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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한과 로마, 동서양 정치문명의 기초


2022-07-11      



중국의 (秦)·(漢) 나라와 유럽의 로마제국은 거의 비슷한 시기에 유라시아대륙 동서 양쪽에서 탄생한 위대한 고대문명으로 후세에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비슷한 기반을 가지고 비슷한 도전에 직면한 ·한과 로마는 전혀 다른 발전의 길을 걸었다.


·한과 로마는 농업사회를 기반으로 건국한 초대형 정치체였다. 비슷한 시기에 출현해 인구 수와 규모도 비슷했지만, 토지 합병과 소농 파산의 관계, 중앙과 지방의 관계, 정권과 군벌의 관계, 상층과 기층의 관계, 본토 문화와 외래 종교의 관계를 처리하는 부분에서 전혀 다른 결과를 낳았다. 로마 이후 유럽에는 기독교를 바탕으로  여러 봉건국가가 들어섰고, · 이후 중국은 ·당의 대통일 왕조가 건립됐다.


·한의 ‘철저한 기층 관리

2002 중국 후난(湖南) 서부에 위치한 리예(里耶)진에서 고고학자들이 진나라 때의 작은 도시인 리예고성(里耶古城) 발견했다. 고성의  우물에서 ‘리예진간(里耶秦簡)’이라고 불리는 진나라 때의 행정 문서 죽간 수만 점이 출토됐다. 이것들은 2천여   진나라의 기층 관리 방식을 보여주었다.


고증에 따르면, 진나라  리예고성은 인구 3000~4000명에 산이 높고 계곡이 깊으며 토지가 부족해 납세 규모가 전국 평균을 크게 밑도는 지역이었다. 그러나 진나라 조정은 이곳에 관리 103명이 근무하는 관료기관을 설치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보면 이렇게 작은 지역에 이만한 규모의 관리를 두는 것은 가치가 없지만 진나라가 중요시한 것은 지세(地稅) 아니었다.


발굴한 죽간에는 진나라 관리가 이곳의 ‘구기자라는 식물의 성질과 생김새, 분포에서 생산량까지 자세하게 기록돼 있었다. 이는 진나라 관리가 전국의 산물을 조사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열심히 일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들은 토지를 개발하고, 호적을 기록하며, 지도를 만든 다음에 상급 기관인 ‘(郡)’ 보고했다. ‘  현의 지도를 모아 ‘여지도(輿地圖)’ 만들어 상급에 보내고 이것이 조정까지 올라가 보관됐다.


진나라 관리들은 생산 촉진 외에 복잡하고 번거로운 민정과 사법 사무도 처리했다. 진나라 법은  조문, 판례는 물론 상소 제도까지 거의 완벽한 체계를 갖추고 있었다. 하급 관리들은 반드시 법에 따라 엄격하게 일을 처리해야 했다. 예를 들어 작성한 문서를 여러  복사해 여러 부처로 보내 보관하도록 했다. 가벼운 일에 무거운 판결을 내리고, 무거운 일에 가벼운 판결을 내리는  ‘불직(不直)’죄를 범하거나 법조문이 서로 저촉되면 계속 상급 단계로 올라가 중재를 받아야 했다. 2  전에 이렇게 세밀하게 기층 행정을 처리한 것은 세계적으로도 매우 드물다.


리예진간 사상자 명부에는 임기  과로사나 병사한 하급 관리들이 기록돼 있다. 이후 정원 103  결원이 49명이나 됐다. 진나라는 이렇듯 하급 관리의 목숨을 담보한 ‘학정으로 14 만에 천하를 통일했고, 산천을 정비하고 도로망을 구축하는  대규모 건설 공정을 완료했다.


귀족 출신인 항우(項羽) 진나라를 멸망시키고 분봉제로 돌아가 작은 영토에 안거하고 만족하는 봉건 왕후가 되어 익숙한 생활을 하길 바랐다. 반면 그와 천하를 다투었던 유방(劉邦) 과거로 돌아가길 거부하고 항우를 물리치고 진나라의 제도인 ‘대통일(大統一)’ 답습했다. 유방과  패거리의 중심 인물들은 대부분 하급 관리 출신이었기 때문에 그들은 제국의 기층과 중앙을 연결하는 방법과 군현제 운영 방법, 서민의 바람과 대통일의 비밀을 알았다. 때문에 진나라의 도성인 함양으로 진공할  유방 패거리는 금은보화를 마다하고 법령, 지도, 주민 대장책만 빼앗았다. 후에 이들 자료를 바탕으로 유방은 한나라 왕조의 중앙집권 군현제 기틀을 다졌다.


<역사의 종언> 저자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최근  년간 여러 글에서 중국의 제도는 ‘강력한 국가 능력 갖고 있다면서 중국은 ·한부터 시작해 세계에서 가장 빠른 ‘현대국가 건설했다고 분석했다. 그가 말하는 ‘현대 기준은 (非) 혈연, 법치, 관료제, 권력과 책임이 명확한 이성적인 관료 체계이다. · 사람들은 이를 기층 정권에서 천하가 나왔다고 말했다.


장원 체제 로마의 국가 관리

·한과 동시대에 로마가 지중해의 패주로 부상했다.


많은 사람이 중국은 황색 농업 문명이고, 그리스 로마는 파란색 상업·무역 문명이어서 차이가 뚜렷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1960년대부터 서양 역사학계의 공통된 인식은 기원전 500~기원후 1000년의 그리스 로마는 모두 농업사회였고 상업과 무역은 작은 규모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영국의 저명한 역사학자 모제스 핀리는 자신의 저서 <고대 세계의 정치>에서 “토지는 가장 중요한 (富)이고, 사회구조에서 가정이  번째 위치를 차지했으며, 거의 모든 사람이 경제 자족을 목표로 했다. 대부분의 부가 토지 임대료와 세금에서 나왔다 지적했다. 이는 ·한과 매우 비슷하다.


그리스는 철학자를 낳았고, 로마는 농민과 전사를 낳았다. 지중해를 공격한 로마 사병은 퇴역  올리브와 포도를 심을 토지를 가질  있길 바랐다. ·한의 병졸처럼 ‘갑옷을 벗고 밭으로 돌아가길 바란 것이다.


로마 공민들은 상업을 멸시했다. 무역과 금융은 피정복 민족이나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로마공화국의 황금시대에 상인은 원로원에 들어갈  없었다. 귀족은 출정해 얻은 재물로 모두 토지를 매입해 대장원을 만들었다. 농업은 생계가 아니라 전원생활의 노래였다. ·한은  나아가 농업이 근본이고 상업은 하찮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로마인은 공정, 전쟁, 국가 관리에 능했고 개선문, 콜로세움, 목욕탕을 남겼다. ·한도 마찬가지로 현실에 주목해 국가를 경영하고 장성(長城) 건설하며 화약을 발명했지만 논리학과 과학에 특출하지 않았다.


로마는 서양문명에 정치 유전자를 주입했다. 로마는 입헌 관료체계와 사법체계를 구축했고, 초기 서양 시민사회를 만들었다. 공화제든 군주제든 로마는 서양 정치체의 관념, 제도, 법률 상의 정치적 기원이다. 영국 혁명시대의 ‘오세아나(Oceana)’ 청사진에서 로마공화국의 그림자가 보이고, 프랑스대혁명 시기 로베스피에르는 로마공화국 영웅의 그림자가 있으며, 미국 상원과 대통령제는 원로원과 수석 집정관의 그림자가 있다. 20세기까지 미국 우익학계는 건국 원칙으로 로마식 공화국을 따를 것인가, 계몽운동의 민주 자연 권리를 따를 것인가를 놓고 논쟁했었다. 서양 정치문명에서 로마라는 그림자는 사라진 적이 없었다.   글은 판웨의 <·한과 로마(秦漢與羅馬)>에서 발췌한 것이다.


판웨(潘岳),역사학 박사이고 중앙사회주의학원 당조 서기, 1부원장(장관급)이며 중국공산당 1719 전국대표대회 대표, 중국공산당 19 중앙위원회 후보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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