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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다과(茶果)의 과거와 현재


2022-11-21      

디저트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은 부드러운 일본식 빵이나 버터향이 가득한 프랑스식 페스츄리, 또는 트렌디한 한국 커피숍의 스낵을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중국 다과에도 눈을 돌릴 때가 되었다. 정교한 요리법과 우아한 외양을 가지고 유구한 문화가 담긴 다양한 종류의 중국식 다과는 예부터 귀족은 물론이고 일반 백성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자오화쑤


최근 중국 전통 다과 상호들이 업그레이드를 거듭하고, ‘중국풍’을 강조한 베이커리가 계속 생겨남에 따라 창의력이 돋보이는 디자인과 마케팅으로 디저트계에 전통 다과 ‘부흥’의 바람이 불면서 ‘신중식(新中式)’ 다과가 각광받고 있다.


예부터 존재했던 중화 음식

다과는 외래 음식이 아니며 예부터 중국에 존재했던 중화 음식문화의 중요한 한 부분이다. 고고학 연구에 의하면, 다과에 사용하는 중요한 재료인 밀은 4500년 전에 이미 중국 대륙에 존재했다고 한다. 하지만 밀의 대대적인 재배와 식용은 한(漢)나라 때부터였다.


청(淸)나라 말기, 거리에서 간식거리를 팔던 상인들이 자신만의 상호를 열기 시작했다. 이들은 다양한 맛과 저렴한 가격,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로 지금까지도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청 광서제(光緖帝) 원년인 1875년 창립한 상하이(上海)의 유명한 전통 상호 ‘선다청(沈大成)’은 ‘점심(點心)과 특색 간식의 대성을 이루겠다’는 뜻이다. 탸터우가오(条頭糕), ‘솽냥투안(雙酿團)’, ‘칭투안(靑團)’, ‘구이화탕녠가오(桂花糖年糕)’ 등이 매우 유명하며, 상하이 특색요리 ‘셰펀샤오룽(蟹粉小籠)’과 ‘훈툰(餛飩)’도 판매한다. 1913년 창립한 항저우(杭州)의 ‘즈웨이관(知味觀)’은 ‘맛을 알아 차를 멈추고, 향을 맡고 말에서 내린다. 맛을 알고 싶으면 재료를 보면 된다(知味停車, 聞香下馬. 欲知我味, 觀料便知)’에서 상호를 따왔다. 상품에 대한 자신감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중국 북부지역 유명 상호인 베이징(北京)의 ‘다오샹춘(稻香村)’은 1895년 창립했다. 원래는 중국 남쪽지역의 식품을 판매하던 가게였는데 다과로 유명세를 타면서 다른 사람 집에 방문할 때 꼭 사가야 하는 선물의 대명사가 되었다. ‘싸치마(薩其馬)’와 ‘미마화(蜜麻花)’ 등 할랄 간식으로 유명한 톈진(天津)의 전통 상호 ‘구이순자이(桂順齋)’ 또한 100년에 가까운 역사를 자랑한다.


각양각색의 전통 다과

다른 음식과 마찬가지로 중국 다과 또한 지역에 따라 완전히 다른 특징을 보인다. 베이징 지역의 다과는 대체로 궁중에서 발전하여 정교한 외양과 공법을 가지고 있다. 장쑤(江蘇) 지역의 다과는 쌀이나 밀로 만든 떡에 견과류나 돼지기름 등으로 만든 소를 채워 여러가지 모양으로 만든 것이 많다. 달콤하고 말랑하며 모양이 다양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윈난(雲南) 지역의 다과는 절인 고기와 장미꽃을 사용하며, 짠맛과 단맛이 어우러져 군침을 돋운다. 광둥(廣東)식 다과는 연밥으로 만든 소와 설탕에 졸인 비계 붙은 고기 등을 이용해 달고 기름진 ‘지자이빙(鷄仔餠)’, ‘싱런빙(杏仁餠)’, 광둥식 ‘웨빙(月餠)’ 등이 있다. 연해 지역에 위치한 푸젠(福建)의 다과는 말린 새우나 김을 넣어 바다의 풍미가 살아있으며, 홍콩식 다과는 홍콩식 에그타르트, 홍콩식 토스트 등 서양식을 현지 입맛에 맞게 개조한 것이 특징이다.


베이징식 다과만을 봐도 중국 다과의 다양한 종류와 뛰어난 기술을 느낄 수 있다. 전통 베이징식 ‘쑤빙(酥餠)’은 밀가루에 돼지기름을 섞어 겹겹이 층을 쌓아 구운 것으로, 새하얀 외양에 버터 페스츄리보다 층이 훨씬 더 얇고 바삭하다. 살짝 건드리면 마치 눈꽃처럼 바스러져 ‘판마오바이피쑤(翻毛白皮酥)’라고 불린다. ‘판마오바이피쑤’는 겉면에 여러 색을 물들여 다채로운 모양으로 만들 수 있다. 꽃봉우리 모양의 ‘허화쑤(荷花酥)’와 ‘하이탕쑤(海棠酥)’, 활짝 핀 꽃 모양의 ‘자오화쑤(棗花酥)’, 기다란 모양의 ‘뉴서쑤(牛舌酥)’, 후궁들의 이마에 그려졌던 ‘화전(花鈿)’ 문양이 장식된 ‘구이페이빙(貴妃餠)’, 복잡한 공법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던 ‘싱스쑤(醒獅酥)’ 등이 있다. 간편하게는 설탕물과 참기름이 들어간 반죽에 으깬 대추나 팥, 밤, 녹두, 산사열매, 견과류 등을 소로 넣고, 빚은 모양이나 누름 틀에 새겨진 글씨로 구분하는 방식도 있다. 이 밖에도 콩 종류를 사용한 것(뤼더우가오(綠豆糕), 완더우황(豌豆黃), 윈더우쥐안(芸豆卷) 등), 찹쌀로 만든 것(뤼다군(驢打滾), 아이워워(艾窩窩), 예룽쥐안(椰蓉卷) 등), 푸딩 종류(싱런더우푸(杏仁豆腐), 궁팅나이라오(宮廷奶酪), 쐉피나이(雙皮奶) 등), 튀김 종류(카이커우샤오(開口笑), 싸치마, 장미탸오(江米条) 등)가 있는 등 정말 다양하다.


완더우황

중국 다과의 ‘부흥’

사람들의 소비수준이 향상되고 선택지가 보다 다양해지면서 중국 다과가 시시각각 변화하는 인터넷 시대의 흐름에 휩쓸려 빛을 내지 못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근 몇 년간 전통 상호의 혁신적 도전과 새로운 브랜드의 출현으로 중국 다과가 다시 사람들의 눈에 띄기 시작했으며, ‘신중식 다과’의 ‘부흥’을 이끌었다.


전통 브랜드 측면에서 많은 라오쯔하오(老字號, 오랜 역사를 지닌 중국 브랜드) 상호들은 소비자의 취향을 집중 연구했다. 오프라인 매장 외에 온라인 샵을 개설하는 한편, 포장방식을 업그레이드하여 자신의 제품을 전국 어디서든지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색다른 시도를 하기도 했다. 베이징 다오샹춘의 경우, ‘0호점(零號店)’을 열고 맛을 크게 향상시킨 갓 구운 다과와 기념품을 판매하여 개점 이후 지금까지 큰 인기를 누리는 중이다. 또한 절기에 따라 출시하는 신제품에 대해 온라인을 통한 마케팅에 집중하는 방식을 택했는데, 단오절(端午節)에 출시한 동물 캐릭터가 새겨진 ‘우두빙(五毒餠)’은 남녀노소 모두의 인정을 받았다. 전통 상호에 비해 새롭게 탄생한 다과 브랜드들은 훨씬 더 과감한 시도를 하는 중이다. 전통 다과에서 볼 수 있는 맛이나 재료 외에 러우쑹(肉松, 수분을 제거한 고기를 보숭보숭하게 찢어 만든 것), 으깬 토란, 두리안, 주냥(酒酿, 중국식 감주), 두유, 치즈, 민물가재 등 재료를 다양하게 사용하며, 모찌, 슈, 타르트 등 이국적인 디저트 형식을 빌리기도 한다. 이런 브랜드들은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누구보다 먼저 맛보고자 하는 소비자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신중식 다과는 정교한 요리법을 계승했을 뿐만 아니라 좋은 재료를 사용하고 설탕과 기름을 줄여 건강한 식습관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의 입맛을 겨냥한다.


중국의 전통 다과는 맛 외에 아름다운 기원의 의미를 담고 있는 경우가 많다. 장쑤 및 저장(浙江) 지역에서 먹는 ‘부부가오(步步糕)’는 진급을 거듭한다는 뜻의 ‘보보고승(步步高升)’과 같은 중국어 발음으로 일의 형통을 기원한다. 항저우 특색 다과 ‘딩성가오(定勝糕)’는 글자 그대로 장수의 승리를 기원하는 음식이다. 새로운 중국 다과 브랜드들도 이러한 전통을 계승하였다. 톈진 브랜드 ‘샹허보보푸(祥禾餑餑鋪)’는 고궁과 협업하여 제철을 맞은 감을 이용한 ‘시빙(喜餠)’을 선보였다. 감을 똑 닮은 모양에 감의 중국어 발음과 같은 ‘사사여의(事事如意, 만사형통. 중국어에서 감을 뜻하는 ‘柿’와 ‘事’는 같은 ‘shi’로 발음한다)’ 뜻을 담아 맛뿐만 아니라 좋은 의미를 함께 전달한다.


글|위안징(袁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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