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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 일상 속으로 스며들다


2025-02-27      



10여 년 전, 필자가 다니던 한국의 모 여자대학교에서 한복을 입고 등교하는 행사가 있던 날이 기억난다. 다채로운 색감과 디자인의 한복을 입고 캠퍼스를 가득 채운 학생들이 마치 100여 년의 역사를 지닌 교정에 만개한 꽃송이처럼 보였다. 그 시절 풋풋한 청춘의 아름다움은 지금도 기억 속에서 빛나고 있다. 이때 처음으로 전통 복식도 젊은 활기와 가능성이 넘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학교에서 버스를 타고 한 정거장만 가면 서울에서 유명한 웨딩타운에 도착한다. 서양식 정장과 웨딩드레스보다는 최신 유행하는 한복 예복들이 거리의 쇼윈도를 가득 채우고 있다. 전통 스타일을 좋아하든 개량을 선호하든 자신의 취향에 맞게 고를 수 있다. 원단 소재나 색상부터 자수 디테일까지 원하는 대로 주문 제작이 가능하다. 최근 몇 년 동안 관찰한 결과, 결혼을 앞둔 신혼부부뿐만 아니라 많은 젊은이들이 인생의 중요한 날을 위해 한복을 맞추려 전문점을 찾고 있다.


한복을 입고 특별한 날을 맞이한다는 것은 그만큼 한복을 입을 수 있는 자리가 많아지고 있고, 한복이 한국에서 새로운 일상 패션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음을 나타낸다. 서울의 유명한 스타필드 코엑스몰은 최근 K-컬처존을 오픈하고 평상시에 입기 좋은 간결한 한복이나 한복적 요소가 있는 의상과 액세서리를 판매하고 있어 매일 많은 고객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구경하고 구매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유명 생활용품점 다이소도 지난해 한복에 어울리는 전통 스타일의 헤어 액세서리를 선보였다. 단돈 2000원이면 전통 풍속화 속 고전 미인처럼 머리에 빨강 댕기를 달 수 있다.  

얼마 전, 한국 정부는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을 한복 입는 날로 지정했다. 공무원과 박물관, 미술관 등 공공시설 근무자들이 한복을 입고 출근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이는 한복이 일상 트렌드로 진입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다.


주목할 만한 점은 한복이든 한푸(漢服)든 필자는 ‘빅 사이즈’ 여성으로서 서양 패션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친근함을 느낄 수 있었다. 동양의 전통 의상은 체형에 대한 포용력과 다른 형태의 곡선, 조화의 아름다움을 인정한다. 이는 여러 세대에 걸쳐 내려오는 심미와 지혜, 생활 경험의 결정체다. 전통의 아름다움을 재발견하는 것은 자신을 위한 또 다른 표현의 가능성을 찾는 것이며 이는 바로 전통 의상이 일상생활로 되돌아온다는 의미일 것이다.

 

글|쑹샤오첸(宋筱茜), 한국 이화여자대학교 한국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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