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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만남


2022-06-13      

애초 남자에게 주의를 기울인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남자가 전화 통화를 하는 순간부터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귀를 쫑긋 세우고 그의 통화 내용을 유심히 들었다.


사장님,  지금 기차 안입니다. 아버지께 가는 중입니다.”

 

여러  휴가 신청을 냈는데 사장님이 허락해주지 않았잖아요.”


아버지가 병에 걸리셔서 제가 가서 돌봐야 합니다.”


회사에 입사한지 6개월이 되도록 월급    받았습니다. 계속 미루기만 하고, 이제는 사장님 허락 없이 이탈했다고 급여를  준다고 하는  말이 됩니까?


밀린 급여 빨리 정산해주세요. 아버지가 병이 나셔서 돈이 필요합니다.”


 주겠다고 하시면, 저도 방법이 없지만 관련 부처에 신고할 겁니다.” 이렇게 말하고 남자는 전화를 끊었다. 얼굴에 수심이 가득했다.

 

기차 안에서 남자는 창가에 앉았고 그의 맞은편 창가 자리에 젊은 남자가 앉아 있었다. 젊은 남자 옆이 나였고  맞은편, 그러니까 남자의 옆자리에 젊은 여자가 앉아 있었다. 남자가 전화를 끊자 맞은편에 앉은 젊은 남자가 말했다.


사장이 양심이 없네요.”


맞아요. 너무 양심이 없어요.” 나와 젊은 여자가 맞장구를 쳤다.


이런 상황이라면 관련 부처에 충분히 신고할  있어요.” 젊은 남자가 다시 말했다.


맞아요.   있어요.”


나와 젊은 여자도 맞장구를 쳤다.


이어진 젊은 남자의 행동에 우리는 모두 놀라고 말았다. 젊은 남자는 가방에서 돈을 꺼내더니 남자에게 건넸다.


제가 지금 가진 돈이 5000위안( 94만원)입니다. 아버지가 병이 나셨다고 하니 이걸로 보태 쓰세요.”

 

제가 어떻게  돈을 받아요.” 남자는 젊은 남자가 건넨 돈을 마다했다.


받으세요.” 젊은 남자가 말했다.


괜찮습니다.” 남자가 다시 사양했다.


아버님 병원비에 보태세요.” “정말 괜찮습니다.”

 

남자가 거듭 사양하자 젊은 남자가 결국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 이렇게 하세요. 일단 가져가시고, 급여를 받으면 저에게 돌려주세요.  전화번호 드릴게요.”


남자가 주저하자 내가 끼어들었다. “일단 받고, 나중에 월급 받으면 갚으세요.”


급여는 충분히 받을  있어요. 저는 법률 전공이라서 도와드릴수 있어요.” 젊은 여자도 거들었다.


그러자 남자는  이상 사양하지 않고 젊은 남자가 건넨 돈을 받았다. “전화번호 저장했습니다. 급여 받으면 연락하겠습니다.”


젊은 남자가 자기 전화번호를 불러주었고, 남자는 신중하게 전화번호를 저장했다. 나도 저장했다.


얼마 , 역에 도착했고 우리는 기차에서 내렸다.


기차에서 내린  나는 젊은 남자를 웨이신(微信)에서 친구 추가를 했다. 나는  청년의 인간성이 마음에 들어 교류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웨이신에 친구 추가를  뒤로 우리는 자주 채팅을 했고 어느덧 친구가 되었다.


  정도 , 기차에서 만난 우리들은 뜻밖에도 다시 만나게 되었다. 이번에는 기차 안이 아니라 젊은 남자의 결혼식에서였다. 신부는 기차에서  맞은편에 앉았던 젊은 여자였다.


 사람이 예전부터 알던 사이였어요?” 나는 너무 예상 밖이라 물었다.


아니요.” 신부가 대답했다.


그런데 어떻게 결혼하게 됐어요?” 내가 멍청하게 물었다.


그날 그가 전화번호 부를  몰래 저장했다가 웨이신에서 친구 추가를 했어요. 그리고 그에게 말을 걸었죠.” 신부가 대답했다.

 

그녀가 먼저 말을 걸어서 시작했지만 나중에는 제가  쫓아다녔죠.” 젊은 남자가 웃으며 말했다.


  백년해로하세요!” 나는 축하의 말을 건넸다.


그리고   ,  남자, 그는 신부의 도움으로 급여 청구 소송에서 승소했고 마땅히 받았어야  급여를 받았다. 나중에 남자의 아버지도 쾌차했다. 이때 남자가 걸어오면서 신랑신부를 축하해 주었다.


  백년해로하세요!”


글|류궈팡(劉國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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