요괴들은 반란을 일으켜 해저 연옥을 탈출하고, 용왕의 셋째 아들인 오병(敖丙)은 고귀한 혈통에서 벗어나려는 생각을 접고 가족에 대한 무거운 마음의 짐을 내려놓는다. 주인공 나타는 “요괴면 좀 어때?” 라는 유명한 대사를 통해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신선을 선(善)으로, 요괴를 악(惡)으로 규정하는 이 세상을 바꾸기로 결심한다. 영화는 여러 개의 줄거리가 동시에 진행되는 구조와 군상적 인물 형성을 통해 작품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반항 정신’의 주제를 다양한 각도에서 드러낸다.

시각적 측면에서 제작진은 동양의 미를 재해석해 서사적 장면으로 재구성했다. 요괴와 신선 집단의 대결에서 2억 명이 넘는 캐릭터로 구성된 군대는 검은 급류처럼 한데 휘몰아치며 서로 격렬하게 충돌한다. 매 프레임마다 바다 생물 병사들의 미세한 동작까지도 선명하고 또렷하게 묘사됐다. 웅장함과 정교함의 공존은 개인의 ‘반항 정신’을 ‘집단 각성’이라는 감동적 순간으로 승화시켰다. <나타2>는 높은 제작 수준과 더불어 관객과도 깊은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하며 중국 애니메이션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글｜샤오위제(肖雨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