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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코노미’, 인간과 반려동물의 행복한 동행


2025-03-19      

중국에서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이른바 ‘ 프렌들리’ 공간이 늘어나는 추세다. 베이징에 위치한 바이하오러  프렌들리 식당은 반려동물을 위한 다양한 시설을 갖춰 눈길을 끌고 있다.


“젊은 나이에 개와 고양이를 모두 길러보는 것” 요즘 젊은이들의 이상적 라이프 스타일이다. ‘고양이와 얼굴을 맞대며 스킨십하고 강아지를 쓰다듬는 것’이 이들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중요한 방식이 됐다.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광저우(廣州) 등 일선(一線) 도시 청년들은 복슬복슬한 털복숭이들과 함께 외출해 공공 상업 공간에서 사교 활동을 하고 여가 시간을 보내길 원한다. 이에 따라 반려동물 쇼핑몰, 반려동물 용품점, 반려동물 레스토랑 등 소비자가 반려동물을 데리고 출입할 수 있는 ‘펫 프렌들리(Pet Friendly, 반려동물 친화)’ 공간이 중국에서 늘고 있다.


‘출입금지’에서 ‘친화’까지

“어떤 곳은 개를 들어오지 못하게 해. 그렇다고 차 안은 너무 더워서 널 그 안에 둘 수도 없는 노릇이야. 그래서 할아버지는  널 데려갈 수가 없어.” 베이징의 한 할아버지가 자신의 골든 리트리버에게 외식을 함께 할 수 없는 이유를 설명하는 장면이 웨이보(微博, 중국 소셜미디어) 인기 검색 동영상에 올랐다. 누리꾼들은 할아버지의 유머에 웃음을 지었지만, 이 영상은 반려동물과 외식하고 싶지만 출입 가능한 식당이 별로 없어 어려움을 겪는 반려인들의 공통 문제를 반영한다.


류류(반려견 이름) 엄마는 베이징시 차오양(朝陽)구 바이하오러(百好樂) 펫 프렌들리 식당(이하 바이하오러) 운영자다. 2014년 식당을 반려동물 친화 식당으로 공식 전환했다. 바이하오러는 베이징에서 처음으로 펫 프렌들리로 전환한 식당 중 하나다.


바이하오러에서는 반려동물과 함께 입장해 식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반려동물을 위한 전용 식사도 제공한다. 반려인이 자신의 ‘반려동물’을 위해 생일 파티를 해줄 수도 있다. “강아지는 무리지어 사는 동물이기 때문에 인간처럼 사회적 교류가 필요하다. 자주 외출해 사회 활동을 하는 강아지는 인간과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다. 때문에 우리 식당을 찾는 강아지는 싸우지만 않는다면 목줄을 하지 않고도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다.” 류류 엄마는 기자에게 소개하면서 야외 테라스로 나가 동물의 배설물을 치우기 시작했다. “우리 식당은 반려동물 공동체라고 보면 된다. 이곳을 방문하면 반려인이나 반려동물 모두 서로 관계가 점점 더 친해진다. 최근 우리 식당을 방문하는 고객의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다. 우리는 젊은 고객들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반려동물 친화적인 공간을 제공하고 싶다.”


이 식당 외에도 ‘펫 프렌들리’ 공간으로 적극 전환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베이징시 차오양구에 위치한 ‘더 박스 차오와이|영 파워 센터(THE BOX朝外|年輕力中心, 이하 더 박스)’는 젊은이들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됐다. 이곳은 필수 예방 접종을 모두 마치고 <베이징시 반려견 관리 규정(北京市養犬管理規定)>을 준수하는 체중 30kg 이하, 어깨 높이 60cm 이하 중소형견만 입장을 허가한다. 더 박스는 또, 펫 프렌들리 관련 규정을 명시하고 각 공간과 시설에 전담 직원들을 배치했다. 반려인에게 펫웨건과 목줄, 입마개, 일회용 기저귀, 응급 키트 등 제공 서비스를 갖춰 실내 소비자의 안전을 보장하는 동시에 반려인들도 편안하게 쇼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베이징시 차오양구에 위치한 박스 쇼핑몰은 반려동물과 함께 즐길 있는 공간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은 각종 반려동물 식품과 용품을 전문 판매하는 쇼핑몰 내 마트(MARSMART PETS)로 반려동물의 출입이 가능하다.


천 억 위안 규모의 큰 시장 견인

펫(Pet)과 경제(Economy)를 결합한 펫코노미는 반려동물에서 파생된 생산, 판매, 서비스 등 상업 활동을 일컫는다. 인간과 동물의 일상생활을 풍부하게 만들면서 중국 도시 경제의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다. 중국 축목업협회 반려동물산업 분회가 발표한 <2025년 중국 반려동물 업계 백서(2025年中國寵物行業白皮書)>에 따르면 2024년 도시(개·고양이) 소비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7.5% 증가한 3002억 위안(약 594조 3960억 원)에 달했다. ‘귀여운 반려동물’이 시장의 소비 잠재력을 자극한 것이다. 이 가운데 반려견 소비시장 규모는 4.6% 성장한 1557억 위안, 반려묘 소비시장 규모는 10.7% 성장한 1445억 위안을 기록했다.


시장 성과를 보면 반려동물 경제의 소비 견인 효과를 과소 평가할 수 없다. 이런 현상은 중국의 최대 쇼핑 축제 ‘솽스이(雙十一, 11월 11일)’에서도 나타났다. 톈마오(天貓)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솽스이’ 기간 9개 반려동물 브랜드가 1억 위안(약 197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고, 1340개 반려동물 브랜드의 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 두 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징둥(京東)의 반려동물 데이터에 따르면 1백만 위안 이상의 매출을 돌파한 단일 제품은 전년 동기 대비 37% 이상 늘었고, 거래액이 두 배로 뛴 상점 수도 56% 이상 증가했다.


펫코노미와 다소 거리가 멀어 보이는 호텔업과 교통운수업조차도 지속적으로 반려동물 경제 분야에 힘쓰고 있는 추세다. 중국 일선도시의 많은 호텔들이 펫 프렌들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고 일부 도시에서는 공공버스와 비행기를 탈 때에도 반려동물과 동반 탑승이 가능하다. 중국의 차량 호출 서비스 플랫폼 디디추싱(滴滴出行)도 이미 베이징, 상하이, 항저우(杭州) 등 도시에서 반려동물 택시(寵物出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펫코노미의 성장은 일자리 파이도 키우고 있다. 예를 들어 반려동물 전문 미용사·포토그래퍼·영양사·장의사 등 이전에는 상상치 못했던 직업군들이 등장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반려동물 시장의 급속한 성장은 펫코노미 확산과 소비 촉진 정책이 맞물린 시너지 효과가 나타난 결과이며 더 나아가 1인 가구 증가 등 사회 구조 변화가 소비 수요에 가져온 큰 변화를 반영한다. 중국 인구 구조는 고령화, 저출산, 비혼이라는 거대한 변화에 직면했다. 2023년 65세 이상 인구는 2억 200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5.4%에 달했다. 이런 인구 구조 변화는 펫산업이 빠르게 시장에 침투해 성장할 수 있는 강력한 동력을 제공했다. 점차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노인의 외로움이 짙어지고 정신적으로 기대고 싶은 욕구가 강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많은 노인들이 동물을 여생의 동반자로 선택하고 있다. 비혼과 저출산 현상도 가족의 규모를 축소시키며 ‘반려동물’이 자녀를 대체해 소가족의 중요한 일원이 됐다.


인간과 동물이 더불어 사는 세상

이전의 ‘노펫존(No Pet Zone)’에서 지금의 ‘펫 프렌들리’까지, 반려동물 친화적 공간의 등장은 중국 도시의 ‘인간과 반려동물의 상생’이라는 새로운 사회적 흐름을 보여준다. ‘펫 프렌들리’는 더 이상 공허한 외침이 아니라 사회 각계가 반려동물을 점점 포용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반려동물이 더 이상 출입을 거부당하지 않고 가족 구성원으로서 활동할 수 있는 공공장소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도시 문화가 더욱 활기차고 따뜻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반려동물 친화’의 핵심은 ‘인간과 반려동물의 공존과 상생’에 있다. 인간은 반려동물을 보호하고, 반려동물은 인간에게 위안을 준다. 이는 사회의 이성과 감성이 서로를 위해 나아가는 것이다. 이런 이상적 풍경을 실현하기 위해 최근 중국 정부의 관련 부처는 정책을 속속 내놓고 있다. 대도시 내 지역 커뮤니티도 관리 규정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사회 구성원은 관련 소양을 높여 ‘건전한 펫티켓 정착’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 각 분야가 힘을 보태 만들어 온 ‘반려동물 친화’가 조금씩 현실화되고 있으며 반려동물 권리와 복지도 점차 개선되고 있다. 이는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사람과의 사회적 거리도 점차 줄여나가며 인간과 반려동물이 더불어 살아가는 조화로운 세상을 조금씩 앞당기고 있다. 


글·사진 | 판궈샤오(范國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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