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9-01
최근 몇 년간 허베이(河北)성 정딩현(正定)은 역사·문화 자원을 1순위 자원으로 삼고 있으며, 관광업은 점차 정딩현의 주력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진은 2021년 6월 4일, 정딩고성을 드론으로 촬영한 모습이다. 사진/XINHUA
개혁개방 이후 중국의 도시화 수준은 빠르게 성장해왔다. 2021년 말 기준, 중국의 상주인구 도시화율은 64.72%를 기록했다. 현재 중국은 대도시와 중도시에 인구가 집중되는 현상이 다소 완화되고 있다. 이 시점에서 현성(縣城, 현정부 소재지)을 중심으로 도시화 건설을 추진한다면 중국의 도시화율을 적절한 수준으로 유지하여 중국 경제에 내수 확대 등 지속적인 동력을 공급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2022년 5월,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판공청 및 중국 국무원판공청은 <현성을 중요 주체로 하는 도시화 건설 추진에 관한 의견(이하 <의견>)>을 발표했다. 해당 <의견>에서는 현성은 중국 도시체계의 중요한 구성부분이자 도농 융합발전의 관건적 지탱하는 역할을 발휘하는 한 부분으로서 신형 도시화 건설을 촉진하고 신형 공업·농업 및 도농 관계를 구축하는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지적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규획사(司)의 관련 담당자는 “중국은 이제 공업이 농업을 지탱하고, 도시가 농촌을 지원하는 발전단계로 접어들었기 때문에 앞으로 당분간은 도농 융합발전 체계·기제를 보완하고 도농 이원화 구조를 해결하는 과도기를 창구 기간”이라고 밝혔다.
왜 현성인가?
현성은 도시와 농촌을 잇는 플랫폼이자 교량으로서의 기능 및 역할을 수행한다는데 있어 독보적인 의미를 갖는다. 펑쿠이(馮奎) 중국 도시 및 소도시 개혁발전센터 연구원은 “현성 건설은 도시화의 임무이자 향촌 진흥의 요구사항”이라고 강조했다.
리톄(李鐵) 전(前) 중국 도시 및 소도시 개혁발전센터 주임 및 조사팀이 농민공(農民工, 농촌을 떠나 도시에서 비농업에 종사하는 농민을 지칭)의 도시 부동산 구매에 관한 장기 조사에 따르면, 10년 전 도시 부동산 구매능력을 갖춘 외지 농민공은 1%에 불과했지만, 최근 2년간 동 비율이 25%까지 상승했다. 주요 구매지는 현성으로 나타났다. 중국 사회과학원 농촌발전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농촌 노동력의 취업 선호지로 현성 및 현급시가 33.6%로 1순위를 차지했으며, 지급시(地級市, 성(省)의 바로 하위 단위로 일정 규모 이상의 비농업 산업규모 및 경제규모를 갖춘 행정단위)가 2위였다. 펑 연구원은 “도시화의 반경이 상대적으로 좁아지고 있으며, 현지 도시화 또는 인근 지역 도시화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현지 도시화 및 인근지역 도시화는 여러가지 차원의 의미가 있지만,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거주지에서 가까운 도시, 현성, 중점 향진(鄕鎭)을 도시화한다는 뜻이다. 이 중 현의 행정중심이자 경제중심인 현성은 막대한 농업 전환 인구 흡수력을 가지고 있다.
저장성 타이저우(台州)시 싼먼(三門)현은 최근 바람막이 의류 산업의 발전을 추진해 산업의 브랜드화, 클러스터화 발전을 선도하고 있다. 현재 싼먼현에는 300여 개의 바람막이 의류 기업이 있으며, 이곳의 바람막이 의류 생산량은 중국 총 생산량의 60%를 차지한다. 자체 브랜드 100여 개를 육성하고 있으며, 연간 생산액은 50억 위안에 달하고, 3만명의 도시와 농촌 주민의 취업을 직접적으로 이끌어 냈다. 사진은 2022년 6월 14일, 한 아웃도어 용품 회사의 직원들이 자체 브랜드 바람막이 디자인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XINHUA
5가지 발전노선
2021년 기준, 중국의 현급 행정단위는 총 2843개로 <의견>에서는 이를 기능에 따라 ‘대도시 주변 현성 가속 발전’, ‘전문 기능성 현성 적극 육성’, ‘농산품 주요 산지 현성 적정 발전’, ‘중점 생태 기능구역 현성 순차적 발전’, ‘인구 유실 현성 구조 전환 발전 유도’ 등 5가지 발전노선을 제시했다.
상기 분류는 현성 관련 지역 경제의 고용, 사회, 생태 등 종합적인 발전방향을 결정한다. 차별화 경쟁만이 지속가능발전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 중에서 난이도를 따진다면, 펑 연구원은 대도시 주변 현성이 “가장 발전하기 좋다”고 평가했다. 아무래도 중심도시의 영향권 안에 있어 도시 클러스터 또는 도시권의 유기적 구성부분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쑨원화(孫文華) 난징(南京)농업대학교 규획설계연구원 상하이(上海)분원 원장은 “대도시 주변 현성 발전 가속화란 일반 제조업, 지역 물류기지, 전문 시장, 과도하게 집약된 공동서비스 자원 등을 분산시켜 대도시의 일부 기능을 수행하게 함으로써 기능적 상호 보완을 이루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각기 다른 현성의 매력
중국 전지역에 분포되어 있는 현성들은 각자 독보적인 자원을 가지고 있지만 대부분 동일한 문제를 안고 있다. 바로 인구 유실 문제이다. <의견>에서는 인구 유실 발생 현성의 경우, 지역 내 건설용지 증가를 엄격히 통제하고 기존 부지를 최대한 활용하도록 하며, 인구 및 공공서비스 자원의 적절한 집약을 촉진하고, 민생 보장 및 구호 지원을 강화하며, 기존 자원이 고갈된 현성 중 적합한 조건을 가진 곳을 선정하여 대체 산업 육성을 지원할 것을 제안했다.
인구가 모이려면 산업의 집약이 필요하다. 인구의 유입 또는 유실과는 별도로 지역에 맞는 산업을 발전시키는 것은 현성의 지속가능한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 이미 여러 산업에서 현성을 주목하며 특색 있는 ‘현성 경제’를 형성하는 중이다. 예를 들면, 북부지역에는 허난(河南) 쉬창(許昌)의 가발 산업, 전핑(鎭平)의 옥(玉) 산업 등이 있으며, 남부지역인 저장(浙江)에는 넥타이 단지, 양말 단지, 라이터 단지 등이 존재한다.
펑 연구원은 저장(浙江)성이 중국 현성 경제 발전의 전형적 모델이라고 말했다. 또한 오늘날 저장성에 존재하는 수많은 특색 사업은 더 이상 과거의 전통 산업이 아니라면서 “이는 정부의 기획으로 형성된 것이 아니라 시장, 정부, 사회 등 여러 요소가 힘을 합쳐 만들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현성 산업 발전 과정에서 정부의 주된 역할은 생산요소 공급 보장, 경영환경 최적화, 수준 높은 생활여건 제공이라는 것이다.
허베이(河北)성 랑팡(廊坊)시 구안(固安)현은 징진지(京津冀, 베이징·톈진·허베이) 협동 발전과 베이징 다싱(大興) 국제공항 린쿵(臨空)경제구 건설 등의 기회를 포착해 산업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민생·복지를 증진하고, 경제·사회의 질 높은 발전을 가속화하며, 대중의 성취감과 행복감을 지속적으로 높이고 있다. 사진은 2022년 6월 2일, 허베이성 구안현 빈허(濱河)생태운동공원에서 주민들이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XINHUA
지역특색 따라 취약점 보강
2014년, 중국 22개 성(省)·구(區)·시(市)의 832개 빈곤현 명단이 공개되었다. 6년 후, 명단 속 빈곤현 모두가 빈곤 퇴치에 성공하여 중국은 향촌 진흥의 단계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현재 일부 기반이 상대적으로 부실한 현성(중서부 지역)들은 여전히 보강해야 할 취약점을 안고 있다. 이에 <의견>에서는 지역 특색에 따라 취약점을 보강할 것을 요구했다.
펑 연구원은 현성 취약점 보강은 크게 사회기반시설 건설과 공공서비스 제공, 2가지 차원에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몇 년간 자원이 대체적으로 중심도시 및 시가지에 집중되는 바람에 현성의 의료, 양로, 쓰레기 및 오수 처리, 공중화장실, 물류시설 등 부분에 취약점이 발생했다. 의료보건체계, 교육자원 공급, 양로 및 탁아 서비스, 문화스포츠시설, 사회복지시설 등 공공서비스 또한 중심도시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 이에 펑 연구원은 “그동안 현성 건설이 사회기반시설 강화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공공서비스 분야, 특히 교육 분야에 더 많은 예산과 노력을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의견>에 다원화된 지속가능한 투자 및 융자 메커니즘 구축이 포함되었다는 것이다. 펑 연구원은 현성 건설 부분에서 이제는 명확한 방향이 설정되었기 때문에 사회 자본이 이를 주목하고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현성은 누군가의 향수가 묻어 있는 곳으로서 외지에 나갔던 공업, 농업, 상업, 학계 등 각 분야의 인재들도 고향으로 돌아가 발전에 헌신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서 “현성의 개방도와 매력을 제고하여 이들이 고향에 남을 수 있게 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차기 현성 발전에서 앞서 나가려면 새로운 조치를 잘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글|천커(陳珂)
올 초 중국 베이징(北京)에 와서 ‘나 혼자 산다’ 생활을 하고 있다. 청소, 빨래, 설거지는 기본이고, 음식 요리와 다림질 같은 ‘고난이도’ 가사 노동도 수행하고 있다. 가끔 온라인쇼핑으로 주문한 선풍기나 프린터기 같은 가전제품 부품이 따로 분해된 채로 배송되면 적지 않게 당혹스럽다.